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행님은 내 절진한 대학친구의 언니다. 행님 소개로 우리 남편을 만났고, 그 전부터 알고지냈기 때문에 우린 동서지간 이상으로 절친하다. 근데 어느순간부터 실망스런 일이 자꾸 일어나 속상하다. 사이가 좋을 땐 아는 사람이란게 좋았는데 안 좋은 일이 일어날 때면 친구언니란게 부담스럽다. 섭섭한 일이 있어도 한 마디 말을 못 하겠으니...
우리 형님은 명문 S대를 나왔고, 자기주관이 뚜렷하여 시어른들 앞에서도, 남편앞에서도 항상 당당하고 나한테 섭섭한게 있을 때도 거침없이 말한다.(참고로 난 E여대를 나왔고, 경상도 가부장적 집안에서 컸으며, 우리 시댁에서 젤 막내이기 때문에 왠만큼 속상한 일이 있어도 항상 참는 편이다)
우리 형님은 나쁜 사람은 아니다. 합리적이고 착하다. 근데 워낙 똑똑하다 보니 남들 잘못한 거만 볼 줄 알고 자신의 잘못이나 하자는 돌아볼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한 2 ~ 3년 전 일인데, 그때 아주버님(현직 판사)이 입학허가만 받으면 외국대학에 국비유학을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아주버님이 약 2~3달간 토일 아침부터 저녁 7시까지 토플학원을 다녀야 됐는데 혼자는 심심하다고 울 형님이랑 꼭 같이 다녀야 된다고 우겨서 형님이 애 둘을 시댁(시댁에 가끔 일 있을 때 친정에도 맡김)에 맡기고 학원을 다녔다. 참고로 우리 아주버님은 약간 마마보이 및 우유부단 기질이 있어서 항상 마누라랑 같이 해야된다. 난 좀 웃겼지만 자기네들 인생이니까 무시하고 살았다. 근데 내가 근무가 있던 주말 어머니가 전화가 와서는 애들을 좀 봐달라고 했다. 난 토요격주 교대 근무를 하는데 한번 근무시 오후 5:00까지 근무하므로 그런 때는 몸도 피곤할 뿐 아니라 일요일 하루동안 미뤄논 집안일을 다 해야 하므로 좀 바쁘다. 속으론 좀 그랬지만 기쁜 맘으로 봐줬다. 그리고 몇 주후 어머니가 또 봐달라고 해서 어머님께 "아주버님이 애들을 우리 집으로 데려다 주시면 좋겠다"고 했더니 어머니 왈 "안된다. 걔들이 피곤해서 안된다. 걔들이 움직이는 것 보다 너 한몸이 잠실 형님집에 가서 애를 봐라"고 하셨다. 그때 난 용인 죽전에 살았고 차도 없었을 뿐더러 그 주 토요일도 5시까지 근무를 했고, 밖에는 비가 오는 탓에 짜증이 났다. 억지로 성질죽이고 전화를 끊었는데 어머니가 하신 말을 곱씹어 보니 열이 확 뻐쳤다.
'난 뭐 안 피곤하나?! 양가 어른들이 일이 있으면 형님이 하루 학원을 안 가면 되지.. 자기는 꼭 목적이 있어서 학원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남편이랑 같이 있기 위해서 남의 일요일을 희생시카나?!...'
엄청 열받아 있는 순간 형님이 전화가 왔다.
나 왈 "형님 저도 시간이 남아서 애기 보는 거 아닌데 형님네 피곤하다고 제가 비오는 날 잠실까지 가서 애기 봐야 되나요?"
형님 ".... 알았어. 우리가 데려다 줘야지..." 그리고 전화를 끊더니 몇 분 후 전화가 다시 와서
폭풍우 같이 퍼 부어 됐다. "야! 너가 서울에 친척이 있냐? 뭐가 있냐? 나중에 넌 애기 안 놓을 거냐? 그동안 너 직장 다닌다고 시댁 행사 있을 때 내가 음식도 더 많이 해 가고 사정을 봐 줬는데 이럴 수 있는 거냐 어쩌고.." 하면서 2시간을 퍼부어 됐다. 난 처음으로 내 감정 그대로 얘기 했다가 죽사발됐다.
