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기자들이 동료나 후배 여기자 뿐만 아니라 여성 취재원에게 가하는 성희롱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다, 잘못된 접대 관행에 익숙해져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환경부는 장관 주재로 출입기자 만찬을 가졌다.
저녁 식사를 겸한 1차를 끝낸 뒤 일부 기자들과 환경부 직원 20여명은 과천의 한 단란주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환경부 장관과 일부 기자들은 먼저 돌아간 뒤였다.
환경부 기자들 회식자리서 성희롱기자들의 성희롱은 단란주점 입구부터 시작됐다.
A 기자는 “과천의 단란주점에서 여자(여종업원)를 부르면 모내기하다 오는 아줌마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2차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던 B기자는 “여자를 부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C 기자는 “한 명만 부르자”며 동의를 구했고, B기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환경부 직원에게 여자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B기자가 환경부 직원에게 “여종업원을 부르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는 묵살됐고 결국 여종업원 4∼5명이 들어와 남자들 옆에 앉아 술을 따르고 기자들과 춤을 추기 시작했다.
B기자는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자 여종업원과 춤을 추던 D기자가 “허락없이 왜 사진을 찍냐.
초상권 침해다”라며 카메라를 뺏어 던지고, 말다툼 끝에 B기자의 얼굴에 손찌검까지 했다.
D기자는 나중에 B기자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식 자리에서의 성추행 사건은 이 외에도 많다.
지난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여성의 사진을 꺼내 보여 여기자들을 희롱했다가 사과를 했는가 하면, 큰 신문사의 기자가 시민단체 간사를 성추행한 일도 있었다.
기업 홍보를 담당하는 여성들을 희롱하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한 여기자는 “출입처 모임에서 성희롱을 당한 여성 취재원들이 울면서 나가는 모습도 목격했다”며 “심지어는 홍보 담당 여직원에게 한 남자 기자가 ‘무릎꿇고 술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기자든 취재원이든 여성에게 술 따르기강요와 음담패설은 예사이고, “기사 좀 잘 써주세요”라고 부탁하면 “그럼 당신은 뭘 해줄 건데?”라며 야릇한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어떤 기자는 젊은 여성 취재원과 단 둘이 만나 영화를 보자며 비디오방에 데려가 “키스를 해 봤냐”며 성희롱한 사례도 있다.
한 여기자는 “3차로 간 고급 단란주점에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종업원들이 나오는 바람에 너무 민망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 적도 있다”며 “2, 3차를 가게 되면 이런 일들을 많이 겪어 1차만 하고 ‘알아서 빠져주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했다.
취재원에 “무릎꿇고 술따르라” 요구 환경부 출입기자들은 지난 28일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 때문에 총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들은 “술자리에 여자를 부르는 것이 문제인가, 접대를 받는 자체가 문제인가”에 대해 논의를 했고 “본질은 당시 같이 있던 사람들 모두가 함께 있던 여성의 의사를 무시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앞으로는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의 계기로 삼자”고 의견을 모았다.
접대문화와 취재원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차후에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여성부 장관 출신인 한명숙 환경부 장관은 지난 2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을 주제로 직접 특강에 나섰다.
11일 회식 자리에서 일어난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 나서다.
“단란주점 접대관행 근절해야” 회식 자리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사건의 이유에 대해 여기자들은 “잘못된 회식과 접대 문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여기자는 “1차 자리가 끝나면 일부 남자 기자들이 먼저 ‘○○ 기자 때문에 좋은 데도 못 가잖아’라며 공공연히 2차에서 빠질 것을 종용한다”며 “회식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도 ‘그러길래 뭐하러 따라와서…’라며 여기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고 한탄했다.
한 신문사의 여기자는 “노래방에 가도 될 것을, 꼭 여종업원이 나오는 곳으로 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며 “취재원들도 그런 곳에서 2, 3차를 ‘모셔야’ 제대로 접대를 한 것처럼 오해하다 보니 이런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기자는 “최근 한 단란주점에서 2차를 끝내고 나오는데 술값을 계산한 취재원이 ‘여기자가 와 줘서 너무 고맙다.
덕분에 오늘은 여종업원을 안 불러서 술값이 적게 나왔다.
앞으로도 꼭 참석해 달라’고 말해 정말 부끄러웠다”며 “성희롱 예방 교육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서민자 여성민우회 상담부장은 “성희롱은 ‘해서는 안 될 것’이지 ‘당하지 않기 위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희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회식 문화 자체를 바꾸기 위해 정부부처나 각 기관들이 회식이나 접대시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을 가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들 ‘술자리 성희롱’ 심각
기자들 ‘술자리 성희롱’ 심각
성희롱이 공공연히 이뤄지는 언론계의 술자리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남성 기자들이 동료나 후배 여기자 뿐만 아니라 여성 취재원에게 가하는 성희롱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다, 잘못된 접대 관행에 익숙해져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환경부는 장관 주재로 출입기자 만찬을 가졌다.
