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라는거...너무 답답해져요..

............2007.12.20
조회423

21살..불과 두달후지만 내년 2월에 졸업을 앞두고있는 여대생입니다..

제가 착하다는건 아니지만, 다만 다른사람한테 잘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소심해질때가 많은 학생입니다...0

싫은소리 못하고..일있으면 그냥 제가 손해보고말고..스트레스받아도 그냥 삭히고 말구요..

필요할땐 할말 하고 자기몫은 남한테 피해만 주지 않으면서 챙기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일도 잘 안풀리고 낼모레가 졸업인데 올해가가기전 마지막으로 본 자격증도 떨어지면서

이래저래 우울합니다.. 

 

2녀중 장녀인 저는 두살터울의 여동생이 있는데...지금은 많이 나았지만

10살안쪽에 아토피가 심해 허벅지 뒷쪽등이 짓물러서 엎드려잘정도로 심했어요.

그래서 어렸을때부터 예민하고 짜증도 많고해서 동생은 야단도 많이 맞고자라고,

저는 언니니까..착하니까..라는 말을 많이 들으면서 자란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그냥 조용한..말없는 아이였고, 친구들이나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그래서 동생은 화내고 짜증내고 해도 그냥 애 성격이 그러니까..하고 넘어갔던것 같은데

저는 제생각을 똑똑히 말하거나 화내고 그런걸 잘 못했던것 같고, 지금도 그래요.

싫고 손해보는 상황인데도 그냥 나 하나 참으면 되지..하면서 싫은소리 못하고 돌아서서

저혼자 자책하고 삭힐때가 많아요.. 

 

요즘 이런생각을 부쩍 더하는이유는..

저는 전남 소도시에서 어중간한 인문계를 나왔고, 성적도 중위권 겨우 유지했던것 같아요..

근데 아빠가 저 중1때부터 집에 계세요..연세는 지금 50대중반..그땐 40대중후반이었고

어디 아픈곳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은 안하시고 엄마혼자 식당해서 생계꾸리세요..

그러면서 본인이 제일 잘났고 남들 무시하는 성격에 물이나 생필품등 낭비가 심함에도 

이모들이나 엄마는 바람안피고 술안마시고(체질상 한잔도 못드세요..) 괜히 이것저것 해본다고

돈날려먹고 하는거 아니니까 그냥 산다고 하시구요.

 

인문계도 꿈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막연히 대학은 가야겠기에 아무생각없이 꿈은 가서

차차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 갔어요.

하지만 집안사정도 그렇고 저와 동생이 2살터울인지라 제가 3년제나 4년제를 가면

동생이랑 학년이 겹치죠..그렇다고 제가 성적이 뛰어나 막 장학금 받고다닐것도 아니고,

마땅한 꿈도 없고, 있다한들 집에서 돈 다 대줘서 꿈만 쫒아갈 형편도 아니구요..

그래서 작은아빠가 공고선생님이신데 바로 옆지역에 전문대가 있어요..

20여년전만해도 공업전문대로 유명했는데 공대교수님과 입시관계로 자주 만나다

형님동생하게 되셨나봐요. 공대다보니 여학생도 없고하니까 가서 열심히 하면 장학금도 해주고

취업도 잘해준다고 2년제니깐 가서 취업해서 동생뒷바라지 좀 해주고나면 동생졸업,취업후에

너 하고싶은 공부 하라고 하더라구요..그때는 동생한테 저 뒷바라지 하게 한다구요..

공부가 때가 있다는 말도 있고,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수있다는 말도 있지만

동생졸업하면 저 26살..아직 어려서인지 몰라도 그때 기필고 공부를 다시 하겠다라는

생각이 있는것도 아니고 결혼준비해야할때잖아요..이것도 막막하구요..

 

여하튼 막연히 유아교육과나 보건계열로 가고자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조건 가야겠다라는 의지나 꿈이 없었기에 공대를 갔어요..

하지만 문과라 수학,과학쪽엔 흥미가 없었는데 통계..수학을 하기는 쉽지 않고,

적응하기 나름이지만 여중,여고 6년을 여학교에서 보냈는데 남학생 40여명에

여학생2명이 생활하기엔 많이 힘들었구요. 

그렇게 1학년을 보내다 작년 10월..1년 계약으로 관공소에서 일하게 됐는데

갑자기 일이 생기면서 두달만에..12월에 학교로 다시 가게됐고, 교수님들은 난리였죠..

일반회사도 아닌 관공소에서 1년계약으로 뽑아놓고 두달만에 그만두게했다고..

그래서 다시 학교생활하면서 산업기사 시험을 준비했는데 남자친구가 겨울방학때

빡세게 가르친덕분에 3월 1회시험에서 1차는 통과했지만, 2차는 저번 11월에 본 시험까지

내리 3번을 떨어졌어요..

거의 모든 국가시험이 그렇듯 1차붙으면 2년간은 1차시험이 면제되지만

올해안에 땄으면 나름 괜찮은 직장에 정규직으로 들어갈수 있었는데..

당장 내년 2월엔 졸업이고 내년 시험은 4월에 있어요..

물론 제가 부족한탓이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일이 안풀리니깐

남들한테 싫은소리..하소연은 못하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들어요..

그학교 안가고 꿈을 하나 만들어서 가고싶은곳 갔으면 괜찮았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내생각은 물어보지도 않고 집안형편 어려우니깐 니가 희생해라 하는 주변분들에

원망도 들구요..

 

아는 언니가 29이고..5남매중에 장년데..

5년정도 물리치료사하다가 1년반 공부해서 공무원 이제 붙었거든요..

그언니가 그러더라구요,,경험상 남같지 않아 하는 말인데 너도 부모님한테 네 동생이랑

똑같은 자식일 뿐이지 큰딸이니까 살림밑천이고 집안살림 도와줘야한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지금은 어려서 그럴지몰라도 그러다 나중에 후회한다..

부모님이나 동생이 니인생 대신 살아줄것도 아니고 니인생인데

동생을 위해 부모님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다..

나중에 나이들어서 후회한들 남들 결혼할나이에 다시 시작하기엔 늦다..

나도 지금에서야 깨달았고, 내친구는 우울증걸린 애도 있다..

엄마는 장녀는 부모랑 같이 늙어가는거라고 희생을 요구하지만 난 그러기 싫다..

나중에 니가 집안뒷바라지하다가 이제 니인생 살겠다고 하면 부모님은

그동안 니가 고생한건 생각안하고 "믿었던 니가 어떻게.."이런 말 나온다..

나도 일하던거 그만두고 공무원시험준비 한다고 하니깐 그러더라..

지금이라도 깨달은게 다행이지만 다른친구들 결혼해서 애낳을 나이에 난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냥...맘이 안좋아 해본 하소연이었습니다..

긴글인데도 불구하고 읽어주신분 감사해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