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콩깎지 씌이면 다 이러나요?

24년남된다.2007.12.27
조회640

맨날 모니터링 하고 가끔 댓글도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일단 제 소개를 좀 하자면... 군대는 좀 일찍 갔다왔는데 사정상 1년 휴학을 하고 이제 2학년을 마친 내년에 3학년이 되는 03학번 경상대 남학생입니다. 여자친구는 군대 있을 때 한번 사귀어 보고 없었고, 남중 남고를 나오는 바람에 여자 대하는걸 좀 어려워하는 편입니다. 군대때 사귄 것도 그녀가 대쉬해서 사귀었었는데 제대하고 외국에 1년 나가는 것 때문에 서로 힘들어서 헤어지게 됐습니다. 아 그렇다고 집이 잘사는건 아니구요. 그냥 중산층 가정인데 사정상 어렵게 나갔다오게 된겁니다. 나중에 많이 힘들어했다는데... 제가 나쁜놈이었지요.

 

 암튼, 작년까지는 그렇게 지냈고, 1학기 때는 그냥 군대갔다오고 외국에 바로 갔다오는 바람에 한국 공기도 마시며 딩가딩가 잘 놀며 지냈습니다. ^^; 그러다 군에 있는 동갑내기 사촌이 너 걱정되는데 너같은 타입이 꽃뱀한테 물리기 딱 다고, 뭐하길래 여친하나 없냐며 핀잔을 늘어놓길래 바빠서 그랬다고 그냥 둘러댔습니다. 실은 주변에 여자가 이상하게 없습니다. -_-;; 알고보니 친구들은 나몰래 서너번은 넘게들 경험이 있더군요;;;

 

 그러다 방학 때 어떤 계기로 그녀를 알게 됐는데 세살 어리고 군대에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군대에 있으니 하고 생각했다가 과 후배이고 해서 선뜻 대쉬하기도 그렇더군요. 잠깐 몇일 알고 지낸 사이라 복학생이 들이대기도 그렇고 당시에 머리도 잘못 자르고 (심기일전한답시고 복학생이 머리 짧게 자르고 하는거 있잖아요. 스타일도 그냥 복학생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됨;;) 제 스타일도 개판이어서 그냥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러다 2학기 들어서 어쩌다보니 몇몇 수업도 같이 듣고 중간고사 기간에 친하게 지내게 됐습니다. 시험 기간 중에 군대에 있던 남자친구랑 헤어졌단 얘기를 듣고 괜히 또 마음이 동하더군요. 제 자랑 같지만 약간 동안에 나름 외모는 자신있어서 조금씩 대쉬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제 스팩이 궁금하실 분들이 많을텐데... 얼굴은 내놓기가 그렇고 걍 177정도 키에 몸매는 적당한 편입니다. 이정도에서 넘어가 주세요;;

 그녀는 160이 좀 안되는 키에 귀여운 편이고, 지방에서 통학을 합니다. 고속버스타고 한시간 넘게 학교 다니고 성실해뵈고 성격도 서글서글하니 좋은데 주변에 남자도 별로 없습니다. -_-

주변에서도 괜찮다고 어울린다고 잘해보라고 응원도 많이들 해줘서 자신도 좀 생기더군요.

 

 처음에는 좋은 선배로 시작해서 분위기도 괜찮았습니다. 시험 때 도움도 좀 주고 해서 밥 한번 사겠다고 하는걸 먼저 얻어먹을수는 없죠. 그래서 사준다는 핑계로 만나고, 밥도 먹고 집에 가는데 수업이 비슷한 시간에 끝날 때는 기다려서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주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다른 약속을 잡으려해도 어긋나는 감도 있고... 그녀가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약속 잘 까먹는거로 유명하던군요;; 그래서 그녀랑 친한 친구랑 싸잡아서 만나보려고 해도 안되고 해서 초조해하다가 마침 그녀 집 근처에 작은 아버지께서 사시는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괜히 그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별로 진전도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거기까지 찾아가서 만나자고 하기는 안 좋은 것 같아서 작은 아버지 댁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날 만나자는 식으로 일주일 전쯤에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녀도 시내구경 시켜주겠다며 좋아라 하길래 아주 마음이 없진 않구나 했었는데... 토요일 작은 아버지 댁에 도착해서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갑자기 할머니댁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고 다음날 못 만나겠다고 그러는 겁니다. -_- 결국 그날은 사촌 동생들을 돌보며 신나게 놀아주다 왔습니다.

