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가슴 도려내기

가슴 쓰린 남자200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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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불혹을 지나 세 해나 배웅하고칼로 가슴 도려내기 그러고도 아직도 서른 즈음에, 그것도 초입쯤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칼로 가슴 도려내기바보나라 모범국민(?)입니

다. 저희 바보나라에서는 참으로 기막힌 일들이 빈발한답니다. 그 중 가장 기막힌 일이 있답니다. 저는 3년 전, 직장을 처음 부임하던 날 어느 파릇파릇하고 막 잡아올 린 붕어처럼 그렇게 팔딱팔딱 생동감이 넘치면서도 얌전한 몸가짐을 지닌 한 여자와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칼로 가슴 도려내기 우리는 말하자면 입사동기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처음 그녀를 바라 본 순간 참 많이도 참하구나 얼굴도 그 정도면 빠자지 않고 쭉빵으로 말해도 전혀 거짓됨이 없는 몸매에다가 착하긴 얼마나 착한 지... 그렇지만 '화중지병'이라, 그래 그림 속의 꽃이로구나 칼로 가슴 도려내기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러다 전화를 하고 저녁을 먹고 야외 마실도 하면서.....말 그대로 정이 들었지요 손을 잡았을 때 그녀의 심장은 터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일 정도라고 해도 부족할 정도였다오. 야무진 손가락들은 심장의 사주를 받아 제각기 안절부절 ...그때 이 여자도 나를 좋아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입술, 가슴...전형적인 코스로 정통성을 밟으며 그를 알아가게 됐구요

점차 섹스라는 것도 한두 번... 그리고 이제는 서로가 너무나 원해서 거의 주기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두 번. 그녀는 남자로는 내가 첫상대이지만 거의 두세 번쯤은 그 오르가즘이란 걸 느끼곤 하니까 속궁합도 이 정도면 좋은 것이겠지요? 언제부턴가는 그녀가 더 원하는 것을 알게 됐구요.

그간 우여곡절도 참 많았지요유부를 사랑하는 처녀의 마음이 오죽하였을까요? 가녀린 마음에 그 헤아리기조차 버거운 날들을 하얗게 하얗게 긴긴 밤들을 색칠하였으리란 점은 보지 않아도 비디오였다오. 그래서 나도 여기저기 걸리는 죄책감에 헤어지자라고 굳은 마음을 수 십 번도 더 넘게 다짐하고다짐하였지요. 여러차례 이제는 정말로 끝이다 라고 선언하고 일이주일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처럼 그 모습 그대로 또 항상 같이 있게 되더라구요. 그러나 인간의 소유 중에 가장 징그러운 것이 정이라고 하던가요?아니 사랑이라고 해야지요? 그것 참으로 나쁜 것인 줄 알게 되었답니다. 나 혼자서,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은 것을...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인데 이 바보나라 모범생이기에 아직도 내 가슴 속에는 많이도 남아 있군요.눈 떠서 창 밖을 바라볼 때에도 길 가에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릴 때에도통닭을 먹고 있을 때에도수영장에서 수영하면서도 흘끔거리게 되고 괜시리 앞뒤좌우 두리번 거리는 버릇이 느껴지기도 하고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띨 때에도 어디에 숨어 있었는 지 많이도 챙겼답니다 그 정이라는 못된 것을.

그냥 예전처럼 보고 싶을 때 만나면서 지낼 수는 없는지...내가 정녕 바보나라 사람이라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그래도 나는 지금도 그런 일상을 간절히 꿈꾸고 있답니다.가슴에 싯벌건 금을 새기면서... 이성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감정은 이를 아예 무시해버리려고 악착입니다. 길은 보이지만 그 길은 가고 싶지 않아요.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 아직도 내 길이라 여겨진답니다 그녀를 그렇게도 사랑하게 될 줄은 나도 몰랐었는데...누가 그렇게 시켰을까요?그가 인간이라면 모든 인간에겐 가능한 일이 돌 수 있다는 말이 아 닐까요?또한 그가 신이라면 그는 신의 자격이 없겠지요. 그래도 나는 아직도 많이도 채워져 있는 이 감정들을 추스르느라 시간이 부족하답니다. 언제쯤이면 시간이 남아 다른 이에게 눈길이라도 멈추게 될까요. 하늘이 바다가 그리워 그리도 눈물을 흐리다던데, 우루릉 흐느끼면서..바다도 하늘이 그리워 온몸을 파랗게 멍들이면서 몸부림을 친다던데.. 우리가 하늘과 바다랍니다.둘의 운명일까요?장마비가 왜 그리도 많이 쏟아지는지 나는 안답니다.그래도 남아 있는 빗물이 더 있답니다. 내가 살아 숨쉬는 날까지는...

강산이 한 번하고도 또 한 번이 변하려하는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녀도 나를 간절히 원하고, 나도 그런데.....

세상은 참으로 냉정하지요?

그래도 앞으로 만날 수 없더라도 영원히 간직하려 한답니다. 내 가슴 한 켠에 작은 골방 하나 만들어 고이고이.... 오늘처럼 비기 내리는 날에는 조심스레 꺼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