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후 예상밖으로 전개된 만남..어쩌지요?

소심녀2007.12.24
조회1,083

전 35세 여자입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결혼을 안하구 나이가 들었네요.

인연아닌 인연을 몇번 거치고 일 열심히 하다보니까요..

올해 가기전, 좋은 사람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요즘 들어 계속 소개팅을 하다가

오랜만에 말과 느낌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사람은 저보다 다섯살많은 40세이고..

미국에서 오래 살다가 몇년전 한국에 들어온..괜찮은 조건의 남자입니다.

 

소개팅하던 날은 월요일, 편하고 재미있어서 분위기가 좋았죠.

그래서 토요일에 예매해둔 뮤지컬을 같이 보러가겠냐고 물었더니 대뜸 같이 가겠다고 하더군요.

화요일에는 자연스럽게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았는데

수요일(선거날이었음)에 뭐하냐고 먼저 묻더군요.

회사에 나와서 일을 좀 해야한다고 했더니,

저녁 5시쯤 자기도 시간이 나니까 영화보고 밥먹자고 데이트신청을 했어요.

그래서 수요일도 만나 영화 잘 보고 밥 잘 먹고..유쾌하고 즐거운 시간 가졌습니다.

그날밤 집에 돌아와 전화하다가 제가 '저 계속 만날건가요? 궁금해서요..'했더니

계속 만날거라고..쓸데없는 생각말고 잘 자라고..그러더군요.

그래서 그 시점에 저도 좀 적극적으로 진도를 나가야겠다고 결심아닌 결심을 했죠.

게다가 제가 내일이면 연말휴가를 내서 거의 2주동안 유럽여행을 가는지라

가기전에 어떤 방법으로던 확실하게 해두고 싶은 욕심도 있었구요.

 

목요일.

그 사람 직업이 워낙 일이 많은터라 바쁜건 예상했으나

정말 아침부터 자정까지 쉴틈없이 일하더군요.

저도 솔직한 성격이라 나름 관심보인다고 문자 자주 보내고..전화하고..그러면서

제가 관심있다는 걸 표현했습니다. (이 나이에 팅기고 내숭떠는것도 민망해서요)

그사람도 저보고 자기 스타일이라는둥..예쁘다는 둥..칭찬도 자연스럽게 하더라구요.

 

금요일.

또 바쁜 그사람. 저는 연말이라 망년회가 있었고...전화 시도 몇번만에 밤에 겨우 통화했죠.

본인의 직업상 바쁜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란 걸 확인하고...업무후 술까지 마시고 들어가는 그 남자 연락올때까지 안자고 기다렸습니다.

챙겨주고 싶어서요. 새벽 1시에 전화했길래 짧게 통화하고 내일 봐요..그러곤 끊었죠.

 

토요일.

오전에 출근한다기에 회사가 있는 여의도까지 제가 데리러 갔습니다.

만나고보니 역시 매우 피곤하고 예민해보이더군요.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 보면서도 매우 피곤해했음)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시내에 차가 막힌다고 짜증을 내고..제가 대화를 하려고 하면 계속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더군요.

제가 좀 너무한다 싶어서 왜그렇게 짜증을 내냐고 한마디 했더니

자기가 정말 많이 피곤해서 예민하니까 그렇게 알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보고 '너..처음 봤을땐 안그런줄 알았는데 의외로 피곤한 성격이다..

(아니, 이말이 왠말이랍니까..자기 배려해주고 신경써주는 사람한테 피곤한 성격이라니요)

그 사람 차가 있는 여의도로 돌아가 저녁을 먹는동안 제가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말이랑 느낌이 잘 통하는 사람 만나서 난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전화도 하고 문자도 자주 보냈다고...좋은 사람한테 좋은 느낌있는 거 솔직히 얘기하는거

나쁜거 아니지 않느냐...나는 내 감정에 충실하고 싶어서 그랬다..등등

그랬더니 그 남자 왈,

'너는 이기적이야. 너가 좋아도 그렇게 급하게 표현하면 상대방이 무조건 받아줘야해?

그게 상대방한테는 오히려 남녀 사이를 재보는 것처럼 느껴질수도 있지~ '

그래서 제가 그런게 아니라고..왜 그렇게 삐딱하게 받아들이냐고 했더니

'나도 너한테 호감있어 근데 네 방식에 적응이 안돼! 나 너랑 싸우기싫다' 그러더니 갑자기 식당을 나가버리는 겁니다. 10분후 안돌아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차 가지고 집에 가는 길이래요.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뭐냐고..이게 무슨 경우냐고..따졌죠.

그랬더니 혼자 있고 싶으니까 전화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게 토요일이었고..영문도 모르고 식당에 홀로 남겨진 후 저는 전화안받는 그사람한테 문자로 제 생각을 계속 전달했죠. 나는 보름간 여행가기전에 좀더 진도를 나가고 싶었다..당신도 나 계속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느냐...나 여행떠나기전에 뭐라도 말 좀 해봐라...

계속 전화 안받던 그사람 일요일 오후에 문자 한통을 보냈더군요. 제가 여행떠나기전까지

나랑 계속 볼건지 예스 노로 확실하게 얘기해달라는 문자에..

'여행다녀와서 보지요'

 

너무 애매모호한겁니다.

날 본다는 건지..아님 상황을 보자는 건지.

그다음부터 역시 연락안받고 연락도 없습니다.

 

1년동안 준비한 이번 여행..즐겁게 다녀와야하는데

만난지 일주일 된 이 노총각때문에 마음이 너무 안좋습니다.

주위에 물어보니 공통된 의견은 너무 괴팍하고 이기적인 스타일같으니 그냥 관두라는겁니다.

그런데 전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이미 많이 봤거든요...잘 해보고 싶은데..

이젠 더 이상 제가 연락할 수는 없는거같애요. 상황만 더 악화될테니까요.

제가 너무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이 남자가 문을 닫아버린건지..

여행다녀와서보지요....이 말은 무슨뜻인지...

제가 보름 후 돌아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전 진지하게 제 인생을 살아왔고...

앞으로 누굴 만나던지 진지하고 책임감있게 만나고 싶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제 감정에 충실하면서 상대방에게 잘 해주고 싶거든요.

저보다 연배가 어린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이 아저씨가 어떤 사람일지..왜 이러는건지..조언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이 사람은 약간 외곫수적인 면이 있고 고등학교때부터 베이스기타를 치는등..

직업은 전문직이지만...보통 남자들보다는 여러가지로 독특한 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자기만의 영역이 있다고나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