 

 미안하다며 밥을 산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약속을 잡는 겁니다. 진짜 할머니댁에 일이 생겨서 그랬구나 싶었죠. 그때에도 수업이 비슷한 시간에 끝날 때는 터미널까지 데려다주고 혼자서 좋아라 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다녀서 같이 대화할 시간도 별로 없고 집에 갈때 10~20분이나마 얘기 나누늘 걸로도 좋았죠;;

 

 그런데 스케쥴도 다 미루고 약속 날 하루는 완전 비워뒀었는데... 왠걸 또 파토가 난 겁니다. 이건뭐 내가 봉도아니고 만만해 보였나 하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이때부터 콩깎지가 좀 벗겨지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이쪽에 경험도 좀 있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싶은 친구 두 명에게 상담했더니 한 명은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식이고, 한 친구는 요즘에 그런나무 너도나도 찍어대서 이미 닳을대로 닳았으니 지금이라도 정신차릴 때라고 너는 그냥 학점 따는데 도움주는 좋은 선배에서 끝이라고 하더군요... 당시에 아닌감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이대로 끝내기에는 제가 너무 그녀를 좋아했습니다.

 

 결국, 한 번만 더라는 심정으로 또 점심 약속을 잡았었는데... 시간맞춰 나가면서 주고받는 문자 중에 뭔가 이상한 기미가 보였습니다. 분명 점심 약속을 잡고 만나는 거였는데 지금 친구들이랑 밥 먹으러 나간다는 겁니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밥 잘 먹으라고 내 약속 또 잊었냐고 한대 쏴줬습니다.

 그리고나서 같이 듣는 강의가 끝나고 저를 친한친구랑 둘이서 강의실에서 부르더군요. 오빠화났느냐고 하는걸 화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 그녀친구 앞에서 지금 말을 꺼내면 분위기 험해지고 나중에 안좋을것 같아서 참고 시험기간에 약속한 노트나 보여주기로 하고 나왔습니다. 그녀가 버스타고 집에 갈때쯤해서 친구랑 같이 있어서 말을 못 꺼냈는데 화가 좀 난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잘못했다며 미안하다고 원래 약속 잘 까먹어서 친구들한테도 욕 많이 얻어먹는다고 주구장창 말을 늘어놓는 겁니다. 어려서 생각이 좀 없을수도 있고,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이런 건 좀 심하다 싶어서 이건 좀 아니잖느냐고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미안해...' 그랬다가... 다음날 얼굴마주보니 화가 또 진정이 되더군요. 좋아하긴 많이 좋아했나 봅니다.

 

 이쯤되니 사정을 아는 두어명의 친구들이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그렇지 그러고 있는게 답답하다고 하더군요. 너 어장관리 당하는거 같다며 관두라고 말리더군요. 차라리 소개팅해줄테니 그거 받고 마음 접으라고...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마음을 잡고 영화보러 같이가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날은 셤 보고 피곤할거 같아서 집에 빨리 가겠다고 그러더군요. 웃으며 버스정류장에서 그녀를 보내주고 마음이 씁쓸했더랍니다. 나중에 싸이가서 보니 주말에 동물원을 갔나 공원을 갔나 친구들이랑 어디 갔다왔더군요. 친구들이랑 반년만에 한잔하고 담배 끊고 2년 만에 한대 피워 물었습니다.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ㅎㅎㅎ... 와나 뭐한거지;;

 

 지금은 계절학기 들으면서 알바하고 고시준비 하고 있습니다. ^^;

 

 나이 먹어갈수록 이상하게 눈은 높아지고 연상이나 동갑은 부담스러워지고... 뭐 제가 아직 학생이고 뭐 따로 일궈놓은게 없으니 자신감이 없어지는 모양입니다만... 괜히 주변 친구들 들쑤셔서 내년 신입생들 낚아놓을 그물이나 짜고 있습니다;;; 머릿속에는 철이야 나이 들면서 좀 들수도 있는거고 높아진 눈만큼이야 적당히 외모만 되면 오케이가 파고들고 있습니다. 후우...

 

 그냥 크리스마스때 '남'동생이랑 어머니랑 와인사서 딸기케잌먹고 자축한 1人의 횡설수설이었습니다...긴글 읽으신 분께 감사의 말 드리고..ㅋㅋ 대단하십니다.

 

 ㅡㅡ 누가 여자 보는법좀 갈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