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태안봉사활동가시기 전에 꼭! 읽어주세요

태안 ㄱㄱㅅ2007.12.18
조회418

태안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 많으시죠??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할 때입니다~

무턱대고 갔다가는 그 마음만큼 도움을 다 줄 수 없으니

많이 길지만 꼭 한 번 읽어보세요^^*

 

 

  태안으로 오실 분들께 꼭 전해졌으면 하는 얘기.

  정말 급한 마음에 글을 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혹은 개인으로 이리로 오고 있지만 일이라는 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아마 오늘 오전 대부분 사람들이 그랬듯 우왕좌왕,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삽을 들고 모래를 퍼 담거나 흡착포가 없어 손으로 기름을 뜨거나 그러지 싶다. 환경단체 같은 곳에서 왔다 해도 마찬가지. 그렇게 반나절 정도를 지나야 어떻게 해야할 지를 대충 감을 잡곤 하는데, 문제는 그 감이라는 게 연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루 천 명이 넘게 다녀가곤 하지만 오늘 온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 온 사람들이다. 오후 들어 그 버스가 다 빠지고, 그 다음 날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사실 얼마 되지 않으니 내일도 아마 처음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곳에 오면 자봉을 위한 숙소라는 게 따로 없어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데, 그래서 몇 개 보이지 않는 여관이나 민박이 꽉꽉 들어찼으려니 했지만 우리가 든 여관만 해도 다섯 명이 고작일 뿐 방은 텅텅 비어 있다. 그러니 내일 오전에도 천 명이 넘을 그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다르지 않겠나 싶다.

  그리고 이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일지를 쓰듯 써 놓기도 했지만 기름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는 만조를 전후할 즈음이다. 요즘 이곳의 만조는 저녁 여섯 시 반쯤, 그리고 새벽의 그 시간이 될 텐데 문제는 그 시간에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천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라 하지만 기름을 잡을 수 있는 시간에는 사람이 없다. 일 박 이상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니 만조가 드는 시간이 낮이기만 했어도 참말로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방송이나 언론에서 어느 정도 알려주기라도 한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지련만. 지금까지 통틀어 육만 명이 넘는 봉사자가 다녀갔다고는 하지만, 그만한 정성과 마음에 걸맞은 일들이 되지 못하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어렵더라도 정말 일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만조 즈음에 사람들이 있어줘야 할 텐데.

  아니, 물이 빠져나간 낮 시간이더라도 만조 때 흡착포로 기름 잡는 일을 위한 준비를 하기만 해도 훨씬 큰 일이 될 거다. 이를 테면 빨래줄 같은 것에 흡착포를 엮어 바다에 띄울 준비를 한다던가. 물 빠져나간 시간 한 나절을 손걸레질 하듯 모래벌의 기름막을 닦아봐야 그건 얼마 되지 않는다. 어쩌면 오후의 바닷가를 보고 가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검은 기름막이 어느 정도 걷히고 누런 모래벌이 드러나는 걸 보면서 이제 복구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왠걸, 물이 한 번 들어왔다 나가면 모래벌은 다시 시커먼 기름막이다. 저 바다를 한 데 가둬놓고 정수기를 돌리지 않는 이상 기름을 먹은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면 내내 그 검정 기름막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묻혀 놓고 가는 것만 걸레질을 하듯 닦아내고, 또 들어오고 나간 뒤 닦아내고…… 하는 식으로는 하세월일 수밖에. 바닷물 속으로 흡착포들을 던져 넣어 흠뻑 빨아들이지 않고서는 묻히고 가는 것을 백날 닦아봐야 어림 없을 뿐이다. 하지만 아직 흡착포를 바닷물로 던져 넣어야 한다는 것, 그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은 오늘 하루 종일을 보아도 그 아저씨 뿐 못봤다. 아니, 버린 옷가지들을 바닷가에 늘어놓자던 그 마을 아줌마와 몇몇 사람들을 빼고는. 일은 그런 쪽으로 되어야 할 텐데, 아,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아. 그저 봉사자들의 버스가 들어오면 어떤 안내도 없이 기름을 걷어내라는 말 뿐.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을 보면 이게 뭐하는 건가 싶을 정도다. 하루 천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면 천 벌의 방제복이 버려지고, 천 켤레의 고무장화와 고무장갑이 버려진다. 천 개의 마스크와 비닐 옷까지……. 다른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최소한 고무장갑과 고무장화, 비옷 같은 것들은 충분히 재활용을 할 수 있다. 다음 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입을 수, 신을 수, 낄 수 있는 것인데 그냥 다 버려지고 만다. 벗어버리는 방제복들도 훌륭한 흡착포 노릇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쓰레기장에서 뒹군다. 벗을 때까지만 해도 그리 기름 묻지 않은 깨끗한 것들이 쓰레기장에 버려지면서 뒤엉켜버리면서 쓸만한 걸 고르려 해도 그 안에서 못 쓰게 될 때가 많다. 아, 이런 건 기관이나 어디에서 짜임있게 재활용을 유도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쨌든 그런 게 전혀 되고 있지 못하지만 단체나 개인 봉사자들이라도 그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디 환경단체라도 나서서 그 정도 문제들은 풀어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또 한 가지, 이건 현장에서 봉사자들이 어찌 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겠지만 방제당국에서는 유화제를 엄청나게 뿌려대고 있다. 이곳에 처음부터 와 있다는 아저씨 말을 들어보니 삼사흘 전과 지금 기름의 모양이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덩어리져 뭉쳐 있는 기름이 눈에 띄게 없어졌다는 것. 유화제라는 게 덩어리진 기름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알갱이로 부수는 거라하는데 그건 기름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대로 바다 밑으로 침전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부서진 작은 알갱이들은 흡착포로도 어쩔 수가 없어. 그러니 유화제를 뿌려대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 당장 눈에 띄는 검정 바다를 깨끗히 보이도록 하겠다는 것 뿐이다. 바다 밑으로 감추겠다는 것 뿐이다. 게다가 그건 감추기만 할 뿐 아니라 어떻게 걷어낼 수도 없게 하는 일. 벌써 오십 톤 이상을 뿌렸다 하는데, 이것만큼은 더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삽으로 뜨고, 바가지로 퍼낼 정도로 기름 덩어리들이 두껍게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얇은 막이 되어 남아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던데.