솔직히 "그러면 형님이 학원 하루 빠지면 되지않냐?"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죄송하다고 제가 경솔했다고 전화를 끊었는데 조금 있다 형님 전화 다시해서 또 퍼부어 댔다. 그러던중 전화에서 "그만해라 지금 제수씨 말 한마디 못하고 당신만 3시간 넘게 따따따 하고 있는 거 알어?"라는 말이 들렸다.
진짜 억울했지만 나도 속 좁게 행동했다는 생각에 반성하고 이후 또 사이좋게 잘 지냈다. 문제는 내가 쌍둥이를 낳고 난 뒤다.
경험도 없던 내가 첫 애기를 쌍둥이를 낳았고, 서울에서는 시어른들을 포함하여 별 기댈 곳이 없었기 때문에 난 1년 휴직을 하고 친정에서 몇 개월간 애를 키워가기로 했다. 상경할 무렵이 되서 남편이 어머니가 시댁에서 한달간 애기 키워가라고 한다고 시댁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시부모님께서 애들이 보고 싶은가보다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형님이 우리 친정집으로 전화를 해서는
"어머니가 목에 약간의 염증이 생겼는데, 큰 병은 아니래, 근데 혹시 애들한테 옮길 우려가 있으니까 한달은 좀 그렇고 일주일만 있다 가라고 하시더라" 하시면서 너도 친정이나 시댁에 기대려 하는 거 민폐다, 자기도 애 놓고 시댁에 한 달 있어 봤는데 스트레스만 받지 별 도움도 되지 않는다, 시부모님 건강도 그런데 만약 애기 보다가 아프게 되면 결국 내가 모셔야 되는데 그때 너나 나 다 그렇자나 어쩌구 하면서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자꾸 했다.
그런 사정이 있다면 어머니가 직접 나한테 말씀하시지 형님이 무슨 대변인인가? 형님은 사정같지도 않은 사정 있을 때 장난꾸러기 애들 둘 그냥 맡겼으면서 내가 시댁에 같이 있으면서 겨우 한달 있겠다는데 부모님 건강 어쩌고 하나... 사실 난 결혼 3년동안 애가 생기지 않아 불임치료 끝에 어렵게 쌍둥이를 얻었다. 근데 친정에서는 5개월이나 키워 줬는데 시댁에서 겨우 1달도 보기 싫어서 감염 어쩌고 하는 핑계를 대는 것이 너무 웃겼다. 나중에 알아보니까 감염성 질환도 아니었지만 설령 감염성 질환이라 해도 일주일 있으면 감염이 안되고 한달있으면 감염이 되는 건가? 핑계도 핑계같이 대야지...
시어머님께도 섭섭한 맘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시어머니 자신은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말을 했다면 하늘에 벼락맞아 죽을 거라고... 얼마나 귀하게 얻은 손준데 한 달 같이 있는게 어렵다고...그럼 형님이 가운데서 장난한 거냐고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무래도 게가 그냥 지생각에 부모위한답시고 오버한 거 같다고.... 난 형님한테 너무 섭섭했고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뜻이 좋으니까 하고 별 말 없이 넘어갔다. 근데 그것이 문제였다.
"형님이 애 봐주실 것도 아닌데 왜 형님이 나서서 그러니샤고?, 형님은 애기 맡기지 않았냐"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 그리고 대화를 했더라면 이렇게 화가 쌓여 있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도 분하고 억울하다.
그리고 다음 ...
우리 형님은 아주버님과 동갑이고 학교 동문 커플이다. 아주버님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시합격하고 사법연수원 다닐 시절 26세 되던 해에 형님네에서 결혼을 서둘었는데 울 시댁에서는 남자치고 결혼이 너무 일찍이니 몇 년 뒤 돈을 좀 모아서 결혼하자고 했단다. 우리 시댁 재산이라곤 3층 자리 집이 다고, 임대료로 생활하던 터라 집을 팔 수도 없고 해서 아주버님은 그야말로 숟가락 하나 들고 장가 갔단다. 우리 형님은 열쇠 3개 정도의 혼수는 아니지만 전세금 및 세간살이를 혼수로 해 갔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 지방관사에서 근무하다가 서울로 올라 올 무렵 전세금이 부족하여 시댁에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시아버님이 판사에 교사에 둘이 맞벌이 하면서 돈 한푼 못 모으고 뭐했냐고 야단을 치는 바람에 아무것도 해준것도 없으면서.. 어쩌고 대판 싸워 500만원을 받아 내고 그 이후 차살 때 500만원 또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형님에게는 그 사건이 가슴에 사무쳤는지 나 시집 왔을 때도 몇 번이나 말씀을 하셨는데.. 나도 시집올 때 시댁에서 큰 도움 못 받은 건 마찬가지다.
