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응답이 없자 스파키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최대한의 속도로 달리며 그는 온 몸에 전력을 끌어올려 전투준비를 했다. 비행선의 입구에 다다랐을때 입구 주변에 피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노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왼팔이 뜯겨나간 상태였다.
"노엘!" "음........ 자......자네군......." "무슨 일입니까? 다른 사람들은......" "돌연변이들이...... 크윽....."
노엘의 팔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선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스파키는 칼에 전력을 계속 흘려 칼의 온도를 최대한 높였다. 어느정도 온도가 되자 그는 칼을 노엘의 상처에 댔다. 곧 지지는 소리와 함께 노엘이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 "조금 참으십시오." "헉,헉,헉, 고, 고맙....네......."
노엘은 고개를 떨구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한 것이다. 스파키는 노엘의 상태를 확인한 후 바로 다른 사람을 찾았다. 조종실에 호파스와 코지마 박사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호파스는 머리를 맞았는지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코지마 박사는 이미 가망이 없었다. 두개골이 깨져서 조종석에 그의 것으로 보이는 골수와 피가 퍼져있었다.
"이런.... 실수다."
변이를 일으킨 놈들에게 처음 공격을 당한 후에 바로 비행선으로 돌아왔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는 나머지 한사람을 찾았다.
"아리아!"
그때 호파스가 정신을 차린듯 몸을 움직였다. 스파키가 얼른 다가가 몸을 돌리고 얼굴을 살피자 겨우 눈을 뜬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런.......버르장...머리.......이제.......오냐........" "어떻게 된겁니까?" "아리아가....." "누굽니까?" "젊은 여자가 도움을.... 요청하길레 문을... 열었다." "..........." "뒤에 돌연변이가 있을줄은......... 아리아가 잡혀갔다. 미안하다...... 막지 못했다." "문을 닫고 비행선을 띄우십시오. 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냥 떠나십시오." "스파키." "..........." "놈은 특별하다."
호파스는 이 말을 마직막으로 다시 정신을 잃었다. 스파키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에디를 불렀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호파스의 연구실에 가보니 에디의 몸이 헤체되어 있었다. 호파스가 또 무언가를 장착하려고 했었는지 전원이 완전히 나간 상태에서 몸 전체가 분리되어 있었다.
"하필.....이럴때......"
스파키는 하는 수 없이 호파스와 노엘을 조종실의 바닥에 잘 눕힌 후 비행선을 나오며 문을 닫는 버튼을 눌렀다. 어쨌든 다시 놈들이 공격을 하더라도 쉽게 들어가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스파키는 다시 도시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비행선의 측면에 몸을 숨기고 그를 지켜보던 캔은 한숨을 쉬었다.
"미안하다........."
스파키는 엄청난 불안감에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놈들은 길트가 없는 인간을 먹는다고 했다. 아리아도 길트가 있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뇌속에만 소량의 길트가 발견된다고 했다. 그 사실을 놈들이 눈치채기 전에 아리아는 죽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찾거나 이미 죽었다면 이 도시 전체를 날려버릴 각오를 하며 스파키는 정신없이 뛰었다. 도시 안으로 접어든 그는 바닥을 살폈다. 놈들의 발자국을 찾는 것은 쉬웠다. 스파키는 그 중에서 조금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유독 한 놈의 발자국이 컸다. 신장이 적어도 3미터는 족히 될만큼의 발자국이었다. 술을 가져온 지하실에서 본 놈보다 훨씬 큰 녀석이다. 호파스의 말대로 그냥 크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으니 여기 있는 놈들이 명령을 들으며 부하노릇을 하는 것이다. 녀석에게 사람의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아리아의 얼굴을 보고 금방 죽이지는 않을텐데.... 그런 절박한 기대를 하고 싶을 정도로 스파키의 마음은 불안했다. 큰 발자국은 도시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었다. 발자국을 따라 30분 정도 움직이자 놈들의 본거지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나타났다. 벌써 어두워져서 주변은 온통 어둠에 휩싸였지만 유독 앞에 보이는 건물만이 안에서 피워놓은 불빛으로 넘실거리는 그리자를 뿌려대고 있었다. 스파키는 서둘러서 전력을 돌리며 두 손에서 아예 강한 스파크를 튀기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벌써 그녀를 죽였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죽이지 않았다면 안에 있는 놈들이 전부 밖으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
"끼얍!"
