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쫑애2003.08.04
조회550

사건(?)의 발단은 남친의 휴가 때문이었어요.
7월 31일 남친이 초등학교 동창들과 휴가를 가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며칠전에 그 얘길 들었을땐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갔죠.
놀러간다는데 말릴 이유도 없는거니까...
휴가 가는 당일날.
전화해서 잘 놀다 오라고 할까 하다가 말았어요.
남친이 당연히 전화를 하겠거니 생각하고 그때 말해주려고..출발할 때든 도착해서든...
근데 그게 내 착각이었나봐요.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가 안 오더라구요.
나중엔 오기가 생겨서 나두 끝까지 연락 안하고 기다렸죠.
그날 잠들때까지도 전화 한통 없더군요.
평소에도 둘다 전화는 자주 안하는 편이긴 했지만 그래두 이번엔 멀리 떠나 있는건데
어쩜 연락 한번 안할 수가 있는지 괘씸하더라구요.
다음날 출근하는데 그제서야 전화가 오더군요.
당연히 말이 곱게 나갈 리가 없죠.
남친은 혼자 놀러간게 서운해서 삐졌다구 생각했는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했어요.
아무리 속이 좁다해도 설마 혼자 놀러간걸로 삐지기야 하겠어요.
전화를 끊고 생각해봤죠.
밤새 놀다가 더이상은 할 일도 없고 심심해지니 그때서야 저한테 연락을 한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결론 내리니 더 화가 나는게 어찌나 서운하던지.
도대체 날 얼마나 하찮은 존재로 생각했길래 그러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2일날 저녁에 전화가 왔어요. 도착해서 전화했나봐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저요? 당연히 계속 화난 상태. 전날보다 더...
따졌죠.
손가락에 기부스라도 했냐구..출발할 때든 도착해서든 문자나 전화 한번 하는게 글케 힘드냐구.
남친 하는 말..새벽에 전화했잖냐구 도리어 큰소리네요.
휴가 둘째날 아침 7시에 전화한것도 새벽에 속하는건지...
그 말에 발끈해서 비꼬아줬죠.
실컷 놀다가 심심해지니 전화한거 아니냐구...왜 당일날은 전화 못했냐구.
마지못해 미안하다구 하더군요.
정말 미안해서 그러는게 아니란거 눈치챘죠.
그냥 내가 삐지는게 귀찮아서 미안해할 이유도 납득 못하면서 내뱉는 말이란걸..
작년에도 비슷한 일로 맘상했던 기억이 있는데 또 그러네요.
그동안 난 쓸데없이 이것저것 보고(?)하고 살았던게 아닌가 싶어요.
깰 시간쯤 되면 전화해서 아양떨구 퇴근할때면 퇴근한다구 문자 보내구...
지금 생각하면 다 부질없는 짓이었는데...
남친은 내가 뭘하든 전혀 관심이 없었을텐데 얼마나 귀찮았을까 싶기도 해요.
그래서 이젠 남친이 하는 것처럼 나도 똑같이 하려구요.
그럼 나두 똑같은 인간이 되는거라구요? 그렇게 하죠 뭐..
그렇게 서로 무관심한채 지내다보면 헤어져도 맘은 덜 아프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