아주버님은 판사라도 되고 사회분위기가 원시적이긴 하지만 '사'자달린 남자는 몸만 가는 풍조도 있다고 하니 좀 인해된다 치고 우리 남편은 행돌(은행원)이다. 근데 나도 시댁에서 전세금 조차 도움을 못 받은 건 마찬가지다. 우리 결혼 당시 은행에서 무이자 전세금 대출이 있는 바람에 시댁에서 전세금으로 한푼도 못 받았다. 대신 어머니가 우리 결혼하기 직전 나랑은 아무 의논없이 일을 치신 게 있는데 우리 이름으로 죽전 쯤에 있는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것이다. 그리고 나한테는 분당에 아파트 분양받았는데 자기가 중도금 일부를 넣었다고, 자기한테 예물 같은 거 해 올 필요 없으니 결혼 비용 아껴서 중도금 넣어라고 .... 난 무지 순진해서 그대로 믿었다. 1998년 당시 전체 분양금이 1억 2천 정도 됐는데 입사한지 1년 된 사회 초년생들이 뭔 돈이 있다고...지금 생각해도 당시 어머니는 대책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무런 원망없이, 좋은 의도라고 마음을 달래고 결혼 비용 제외하고 2천인가를 친정에서 받아와 중도금 냈다. 내가 결혼시 시댁에서 받은 그라곤 3부 다이아 반지 하나랑 목걸이 하나가 다다. 어머니가 남편도 다이아 반지 해달라고 해서 남편한테 똑같이 3부 다이아 반지 해주고 혼수 시원찮게 해가면 두고두고 욕 먹을까봐 남들 못지않게 해갔다. 신혼여행비 기타 모든 거 똑 같이 부담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시댁에서 해 준 돈은 1500만원이 전부였다고 한다. 중도금 1회도 다 낸게 아니었다. 그래도 시댁에 돈이 없으니까 하고 이해했다. 어찌어찌 안 먹고 안 쓰고 해서 우리 힘으로 1년 정도 만에 1억 2천 분양금을 다 내고 입주연락에 따라 아파트에 가 봤다. 근데 그건 분당에 있던 27평 아파트가 아니라 죽전에 있는 27평(실평수 16평짜리) 원룸형 오피스텔이었다. 사실 그 당시는 imf시대라 1억 2천이면 30평짜리 아파트도 살 수 있었는데... 급매물이 얼마나 많았으며... 그 당시 28평 아파트 분양금도 1억 3천 정도였으면 충분했는데... 지금 그 오피스텔은 시세가 분양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약 1억 정도 하는데 팔리지도 않아 다른 재테크 시도도 못한다. 결국 우린 물정 모르는 어머니 땜시 눈에 보이는 돈만 2천을 날리고 기회비용 생각하면 2억여 정도를 날린 샘이다. 우린 현재 집도 없다.
억울하려면 얼마나 억울하랴?! 근데 좋게 해석했다. 어머님 원망하는 남편을 애써 달랬다.
우리 형님은 잠실에 재건축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출받아 사긴 했어도 서울 어딘가에 집이 한 채 더 있다.
근데 럴쑤 럴쑤 이럴수가....
지난번 아주버님 미국 가시면서 아주버님이랑 형님이랑 장가갈때 돈 한 푼 안 받았다고 부모님께 돈 3천만원인가 4천만원인가 달라고 해서 받아갔단다. 결혼한지 10년도 넘었는데... 그렇다고 밥 못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돈을 적게 벌 것도 아니고.... 부모님 돌아가시면 그 돈 어짜피 자기거 되는데 .. 그 돈 준 부모님은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맘이 상했으랴...
