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경험담---"취사병 첫 면회 하던날"

박성진2003.08.01
조회3,020

몇일동안 글을 안올렸는데 메일이 몇통와있더군요...

 

혹시 "님글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올려주세요" 이런메일이 아닐까

 

기대를 하고 메일을 열었더니.....

 

역시나 ...."오빠  오늘밤은 뜨겁게" 이런 종류의 스팸메일이더군요 ^^;

 

기다려 주시지 않아도 좋으니  욕만 말아주시길 ^^;

 

 

 

주말이 되면 부대에는 면회객들이 찾아온다.

주로 부모님이나 친구 그리고 애인이 찾아오는데......

부모님이나 애인이 찾아오면 외출도 허락되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어떤병사들은 계획적으로 주말만 되면 전화를 해서

친구들을 매주 번갈아가며 ^^; 부대로 찾아오게 만드는 녀석도 있었는데.....

이번 이야기는 취사병이라 겪었던 아주 황당한 면회담이다....


어느주말.... 취사병들은 점심 준비를 끝내고 모두 모여있었는데....


취사병짱: 벌써 주말이구나....세월아 빨리가라 ^^;

나: 주말인데도 얼굴 표정이 별로 안좋으십니다....

취사병짱: 우리가 주말이라고 좋을게 뭐가 있나?

다른병사들은 주말에 오전근무만 하면 오후 12시 이후로는

먹고 운동하고 자고.... 자고 운동하고 먹으면 끝아이가? ^^;

그렇지만 우리 취사병들은 이게 뭐꼬?

자고 밥하고 자고 밥하고 ^^;

우리에겐 주말이란 없는기라......

나: 그렇군요 ^^;


바로 그때 취사병 1이 체육복이 아닌 군복을 입고 취사병 대기실로

들어오는데.......


취사병짱:<군복을 입고있는 취사병 1을 바라보며> 헉!! 니 왜 군복을 입고있나?

혹시 지금 전쟁이라도 난기가? ^^;

나:<취사병이 군복입으면 전쟁난거냐? ^^;> 진정하시져 ^^

취사병 1: 저... 오늘 제 학교후배들이 면회를 와서 말입니다.

외출을 나갈것 같아서 신고드리러 왔습니다.

취사병짱: 허걱! 니는 지난주에도 토요일하고 일요일날 면회와서

외출했잖나?

취사병 1: 지난주에는 저희학과 여자후배들이었고 말입니다.

오늘온 친구들은 학교 써클 여자 후배들입니다. ^^;

취사병짱: 그래 니 여자 후배 많아서 좋겠다. ^^;

이러다가 다음주엔 동네 불량써클 여자들도 면회오겠네 ^^;

취사병 1: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필승!!!!!

취사병짱: 그래 다녀오던지 말던지 ^^;


취사병1은 면회를 위해 식당을 떠났고 취사병짱은 한숨을 쉬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내뱉었는데........

취사병짱: 짜슥... 여자후배들 왔으면 빈말이라도

"괜찮은 여자후배들 있는데 한번 만나보시겠습니까?"

이런말이라도 하면 입에 덧나나 ^^;

나:<취사병짱을 여자후배한테 소개시켜주면 그 여자후배 앞날은 어떻게

책임지라고 ^^;> 아마 너무 잘생기셔서 여자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그러는게 아닐까요? ^^;

취사병짱: 우헤헤헤, 하긴 내가 뭐 외모가 특출나게 뛰어나긴 하지 ^^

나:<특출나게 뛰어나? 특이하게 뛰어난게 아니고? ^^;> 그럼요 하하


그렇게 취사병 1은 외출을 나가고 나와 취사병짱 둘이서 점심 식사를

병사들에게 나눠주고 휴식시간이 되었는데 바로 그때......

신병인 김이병이 식당에 등장하는데



김이병: 필승! 이병 아무개 식당에 용무있어서 왔습니다.

취사병짱: 아니 니가 식당에 왠일이가?

김이병: 면회 오셨다고 지금 면회준비 하시라는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취사병짱: 뭐라꼬? 내한테 면회를 와?

오늘쯤엔 누구라도 면회올줄 알았다....

막내야 봤제? 드디어 내도 면회나가게 됐다 우하하!!!!

한번도 안입고 아껴둔 새군복 입고 나가야제...^^


김이병:<뭔가 난감한듯 취사병짱을 바라보며> 그게 아니라 말입니다.

<나를 쳐다보며> 박일병님 가족이 면회온건데 ^^;

취사병짱: 허거걱 ^^;

나: 나한테? ^^;

김이병: 예 그렇습니다.

취사병짱: <절망감에 빠진 표정으로> 막내 니네 가족이 면회왔단다 ^^;

빨랑 나가봐라 ^^

나:<잠시 망설이며> 제가 나가면... 밥할사람도 없는데.....

취사병짱: <애절한 표정으로> 내 마음 약해지기 전에 빨랑 면회나가라 ^^;

나: <취사병짱 말이 끝나자마자> 필승! 그럼 잘 다녀오겠습니다. ^^


울먹이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취사병짱을 뒤로한채 ^^

나는 면회를 위해 군대매점에 있는 휴게실로 달려갔는데.......


아버지,어머니: 아들아, 여기다

나:<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 어머니 흐흑 ^^;

아버지:<황당한 표정으로> 아니 이녀석 휴가 다녀간지 1주일도 안된녀석이 ^^;

몇년만에 만난사람처럼 왜이래.....

어머니: <내손을 만져보시며> 어이구....손이 왜이리 부르텃니?