저녁 식사를 겸한 1차를 끝낸 뒤 일부 기자들과 환경부 직원 20여명은 과천의 한 단란주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환경부 장관과 일부 기자들은 먼저 돌아간 뒤였다.
환경부 기자들 회식자리서 성희롱기자들의 성희롱은 단란주점 입구부터 시작됐다.
A 기자는 “과천의 단란주점에서 여자(여종업원)를 부르면 모내기하다 오는 아줌마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2차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던 B기자는 “여자를 부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C 기자는 “한 명만 부르자”며 동의를 구했고, B기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환경부 직원에게 여자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B기자가 환경부 직원에게 “여종업원을 부르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는 묵살됐고 결국 여종업원 4∼5명이 들어와 남자들 옆에 앉아 술을 따르고 기자들과 춤을 추기 시작했다.
B기자는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자 여종업원과 춤을 추던 D기자가 “허락없이 왜 사진을 찍냐.
초상권 침해다”라며 카메라를 뺏어 던지고, 말다툼 끝에 B기자의 얼굴에 손찌검까지 했다.
D기자는 나중에 B기자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식 자리에서의 성추행 사건은 이 외에도 많다.
지난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여성의 사진을 꺼내 보여 여기자들을 희롱했다가 사과를 했는가 하면, 큰 신문사의 기자가 시민단체 간사를 성추행한 일도 있었다.
기업 홍보를 담당하는 여성들을 희롱하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한 여기자는 “출입처 모임에서 성희롱을 당한 여성 취재원들이 울면서 나가는 모습도 목격했다”며 “심지어는 홍보 담당 여직원에게 한 남자 기자가 ‘무릎꿇고 술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기자든 취재원이든 여성에게 술 따르기강요와 음담패설은 예사이고, “기사 좀 잘 써주세요”라고 부탁하면 “그럼 당신은 뭘 해줄 건데?”라며 야릇한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어떤 기자는 젊은 여성 취재원과 단 둘이 만나 영화를 보자며 비디오방에 데려가 “키스를 해 봤냐”며 성희롱한 사례도 있다.
한 여기자는 “3차로 간 고급 단란주점에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종업원들이 나오는 바람에 너무 민망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 적도 있다”며 “2, 3차를 가게 되면 이런 일들을 많이 겪어 1차만 하고 ‘알아서 빠져주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했다.
취재원에 “무릎꿇고 술따르라” 요구 환경부 출입기자들은 지난 28일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 때문에 총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들은 “술자리에 여자를 부르는 것이 문제인가, 접대를 받는 자체가 문제인가”에 대해 논의를 했고 “본질은 당시 같이 있던 사람들 모두가 함께 있던 여성의 의사를 무시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앞으로는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의 계기로 삼자”고 의견을 모았다.
접대문화와 취재원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차후에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여성부 장관 출신인 한명숙 환경부 장관은 지난 2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을 주제로 직접 특강에 나섰다.
11일 회식 자리에서 일어난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고 나서다.
“단란주점 접대관행 근절해야” 회식 자리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사건의 이유에 대해 여기자들은 “잘못된 회식과 접대 문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여기자는 “1차 자리가 끝나면 일부 남자 기자들이 먼저 ‘○○ 기자 때문에 좋은 데도 못 가잖아’라며 공공연히 2차에서 빠질 것을 종용한다”며 “회식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도 ‘그러길래 뭐하러 따라와서…’라며 여기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고 한탄했다.
한 신문사의 여기자는 “노래방에 가도 될 것을, 꼭 여종업원이 나오는 곳으로 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며 “취재원들도 그런 곳에서 2, 3차를 ‘모셔야’ 제대로 접대를 한 것처럼 오해하다 보니 이런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기자는 “최근 한 단란주점에서 2차를 끝내고 나오는데 술값을 계산한 취재원이 ‘여기자가 와 줘서 너무 고맙다.
덕분에 오늘은 여종업원을 안 불러서 술값이 적게 나왔다.
앞으로도 꼭 참석해 달라’고 말해 정말 부끄러웠다”며 “성희롱 예방 교육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서민자 여성민우회 상담부장은 “성희롱은 ‘해서는 안 될 것’이지 ‘당하지 않기 위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희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회식 문화 자체를 바꾸기 위해 정부부처나 각 기관들이 회식이나 접대시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을 가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경숙 기자 ksan@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