난 실질적으로 초라한 결혼하면서 1500만원인가 받았다 해도 이리저리 따져 보면 마이너스를 받은 셈인데...
근데 아까 통화하면서 내가 미국에 1년 다녀와 보니까 아버님 어머님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늙어 있더라. 어머니도 걱정될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 돈도 없어셔서 생활이 어려운거 같고... 어쩌고 하면서 나보러 부모님께 전화 자주하고 시부모님께 너무 의지하려고 하지마라는 둥, 너가 지금 친정에 애기 맡기고 있는데 그것도 민폐라는 둥, 자기를 포함한 시댁어른들이 애기 봐주는 것도 아니면서 속을 뒤집는 소리를 한다. 그래서 내가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전화한다고 하니까 1주일에 2번은 전화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예전에도 전화 잘 했고, 앞으로 더 신경써서 잘 하려고 한다고 ... 정말 똥 뭍은 개 겨 뭍은 개 나무란다고... 난 차 살 때 부모한테 500만원도 못 받아 봤고, 전세금도 500만원 못받아 봤고, 오피스텔 투자 손실금은 더더구나 말도 못 꺼내 봤고...아기도 한번 못 맡겨 봤다고 ... 말하고 싶었다. 근데 또 말 못했다.
단지 "1주일에 2번은 전화 못 하겠는데요.. 1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형님은 미운감정 싫은 감정 다 사그라져서 이제는 잘 하고 싶다는 생각만 드는지 몰라도, 전 지금 예전에 형님이 겪었던 것 그 시기를 겪고 있는 거에요.. "라고만 말했다. 근데 억울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냥 억울하고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나 잘하라지... 예전에는 좋았던 사이였는데 .. 이제는 시어머니보다 형님이 더 섭섭하고 싫어지기만 한다.
형님께 언제 한번 날잡아 그동안 섭섭했던 일들을 대화로 풀어야 하는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이다
점심 먹은 게 채하려고 한다..
난 현재 결혼 6년차, 16개월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직장여성.
좀 전에 우리 잘난 행님(손위 동서)이랑 통화하고 나서 숨이 막혀 몇 자 적으려 한당.
우리 행님은 내 절진한 대학친구의 언니다. 행님 소개로 우리 남편을 만났고, 그 전부터 알고지냈기 때문에 우린 동서지간 이상으로 절친하다. 근데 어느순간부터 실망스런 일이 자꾸 일어나 속상하다. 사이가 좋을 땐 아는 사람이란게 좋았는데 안 좋은 일이 일어날 때면 친구언니란게 부담스럽다. 섭섭한 일이 있어도 한 마디 말을 못 하겠으니...
우리 형님은 명문 S대를 나왔고, 자기주관이 뚜렷하여 시어른들 앞에서도, 남편앞에서도 항상 당당하고 나한테 섭섭한게 있을 때도 거침없이 말한다.(참고로 난 E여대를 나왔고, 경상도 가부장적 집안에서 컸으며, 우리 시댁에서 젤 막내이기 때문에 왠만큼 속상한 일이 있어도 항상 참는 편이다)
우리 형님은 나쁜 사람은 아니다. 합리적이고 착하다. 근데 워낙 똑똑하다 보니 남들 잘못한 거만 볼 줄 알고 자신의 잘못이나 하자는 돌아볼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한 2 ~ 3년 전 일인데, 그때 아주버님(현직 판사)이 입학허가만 받으면 외국대학에 국비유학을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아주버님이 약 2~3달간 토일 아침부터 저녁 7시까지 토플학원을 다녀야 됐는데 혼자는 심심하다고 울 형님이랑 꼭 같이 다녀야 된다고 우겨서 형님이 애 둘을 시댁(시댁에 가끔 일 있을 때 친정에도 맡김)에 맡기고 학원을 다녔다. 참고로 우리 아주버님은 약간 마마보이 및 우유부단 기질이 있어서 항상 마누라랑 같이 해야된다. 난 좀 웃겼지만 자기네들 인생이니까 무시하고 살았다. 근데 내가 근무가 있던 주말 어머니가 전화가 와서는 애들을 좀 봐달라고 했다. 난 토요격주 교대 근무를 하는데 한번 근무시 오후 5:00까지 근무하므로 그런 때는 몸도 피곤할 뿐 아니라 일요일 하루동안 미뤄논 집안일을 다 해야 하므로 좀 바쁘다. 속으론 좀 그랬지만 기쁜 맘으로 봐줬다. 그리고 몇 주후 어머니가 또 봐달라고 해서 어머님께 "아주버님이 애들을 우리 집으로 데려다 주시면 좋겠다"고 했더니 어머니 왈 "안된다. 걔들이 피곤해서 안된다. 걔들이 움직이는 것 보다 너 한몸이 잠실 형님집에 가서 애를 봐라"고 하셨다. 그때 난 용인 죽전에 살았고 차도 없었을 뿐더러 그 주 토요일도 5시까지 근무를 했고, 밖에는 비가 오는 탓에 짜증이 났다. 억지로 성질죽이고 전화를 끊었는데 어머니가 하신 말을 곱씹어 보니 열이 확 뻐쳤다.