그놈의 주부습진은 잘 낫지도 않는구나 ^^;

나: 그런데 오늘 갑자기 무슨일로......

아버지: 어... 이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가 시간이 남아서 들렀다.

어머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시며> 이거 받아둬라

나: 그게 뭔데요?

어머니: 약국에서 새로나왔다는 습진약하나 사왔다.

아주 약빨이 죽인다는구나 ^^;

나: ^^;

아버지: <한숨을 내쉬며> 친구 아들놈들은 소총이다 박격포다

이런거 만지느라 손이 부르튼다는구만 우리 자식놈은

칼질하다 손이나 베고 ^^; 설겆이하다 주부습진이나 걸리니

이거 원 참 ^^;


어머니: 여보!!!! 애 기죽이려고 면회왔어요? ^^;


아버지: 여기서 이럴께 아니라.... 내가 아까 부대 중사님한테 여쭤보니까

외출도 가능하다고 하니.... 나가서 갈비라도 먹고 오는게

어떠냐? 부대 앞에 보니까 아주 근사한 소갈비집도 있던데.......

나:<허걱 돼지도 아니고 소갈비 ^^;> 좋져......


바로 그때..... 전화가 b.x<군대매점>에 전화 한통이 걸려오는데......


b.x병: b.x입니다 통신보안... 왠일이세요?

막내여? 알겠습니다 잠깐만요......

막내야 전화받아라!!!

나: 저말입니까?

b.x병: 어! 취사병짱인데..... 너좀 바꿔달래......

나: 전화바꿨습니다.

취사병짱: <조심스런 목소리로> 부모님 만나뵜나?

나: 예 그렇습니다.

취사병짱: 내가 인사라도 드려야 하는데 지금 밥할시간이라

못나가 뵙는걸 용서해라 ^^;

아참.... 막내 니 혹시 지금 밖으로 외출하려고 하나?

나:<쪽집게다 ^^; 나가려고하는걸 어찌알고> 예,아버님이 밖에서 갈비를......

취사병짱:<내 말을 가로막으며 ^^;> 내 걱정 쪼금도 아주 쪼금도 할필요

없다 ^^;내혼자 밥만들다 죽는한이있어도 ^^;

니가 외출해서 갈비먹는다는데 나가지 못하게 막을수 없잖노 ^^;

물론 내가 죽도록 고생하는데 니 목에 갈비가 잘 넘어가겠냐만은 ^^;

내혼자 밥만들다 저녁시간까지 밥못만들면... 내가 영창가면 되고....


취사병짱은 전화를 붙잡고 무려 10분가까이 "영창" 과 "죽음"등 극단적인 ^^;

언어를 사용해가며 나에게 보이지 않게 압력을 넣었고.......


취사병짱: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말은......

부모님이 오셨으니까 당연히 외출을 해야되지마는.....

내는 막내 니를 믿고 싶다.... 갈비의 단맛과 쫀득함보다^^;

너와 나사이엔 그 이상의 끈끈한 우정과 전우애가 존재할거라는

그 믿음말이다 ^^;


나:< 나는 단순한 놈이라 그런지 보이지도 않는 믿음보다

소갈비가 더 좋다 ^^;> 예 알겠습니다.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


결국 나와 취사병짱의 전화통화는 끝났고............

나는 소갈비를 포기한채..... 취사병짱과의 믿음과 전우애를 지키기 위해

아니 까놓고 말하면 취사병짱의 보복이 두려워 ^^;

소갈비 먹을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고 부모님과 면회를 끝낸뒤

다시 식당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취사병짱: <정신없이 삽으로 쌀을씻으며 혼자 중얼중얼 대는데>

어휴!!!!! 쌀씻고... 감자썰고 .. 고기 볶고 ^^;

내혼자 이걸 언제 다하노 ^^;

막내야! 돌아와도 돌아와도!!!!!!!!

나:<결정적인 순간 등장하며> 일병 아무개 면회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취사병짱: <밥씻는삽을 들고 멍하니 나를 바라보며> 막내.... 막내야!

니 정말로 돌아온기가? ^^;

나: <그럼 정말로 온거지 장난으로 오냐? ^^;> 예 그렇습니다.

취사병짱: 아니.. 갈비 먹으러 간다더니 ..

나: <취사병짱이 들고있는 밥하는삽을 빼앗으며> 저대신 밥삽을 들고계실

모습을 떠올리니 차마 갈비가 목에 넘어가지 않을것 같아서 흑흑 ^^;


취사병짱: 이눔자슥이 ^^; 사람을 감동의 눈물로 뒤범벅이 되게 만드네 흑흑

<나를 껴안으며> 이리와라 한번 안아보자 ^^;

나:<취사병짱 갈비뼈를 보니 자꾸만 소갈비 생각이 나네 ^^;> 존경합니다. ^^;


오늘은 군부대에 면회가는 여성분들에게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군에간 남자친구를 기다려주고 면회까지 가주시는 아리따운 여성분들....

정말 박수받아 마땅하져.... 하지만 한가지 정말 부탁드리고 싶은점은요....

부대에 면회가시면 피자나 통닭 하다못해 초콜렛 같은거라도 사오시는데요......

그런거 갖고 오시면요........

"오빠, 이거 초콜렛인데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게 면회할 시간에도

병사들 밥하느라 고생하는 취사병들 위해 좀 나눠줘"

이런 말씀이라도 한마디 해주세요 ^^;

뭐 꼭 초콜렛 몇개 얻어먹으려고 하는게 아니라여 ^^;

몇알의 초콜렛이 저희들 취사병에겐 큰 힘이 된답니다.

취사병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