원더보이와 나 #26

김지나2003.07.28
조회134

10    덕재 K.O


-1-


“덕재야, 나 정말 남친 있다니까~!”

“말도 안돼! 나랑 만난게 엊그제인데 그새 누굴 사겨? 너 나한테 미안해서 그러는거지?”


왠 미친 개구리 오줌 싸고 뒷다리 터는 소리.

내가 너한테 뭐가 미안해? -_-

미안하다고 그런 거짓말을 할거라 생각을 하는 니 놈의 머릿속이 궁금타.

사뭇 니가 나한테 미안해 해야지.

눈치 없는 죄가 얼마나 큰 줄 모르나 보군.

하긴. 그걸 모르니 눈치없단 소릴 듣지.


“아니… 그런게 아니구, 정말 나 남친이 있다구.”

“누군데? 근데 왜 안 데려왔어? 거봐, 거봐- 야, 나 그렇게 쫀쫀한 놈 아니야- 괜찮다니까!”

“여기있다. 쫀쫀한 새꺄-”

“헉, 너, 너는!”

“그래. 내가 정은이 남친인데, 왜? 나 보고 싶었어?”

“거, 거짓말 하지마! 너같은 깡패 새끼가 왜 정은이 남친이야!”

“뭐? 까, 까, 깡패?”


난 일이 커지기 전에 한발 앞서 거의 날라차기 수준으로 현우의 배를 발로 가격?-_-했다.

현우는 과장되게 바닥으로 넘어져서 배를 움켜쥐고 뒹굴?-_-었다.

“야! 이 개자식아! 니가 그렇게 건들거리고 다니니까 다들 조폭 똘마니로 알잖아!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덜 차렸어! 그러게 얌전히 좀 다니라고 했지? 너 그렇게 양아치처럼 살거면, 내가 아예 저 세상으로 보내주마.”

“으윽! 자, 잘못했어. 정은아! 제발… 한번만 봐줘. 병원은 가기 싫단말야!”

“시끄러! 어디서 잘했다고! 넌 죽어야 돼!”

“저, 정은아… 그러지 마…;;”

“아니야, 덕재야. 조금만 기다려. 이 새끼 손 좀 봐주고, 우리둘이 조용한데로 가자.”

“조, 조, 조용한데? 아, 아냐. 됐어. 난 집에 가야해- 오, 오늘 우리 집… 맞다, 제사거든? 정은아, 난 이만 간다-!!!”


덕재는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_-을 갔다.


“아이구, 허리야… 야! 진짜 병원가야겠다!”

“엄살은… 내가 나섰으니까 쌈이 안났지. 안그랬음 너 욱하는 성질땜에 쌈나도 벌써 났을거다.”

“헤헤… 그나저나 저 새끼 토끼는거 봤어? 너한테 많이 놀래긴 놀랬나보다.”

“바보.”

“큭큭큭… 난 니가 터프한게 좋은데. 다른 애들은 안그런가봐? 그니까 니가 남친이 없다가 이제야 날 만난거야.”

“웃겨- 시끄럽고, 아이스크림이나 먹자-”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서 난처하게 만들었던 덕재를 그렇게 떼내고 -_-

우린 아이스크림으로 자축을 했다.



11    우정과 사랑


-1-


현우와 사귀기로 하긴 했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솔직히 우린 그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만나서 수다떨고, 적당히 서로를 갈구(?)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집에 데려다주고.

다른 남자애들은 여친이 생기면 핸드폰 요금이 십만원도 넘게 나온다던데, 현우는 집에 들어가고 나면 전화도 잘 안했다.

무뚝뚝한 녀석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T_T

낭만이니 추억이니 하는걸 쌓을려면 아마 백년은 넘게 사겨야 할거야. -_-

젠장… 팔자야…

그래서 하루는 내가 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헌데…

걸어도 걸어도 받질 않는것이다.

무슨일이라도 생긴걸까…

처음엔 화가 났지만 나중엔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혹시 사고라도…?

오… 안돼! 내가 전화 않는다고, 무뚝뚝하다고 혼자 골낸거 다 취소야!

오십통은 넘게 걸었을거다.

지쳐서 포기할때즈음…


“여보세요?”

“헉… 현우니?”

“어… 니가 이 시간에 왠일이야?”

“뭐? 왠일이냐고? 그러는 넌 이 시간에 왜 전활 그렇게 안 받아? 무슨일 있는거야?”

“일은 무슨… 통화중이었어.”


-_- 첨엔 황당하고.

-_-^ 다음엔 화가 솟구쳤다.

나하고는 일분이상 통화한 적이 없으면서… 한시간이 넘도록 누구와 그렇게 수다를 깠다는 거야?


“누구랑?”

“어- 설화.”


여자라면 내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남자애들도 생각이 좀 있는 애라면, 현우가 한짓이 파렴치하고 생각없는 짓이란것도 이해할 것이다.

만나서 담판을 짓자.

설화란 그 애가 친구이상이 아니라면 나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잖아!

나보다 그 애가 더 대접받는다는 사실은 내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내일 시간있어? 좀 만나.”

“어… 내일은 좀 곤란한데… 설화네 학교에서 전시회가 있는데, 설화작품도 나온대. 그래서 거기 가기로 했거든. 아! 그래, 같이가자- 너도 인사도 할겸.”

“내가 거길 왜갓!!!!!!!!!!!!!!!!!!!!!!!!!!!!”

“왜 성질은 내고 그래!”

“난 밴뎅이 소갈딱지라서 그렇다. 설화란 년하고 전시회도 가고, 알콩달콩 길이길이 잘 먹고 잘 살아라!”


전화를 뚝 끊어버리고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않자 현우는 문자메세지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_-


[설화랑은 친구라는데 왜그래?] 한통.

[설화는 우리 축하해주던데 너 안챙피하냐?] 두통.

[전화는 왜 안받아? 빨리 받앗!!!] 세통.

[알았어. 잘못했다. 전시회 안가면 되지?] 네통.

[야! 사과도하고 안간다잖아! 뭘 더바래?] 다섯통.

[질투하냐? 이건 질투가 아니라 니 인격의문제다.] 여섯통.

[그래, 전화 받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해라.] 일곱통.


한참후 마지막 메시지.

[설화랑은 십년도 더된 친구야. 너랑 나랑 안지 며칠됐는데?]


이게 결정적이었다.

이렇게 비참하게 내 자존심을 짓밟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첨에 현우에게서 설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내가 오해했나보다- 라고 생각했고 호의도 생겼었다.

하지만 왠지… 처음 인상이 맞을거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현우의 발목을 잡고 친구인척하며, 우정이상의 것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