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살기[부동산]

2003.07.29
조회1,309

서니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살다보면 여기저기 집들 앞에 부동산 광고표지판이 마당에 꽂혀있거나 붙어있는 걸 자주 보게됩니다.  다들 집을 내놓은 경우지요.  물론,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도 그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집은 팔기 위한 집이니 토요일 12시부터 2시까지 집보러 오세요 하는 광고들도 많고 우편함을 채우는 전단지 중에서도 부동산 관련된 책자(?)같은 유인물이 제일로 자주 오는 광고물입니다.

 

자료가 많다보니 심심해서라도 보게되고, 어떤때는 고기구워먹을때 기름 튀지말라고 받침으로 쓰기도 할 정도로 부동산 관련 전단지가 유용(?)하기도 합니다.

 

저는 뉴질랜드에서 집을 살때 스크랩북을 만들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저가 아니라 제 처가 그랬지요.  사진과 Property상황이 나와있는 것을 가위로 오려서 수첩에 붙여놓고 가격, 학교와의 거리, 쇼핑몰로 가는 도로, cul de sac이냐 place냐 등등 한 100장 정도는 모아놓고 꼼꼼하게 살펴본 것 같습니다.  집을 사는 목적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을때 저는 애들 학교가 최우선이었으므로 애들 위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place(도로가 막힌 곳으로 둥그렇고 차를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에 애들 학교와의 거리는 뛰면 20초 거리, 걸으면 1분도 채 안걸리는 좋은 위치를 잡았습니다. 

 

오전 8시 30-40분 경이 되면 엄마나 아빠가 애들을 데리고 학교에 데려다주느라 차들이 왔다갔다 하고 오후 3시가 되면 픽업을 하느라 차들이 와서 조금 수선스럽기는 하지만 저는 베란다를 통해 바깥이 보이기때문에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면서 창문밖으로 애들이 오나 쳐다보다가 우리 애들이 보이면 문만 열어주면 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애들이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때는 문앞에 나와서 의자놓고 학교쪽을 바라보면 쉬는 시간마다 애들이 운동장으로 나와서 놀면서 우리집을 쳐다보고 저는 손을 흔들고 그랬습니다.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집을 구매할때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복덕방비는 파는 사람만 냅니다.  집값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는 보통 1만불 정도를 받아서 그걸 부동산 회사와 나누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으니 부동산 중개업자가 돈을 많이 벌고 한국사람들도 밀리언셀러가 나오는 정도입니다.  여하튼, 저는 30만불짜리 집을 그 당시 환율이 600원 정도 할때 모기지를 껴서 샀습니다.  모기지는 부동산 담보 대출이지요.  집값에 따라 90%까지 대출이 되는 가봅니다.

 

최근 중국인들이 돈을 모아서 주변에 땅을 크게 사서 집들을 짓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 떼돈을 벌고 있지요.  이민들로 인해 인구가 많이 유입되는 것에 반하여 부동산을 많이 빠르게 짓는 편이 아니었는데 중국인들이 재빠르게 플랫 형태의 집들을 많이 지어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집을 사시려는 분이 있다면 최근 우후죽순처럼 지어지고 있는 집들을 구매하는 것을 잠시 보류하시고 렌트를 살아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여기 현지 뉴질랜드 사람들은 집을 지을때 정말 기초부터 탄탄하게 짓습니다.  물론, 기간도 꽤 걸리구요.  플래처같은 전문 건축회사가 지은 집들은 튼튼하고 지진설계 등도 잘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들에 의해 지어지는 집들은 자재도 싸구려가 많고 공사기간을 단축하느라 마감도 부실하고 그렇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집 이야기만 너무 했는가 봅니다.  한편으로는 기회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끔찍한(저로서는)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년 반쯤 전,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13개월쯤 전에 제 와이프와 처형이 갑자기 웬 바람이 불었는지 땅을 보러 다니면서 여기 좋다, 저기 좋다 하고 다니길래 '또 아줌마들 병이 도졌군'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보통 땅은 1개나 2개의 타이틀(집을 지을 수 있는 제한)을 가진 에이커 단위의 땅들이었습니다.  1에이커는 1200평 정도 됩니다.  어느날 와이프가 와서 4에이커의 땅에 1개의 타이틀인 곳이 있는데 25만불이라고 하며 저에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고, 호수도 있고 들어가는 길도 별도로 있어서 프라이버시도 좋다고 하며 살 궁리를 만들어보자고 하길래 끌려가듯이 한번 같이 구경간 적이 있었습니다.  25만불이었으니 한국돈으로는 1억5천만원 정도였겠네요.  4800평에 말입니다.  1평당 가격이 3만원 정도였군요.  제가 시큰둥하고 말았더니 결국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바로 지난주에 그 땅에 대해서 알아봤더니 글쎄......... 허거덕.... 150만불이 되어있었습니다!!  그것도 주인이 안판다고 하면서 말이죠.  최근 집들이 많이 지어지다보니 1타이틀이던 것이 6타이틀 이상으로 늘어나서 집을 그만큼 더 지을 수 있도록 되었던 것이지요.  그때 만약 25만불에 무리를 해서 모기지 끼고 샀더라면 지금 125만불이 그냥 굴려들어왔을텐데 말이죠 그것도 1년만에...  8억7천5백만원이 기회손실로 날아가버렸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당장 가서 땅투기라도 해야겠다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안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운이 따라야하니까요.  여하튼 현재 뉴질랜드의 도심 주변은 부동산 경기가 좋은 편입니다.  돈이 있으시다면 플랫(연립주택같은것)을 사놓으실 것을 권합니다.  이민자들이 와서 렌트를 사는 곳으로 선호되는 곳이라서 주당 렌트비가 쏠쏠하게 나오니까요.  주당 3-400불 정도씩 받는 모양입니다.

 

저도 지금의 집을 팔고 플랫을 하나 사서 거기서 살고, 또 하나의 플랫을 사서 렌트를 줄까 아니면 현재의 집이 크고 학교 근처니까 애들을 몇명 받아서 홈스테이나 하며 살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뭔가 돈을 벌면서 놀아야할텐데 하는 생각만 이리저리 하게 됩니다.  돈이나 조금 있으면 주변에 땅이나 보러 다니고 싶기도 합니다만...목구멍이 포도청이라... ㅎㅎ

 

여하튼 정보는 찾으러 다녀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