'난 뭐 안 피곤하나?! 양가 어른들이 일이 있으면 형님이 하루 학원을 안 가면 되지.. 자기는 꼭 목적이 있어서 학원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남편이랑 같이 있기 위해서 남의 일요일을 희생시카나?!...'
엄청 열받아 있는 순간 형님이 전화가 왔다.
나 왈 "형님 저도 시간이 남아서 애기 보는 거 아닌데 형님네 피곤하다고 제가 비오는 날 잠실까지 가서 애기 봐야 되나요?"
형님 ".... 알았어. 우리가 데려다 줘야지..." 그리고 전화를 끊더니 몇 분 후 전화가 다시 와서
폭풍우 같이 퍼 부어 됐다. "야! 너가 서울에 친척이 있냐? 뭐가 있냐? 나중에 넌 애기 안 놓을 거냐? 그동안 너 직장 다닌다고 시댁 행사 있을 때 내가 음식도 더 많이 해 가고 사정을 봐 줬는데 이럴 수 있는 거냐 어쩌고.." 하면서 2시간을 퍼부어 됐다. 난 처음으로 내 감정 그대로 얘기 했다가 죽사발됐다.
솔직히 "그러면 형님이 학원 하루 빠지면 되지않냐?"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죄송하다고 제가 경솔했다고 전화를 끊었는데 조금 있다 형님 전화 다시해서 또 퍼부어 댔다. 그러던중 전화에서 "그만해라 지금 제수씨 말 한마디 못하고 당신만 3시간 넘게 따따따 하고 있는 거 알어?"라는 말이 들렸다.
진짜 억울했지만 나도 속 좁게 행동했다는 생각에 반성하고 이후 또 사이좋게 잘 지냈다. 문제는 내가 쌍둥이를 낳고 난 뒤다.
경험도 없던 내가 첫 애기를 쌍둥이를 낳았고, 서울에서는 시어른들을 포함하여 별 기댈 곳이 없었기 때문에 난 1년 휴직을 하고 친정에서 몇 개월간 애를 키워가기로 했다. 상경할 무렵이 되서 남편이 어머니가 시댁에서 한달간 애기 키워가라고 한다고 시댁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시부모님께서 애들이 보고 싶은가보다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형님이 우리 친정집으로 전화를 해서는
"어머니가 목에 약간의 염증이 생겼는데, 큰 병은 아니래, 근데 혹시 애들한테 옮길 우려가 있으니까 한달은 좀 그렇고 일주일만 있다 가라고 하시더라" 하시면서 너도 친정이나 시댁에 기대려 하는 거 민폐다, 자기도 애 놓고 시댁에 한 달 있어 봤는데 스트레스만 받지 별 도움도 되지 않는다, 시부모님 건강도 그런데 만약 애기 보다가 아프게 되면 결국 내가 모셔야 되는데 그때 너나 나 다 그렇자나 어쩌구 하면서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자꾸 했다.
