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톤 강가에서

보스200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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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 강가에서

 

파스텔 톤  강가에서


   / 보 스

 

파스텔 톤 강가에서

인적 없는 한적한 강가에
혼자 앉아 있어도
외롭지 않은 나만의 시간...

 

그럴듯한 이유라도 하나 만들어 놓으려는 듯
빈 낚싯대 하나 강물에 드리우고
아비규환같은 세상에서 벗어나
오늘은 나 혼자이고 싶다.

 

 

파스텔 톤 강가에서


 

볼펜자국같은 점 하나,
지워지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작은 존재 일뿐인데...
작은 내가 왜 그리도 무겁게 느껴졌을까?

 

무서우리만치 조용한 침묵이 두려워
가슴에 박힌 그리움 하나 꺼내
강물 위에 올려놓으니
작은 원을 그리며 퍼져가던 파문은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에메랄드 빛 강물 속에는
또 다른 세상의 하늘과 구름이 흐르고
그 속에 복제된
또 하나의 나에게 묻는다.

 

파스텔 톤 강가에서


 

이 시간이 지나고
또 다른 시간으로 나를 덧칠하면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나를 위한 나로 살지 못하고
낯선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이유는
이슬처럼 맺혀지는 애틋한 그리움

 

시간이라는 또 다른 강물에
속절없이 띄워 보낸
내 젊은 날의 초상

 

비워야 할 것을 비워내지 못하고
가슴팍에 채곡채곡 쌓아둔
지난날에 대한 회한과 연민
어쩌면 그것들 때문인지도 모르지

 

파스텔 톤 강가에서


석양이 지고 있는 지금
강 건너 아름다운 파스텔 톤 거리의 불빛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고운 노을빛으로 동공에 맺혀있는
그렁한 그리움의 파편들을 씻어내고

 

빈 낚싯대를 거두어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나는 또 다시 빈곤 속으로 치닫고 만다.

 


커피 한잔과 당신/ 함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