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께서....

꼭지2003.07.29
조회951

안녕하세요..   꼭지입니다..

그동안 게시판에 못들어왔네요..

힘들고 우울할때 위안과 기분전환이 되었던 곳이 바로 이 게시판이라 생각합니다.

친구한테 이 사이트를 듣고 처음에는 재미로만 들어왔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제글을 싣고 부터는 애착이 많이 가던 곳이 었습니다.

어머님때문에 시댁 큰집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올린글들이 이제 제게는 너무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시어머님께서 지난주 금요일 7시경에 돌아가셨습니다..

아프기는 많이 하셨는데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시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아마 딸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돌아가시고 나니 못해준것만 화내고 투정 부린것만 생각이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잘한 며느리라는 생각은 절대로 안합니다...정말 잘 못했거든요...

여느 며느리들처럼 애교도 없고 화나면 소리도 지르고 했는데 이제 그런게 다 저의 마음에 비수로 남아있습니다...너무도 안타까울 따릅입니다...

지난 25일에 어머님께서 밥을 달라고 하시더라구요...한 일주일전부터 보는 사람마다 밥을 달라고 하더라구요....저를 보면 나한테 김치국에 밥을 말아달라고....신랑을 보면 밥을 달라고....우리친정엄마한테도 밥좀 먹고 싶다고.....시누한테도 된장국에 밥좀 말아달라고.....친정언니한테도 밥이 먹고 싶다고....사실 보는 사람마다 집요하게 그러시더라구요...한 일주일정도는 그랬거든요...그래서 너무 화가나서 신랑한 6시정도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님때문에 속터지겠다고 언제오냐고....신랑은 급한일이 있어 지금은 안되고 한 2시간후에 갈수 있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일하는 사람 보채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알았어. 그럼 내가 알아서 할께. 일 다보고 와" 하고 어머님께 김치국에 밥을 말아 먹고 힘들면 다시는 안달라고 하시겠구나 했더니 그걸 드시고 돌아가셨더군요....평소에는 뉴케어를 한통가지고 하루 종일 드시던 분이 그날따라 뉴케어 한통 반드시고 밥까지드시고 너무 숨이차서 힘들어 하시다가 손을 좀 잡아 달라고 해서 꼭 잡아 드리고 눈 감는걸 보고 남은 빨래를 개켜놓고 다시 어머님 방으로 들어갔더니 돌아가셨더라구요....

전 그날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릅니다....밥을 드리는게 아닌데.....그동안 달라는것 안드리고 잘 참았는데 그날을 못참고 드렸더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시어머님 돌아가셨을때 소리내어서 못울었다고...저도 그랬습니다....소리를 내어서 울수가 없었습니다....시누들은 어머님 앞에서는 큰소리로 잘울고 하던데...전 도저히 밖으로 울음을 낼수가 없었습니다....어머님께 너무 미안해서.....

지금도 가슴이 아립니다.....나도 같이 안살고 가끔가서 용돈 드리고 애교좀 떨었으면 이렇게 가슴 언저리에 무언가 남지는 않았을겁니다.....어머님과 함께한 근 8년이란세월....힘들고 좋고 속상하고 가슴아팠던일들 이제는 다 부질없어졌습니다....삼일장을 치르고 시누들이 어머님 방을 다 정리해주고 가더라구요....그건 아마도 저에 대한 배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지금 생각해도 혼자서는 도저히 정리하라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요즘도 어머님에 대한 환청이 들립니다...들려서 방에 가보면 훵하니 비어있습니다...모든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아무일도 할수 없습니다....

울신랑 너무도 아쉬워 하더라구요..자기가 두시간만 빨리왔어도 임종을 지켰을거라고....그마음 이해합니다....아마 저보다 더 할겁니다....옆에서 보면 안쓰럽고 불쌍하고......

어머님 죄송합니다....잘한거 없이 보내 드려서 정말 너무도...............

다음 생애에는 착한 며느리 얻어서 효도 많이 받고 사세요....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어머님 다음에는 제 딸로 태어나세요....

 

저한테 많은 격려 고마웠습니다....많은 도움 됐어요....

앞으로도 게시판에 자주 올거예요.....

좋은 님들 만나서 저하나테는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