  이런 저런 얘기들, 그저 급한 마음에 쓴 건데 태안으로 오실 분이 있다면 이러한 얘기들이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 아직 아무런 환경단체에서도 얘기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그저 함께 힘을 모으자고, 기름 걷는 일을 함께 하자는 말들 뿐, 일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을 일이 되게 하려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 전까지 쓴 유인물 문안)   

만리포를 찾은 자원 봉사자 여러분께

0. 들어가는 말

 바다 기름 유출을 보며 느낀 우리들 마음은 하나일 거라 생각합니다. 바다가 숨이 막히고, 그 바다에 삶을 기댄 갯목숨들의 숨이 막히고, 또한 우리 어민들의 삶이 막히는 이 끔찍한 재앙 앞에서 삶과 목숨의 절실함을 느끼며 이곳으로 먼 길을 오셨습니다. 그 절실한 마음만큼 우리의 노력이 이 바다를 살리는데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달려온 이 갯가에서 실제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일을 못찾고 가슴만 답답했던 시간이 없지 않던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렇게나마 우리의 마음이 바다를 살리는 데에 조금이라도 더 앞당기게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수칙을 말씀드립니다.

 오전

 1.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흡착포를 비롯한 옷가지들로 해안선을 두르는 것입니다.

 바닷가에 나가면 기름을 머금게 하는 흡착포 및 흡착포를 대신할만한 옷가지들을 받으실 것입니다. 또는 곳곳에 그러한 기름걷이 물품들이 놓여 있을 것입니다. 모여주신 봉사자 분들이 가장 중점으로 하셔야 할 일은 그것들을 해안선 가장자리에 뿌려 놓는 것입니다. 혹 파도에 쓸려 먼 바다로 떠나갈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흡착포들은 밀물이 들어오느 동안 계속해 바닷물에 있는 기름을 엉기며 만조가 될 때까지 해안선 끝으로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많은 봉사자 님들이 흡착포를 가지고 모래밭에 묻어 있는 기름을 닦아내는 것에 많은 힘을 쏟았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모래밭의 기름은 단지 만조 후 쓸려나가는 바닷물에서 약간의 기름이 모래밭 표면에 묻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닷물에 있는 기름을 잡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양의 흡착포를 간조 이후 바닷물 가까이로 뿌려 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뿌린 흡착포는 뒤집을 필요도, 붙잡을 필요도 없습니다. 기름을 잡는 일은 우리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밀물에 밀리는 흡착포가 그 스스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최대한 많은 흡착물들을 바닷물에 던져 넣는 것입니다.

 2. 또한 많은 일손이 필요한 일은 지난 밤 걷지 못한 흡착포들을 육지로 걷어내는 일입니다.