그런 사정이 있다면 어머니가 직접 나한테 말씀하시지 형님이 무슨 대변인인가? 형님은 사정같지도 않은 사정 있을 때 장난꾸러기 애들 둘 그냥 맡겼으면서 내가 시댁에 같이 있으면서 겨우 한달 있겠다는데 부모님 건강 어쩌고 하나... 사실 난 결혼 3년동안 애가 생기지 않아 불임치료 끝에 어렵게 쌍둥이를 얻었다. 근데 친정에서는 5개월이나 키워 줬는데 시댁에서 겨우 1달도 보기 싫어서 감염 어쩌고 하는 핑계를 대는 것이 너무 웃겼다. 나중에 알아보니까 감염성 질환도 아니었지만 설령 감염성 질환이라 해도 일주일 있으면 감염이 안되고 한달있으면 감염이 되는 건가? 핑계도 핑계같이 대야지...
시어머님께도 섭섭한 맘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시어머니 자신은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말을 했다면 하늘에 벼락맞아 죽을 거라고... 얼마나 귀하게 얻은 손준데 한 달 같이 있는게 어렵다고...그럼 형님이 가운데서 장난한 거냐고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무래도 게가 그냥 지생각에 부모위한답시고 오버한 거 같다고.... 난 형님한테 너무 섭섭했고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뜻이 좋으니까 하고 별 말 없이 넘어갔다. 근데 그것이 문제였다.
"형님이 애 봐주실 것도 아닌데 왜 형님이 나서서 그러니샤고?, 형님은 애기 맡기지 않았냐"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 그리고 대화를 했더라면 이렇게 화가 쌓여 있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도 분하고 억울하다.
그리고 다음 ...
우리 형님은 아주버님과 동갑이고 학교 동문 커플이다. 아주버님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시합격하고 사법연수원 다닐 시절 26세 되던 해에 형님네에서 결혼을 서둘었는데 울 시댁에서는 남자치고 결혼이 너무 일찍이니 몇 년 뒤 돈을 좀 모아서 결혼하자고 했단다. 우리 시댁 재산이라곤 3층 자리 집이 다고, 임대료로 생활하던 터라 집을 팔 수도 없고 해서 아주버님은 그야말로 숟가락 하나 들고 장가 갔단다. 우리 형님은 열쇠 3개 정도의 혼수는 아니지만 전세금 및 세간살이를 혼수로 해 갔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 지방관사에서 근무하다가 서울로 올라 올 무렵 전세금이 부족하여 시댁에 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시아버님이 판사에 교사에 둘이 맞벌이 하면서 돈 한푼 못 모으고 뭐했냐고 야단을 치는 바람에 아무것도 해준것도 없으면서.. 어쩌고 대판 싸워 500만원을 받아 내고 그 이후 차살 때 500만원 또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형님에게는 그 사건이 가슴에 사무쳤는지 나 시집 왔을 때도 몇 번이나 말씀을 하셨는데.. 나도 시집올 때 시댁에서 큰 도움 못 받은 건 마찬가지다.
아주버님은 판사라도 되고 사회분위기가 원시적이긴 하지만 '사'자달린 남자는 몸만 가는 풍조도 있다고 하니 좀 인해된다 치고 우리 남편은 행돌(은행원)이다. 근데 나도 시댁에서 전세금 조차 도움을 못 받은 건 마찬가지다. 우리 결혼 당시 은행에서 무이자 전세금 대출이 있는 바람에 시댁에서 전세금으로 한푼도 못 받았다. 대신 어머니가 우리 결혼하기 직전 나랑은 아무 의논없이 일을 치신 게 있는데 우리 이름으로 죽전 쯤에 있는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것이다. 그리고 나한테는 분당에 아파트 분양받았는데 자기가 중도금 일부를 넣었다고, 자기한테 예물 같은 거 해 올 필요 없으니 결혼 비용 아껴서 중도금 넣어라고 .... 난 무지 순진해서 그대로 믿었다. 1998년 당시 전체 분양금이 1억 2천 정도 됐는데 입사한지 1년 된 사회 초년생들이 뭔 돈이 있다고...지금 생각해도 당시 어머니는 대책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무런 원망없이, 좋은 의도라고 마음을 달래고 결혼 비용 제외하고 2천인가를 친정에서 받아와 중도금 냈다. 