 바닷가에 띄워 놓은 흡착포와 옷가지들은 만조와 간조를 되풀이하며 그 물속에 섞여 기름들을 흠뻑 빨아들입니다. 하루가 지나 조수 간만을 두 차례 이상 지난 것들은 먹물을 머금은 솜처럼 기름을 흠뻑 머금은 채 놓여 있습니다. 그것들이 바로 바다를 더럽히는 기름인 것이고, 그것들은 다시 밀물이 들어오기 전에 육지로 건져내야 합니다. 하나하나 집어 담아 마대자루에 담거나 더 무거운 것들은 포크레인, 트렉터의 힘을 빌어 육지로 내 놓습니다. 기름을 흠뻑 머금은만큼 무게도 꽤 나가기 때문에 새로운 흡착물을 내던질 때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합니다.

3. 모래밭에 묻은 기름을 걷어내는 일로 삽이나 쓰레받이, 바가지를 쓰지 않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봉사자들이 흘린 많은 땀에도 불구하고 방제작업을 어렵게 한 일은 바로 삽이나 쓰레받이로 모래흙을 걷어낸 것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기름 방제를 생각할 때 초기 모습에서 보이던 삽으로 원유를 퍼내고 쓰레받이나 바가지로 퍼내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양상은 많이 달라져 만조 이후에도 모래밭 위로 남는 기름은 두꺼운 덩어리로 남지 않고 얇은 기름막으로 남아 있습니다. 많은 봉사자들은 눈에 보이는 그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서 삽이나 쓰레받이로 그것을 걷어내려 땀흘리며 일을 하지만 실제로는 기름보다 모래를 더 퍼다 담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래서는 기름탱크로 옮겨 싣기에도 어려울 뿐더러 흘리는 땀에 견줘 걷어내는 기름의 양은 무척 작습니다. 표면에 묻어 있는 기름은 결국 다시 만조가 되면서 떠오르게 되고, 그것은 해안가부터 떠밀려오는 흡착물에 엉겨붙게 되어 있습니다.

 오후

4 오후 세 시가 되면 방제 도구들을 육지 위로 꺼내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밀물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오후 세 시 쯤은 많은 봉사자들이 바닷가를 떠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때 가장 안타까운 모습은 그 동안 걷은 방제도구들을 그대로 바닷가에 둔 채 나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방제도구란 흡착물이 아닌 기름을 퍼담은 양동이나 마대자루, 혹시 몰라 썼을지 모르는 삽과 쓰레받이 따위입니다.) 밀물은 생각보다 빨리 들어와 자칫하면 그 동안 애써 모인 기름들을 그대로 덮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 며칠까지의 모습은 오후 세 시 이후 봉사자들이 빠져나가면서 그것들을 그대로 둬 자칫 그대로 다시 바닷물로 버려지게 됩니다. 기름을 모은 양동이나 마대자루는 생각보다 무겁고, 이 일은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분들이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5.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옷가지는 함부로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기름 방제 일은 몸에 해로울 위험이 있는만큼 거의 모든 분들은 아주 단단한 차비를 하고 옵니다. 방제복과 고무장화, 면장갑에 고무장갑, 마스크와 비옷까지……. 이차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또한 이것들이 엄청난 쓰레기가 되고 있다는 것은 무척 가슴아픈 일입니다. 깨끗이 벗어놓으면 그 다음 봉사자가 다시 쓸 수 있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쓸 수 없이 버려 놓는 일이 무척 많습니다. 적어도 겉에 입는 비옷이나 고무장화, 고무장갑은 교체되는 봉사자들이 다시 쓸 수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험하게 벗어놓고 분류없이 아무런 쓰레기들과 함께 버려지게 되면 그대로 쓰레기차에 실려갈 뿐입니다. 하루 천 명의 봉사자가 다녀가면 비옷과 제복 천 벌에 고무장갑과 장화가 천 켤레가 버려지는 실정입니다. 쓰레기를 만드는 일은 바다에 기름을 붓는 일과 다를 바 없습니다. 비옷과 방제복, 고무장갑과 장화들은 반드시 분리해서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위에 쓴 네 가지 정도의 수칙만 지켜주신다면 우리의 태안 바다가 생명을 되찾는 일은 여러분의 마음만큼 최대한 빨리 되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바다를 찾은 모든 이들의 절실한 마음을 모아 우리가 흘리는 땀과 노력이 바다 생명을 진정으로 지킬 수 있는 길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출처:<환경연합 서해안 시민구조 참가단 후기> 냉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