내가 결혼시 시댁에서 받은 그라곤 3부 다이아 반지 하나랑 목걸이 하나가 다다. 어머니가 남편도 다이아 반지 해달라고 해서 남편한테 똑같이 3부 다이아 반지 해주고 혼수 시원찮게 해가면 두고두고 욕 먹을까봐 남들 못지않게 해갔다. 신혼여행비 기타 모든 거 똑 같이 부담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시댁에서 해 준 돈은 1500만원이 전부였다고 한다. 중도금 1회도 다 낸게 아니었다. 그래도 시댁에 돈이 없으니까 하고 이해했다. 어찌어찌 안 먹고 안 쓰고 해서 우리 힘으로 1년 정도 만에 1억 2천 분양금을 다 내고 입주연락에 따라 아파트에 가 봤다. 근데 그건 분당에 있던 27평 아파트가 아니라 죽전에 있는 27평(실평수 16평짜리) 원룸형 오피스텔이었다. 사실 그 당시는 imf시대라 1억 2천이면 30평짜리 아파트도 살 수 있었는데... 급매물이 얼마나 많았으며... 그 당시 28평 아파트 분양금도 1억 3천 정도였으면 충분했는데... 지금 그 오피스텔은 시세가 분양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약 1억 정도 하는데 팔리지도 않아 다른 재테크 시도도 못한다. 결국 우린 물정 모르는 어머니 땜시 눈에 보이는 돈만 2천을 날리고 기회비용 생각하면 2억여 정도를 날린 샘이다. 우린 현재 집도 없다.
억울하려면 얼마나 억울하랴?! 근데 좋게 해석했다. 어머님 원망하는 남편을 애써 달랬다.
우리 형님은 잠실에 재건축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출받아 사긴 했어도 서울 어딘가에 집이 한 채 더 있다.
근데 럴쑤 럴쑤 이럴수가....
지난번 아주버님 미국 가시면서 아주버님이랑 형님이랑 장가갈때 돈 한 푼 안 받았다고 부모님께 돈 3천만원인가 4천만원인가 달라고 해서 받아갔단다. 결혼한지 10년도 넘었는데... 그렇다고 밥 못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돈을 적게 벌 것도 아니고.... 부모님 돌아가시면 그 돈 어짜피 자기거 되는데 .. 그 돈 준 부모님은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맘이 상했으랴...
난 실질적으로 초라한 결혼하면서 1500만원인가 받았다 해도 이리저리 따져 보면 마이너스를 받은 셈인데...
근데 아까 통화하면서 내가 미국에 1년 다녀와 보니까 아버님 어머님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늙어 있더라. 어머니도 걱정될 정도로 위험해 보인다. 돈도 없어셔서 생활이 어려운거 같고... 어쩌고 하면서 나보러 부모님께 전화 자주하고 시부모님께 너무 의지하려고 하지마라는 둥, 너가 지금 친정에 애기 맡기고 있는데 그것도 민폐라는 둥, 자기를 포함한 시댁어른들이 애기 봐주는 것도 아니면서 속을 뒤집는 소리를 한다. 그래서 내가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전화한다고 하니까 1주일에 2번은 전화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예전에도 전화 잘 했고, 앞으로 더 신경써서 잘 하려고 한다고 ... 정말 똥 뭍은 개 겨 뭍은 개 나무란다고... 난 차 살 때 부모한테 500만원도 못 받아 봤고, 전세금도 500만원 못받아 봤고, 오피스텔 투자 손실금은 더더구나 말도 못 꺼내 봤고...아기도 한번 못 맡겨 봤다고 ... 말하고 싶었다. 근데 또 말 못했다.
단지 "1주일에 2번은 전화 못 하겠는데요.. 1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형님은 미운감정 싫은 감정 다 사그라져서 이제는 잘 하고 싶다는 생각만 드는지 몰라도, 전 지금 예전에 형님이 겪었던 것 그 시기를 겪고 있는 거에요.. "라고만 말했다. 근데 억울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냥 억울하고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나 잘하라지... 예전에는 좋았던 사이였는데 .. 이제는 시어머니보다 형님이 더 섭섭하고 싫어지기만 한다.
형님께 언제 한번 날잡아 그동안 섭섭했던 일들을 대화로 풀어야 하는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