단발마의 기합과 함께 그의 손에서 굵은 전력이 앞으로 쏘아지며 놈들의 건물에 큼지막한 구멍을 뚫었다. 그는 그대로 전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좌우로 전력줄기를 흔들었다. 큰 파열음을 토해내며 몸부림치는 전력은 그의 예상대로 놈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건물의 입구로부터 몸의 일부가 변이를 일으킨 흉한 몰골의 놈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처음 자신을 공격하던 놈도 있었고 두목으로 생각되던 놈도 다리를 절뚝거리며 뛰어나왔다. 스파키와 미리 대면을 했던 놈들은 입을 쩌억 벌리며 뒤로 몸을 숨겼다.
"여잘 내놔. 안그러면 전부 죽이겠다."
스파키가 온 몸에서 지독한 스파크를 튀기면서 말하는 동안에도 건물 안에서 놈들이 쉬지 않고 밀려나왔다. 대충 세어봐도 100명은 넘어보였다. 놈들은 전부 손에 무언가 하나씩 들고 금새 스파키의 주위를 에워쌌다.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 여잘 내놔!"
스파키가 소리쳤지만 놈들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그는 희생양을 골랐다. 그는 그대로 아무렇게나 손을 뻗으며 힘껏 전력을 쏘았다. 곧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한 놈의 몸이 산산조각나며 사방으로 퍼졌다.
"너희들은 날 이기지 못한다. 여자를 돌려준다면 조용히 사라지겠다."
그때 한 놈이 앞으로 나섰다.
"네 동료였군...... 정말 그냥 갈텐가?" "그렇다." "복수 안하고?" "나도 너희중 몇 놈을 죽였으니 비긴 셈이지." "좋다. 돌려주겠다."
스파키는 아직 아리아가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그녈 데리고 조용히 떠날 생각을 하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자를 돌려주겠다고 말한 녀석의 허리가 두동강나며 그 뒤에서 작은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의 손엔 긴 칼이 들려있었다.
"너도 길트냐?"
녀석이 나타나자 다른 놈들의 눈빛이 변했다. 분명 커다란 발자국을 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정작 그놈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그마한 놈이 두목처럼 보였다.
"그래, 나도 길트다. 그래서 이런 능력이 있지." "그럼 우리와 함께 하라. 여잔 돌려주겠다." "우선 살아있는지 보자." "여잘 데려와."
놈이 명령하자 안에서 그 발자국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입구를 힘겹게 빠져나온 놈은 지하실에서 봤던 놈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 크기가 두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였다. 놈은 한손엔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다른 손엔 아리아의 팔을 잡고 질질 끌며 나타났다. 아리아도 상당히 반항을 했는지 얼굴과 팔에 상처가 보였다. 바닥에 질질 끌리며 나온 그녀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아니면 이미 죽었는지 축 늘어져 있었다.
"아직 살아있다." "죽었다면 여기 있는 놈 전부 죽이겠다." "가능할까?" "보여주마."
스파키는 먼저 행동을 취하기로 했다. 만일 놈들이 아리아를 인질로 삼기 시작한다면 행동을 봉쇄당하게 된다. 그러기 전에 놈들을 공포로 몰아야 한다. 여자가 죽거나 말거나 화풀이를 하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스파키는 팔을 양쪽으로 뻗으며 그대로 전력을 뿌렸다. 몸 안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상당한 양의 전력을 그대로 팔을 통해 해방시켰다. 순간, 스파키의 양쪽에 서 있던 놈들이 뒤로 넘어가며 어떤 놈은 몸이 찢기고 어떤 놈은 그대로 시커멓게 타버리다가 흩어져버렸다. 놈들이 경악하며 스파키에게서 확실히 멀어졌고 그가 다시 팔에 전력을 돌리며 스파크를 튀기자 두목도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자, 여잘 내놔. 그럼 조용히 간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수상한 짓을 하면 전부 죽는다." "정말 대단한 힘이군." "난 참을성이 없다." "이 여자가 그리도 소중한가? 그럼 내 부하가 되라." "..........." "안그러면 이 여잘 죽이겠다."
놈은 이렇게 말하며 칼을 들어 아리아의 몸에 댔다. 놈은 칼을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프로급이다. 무슨 수로 저 뒤에 있는 거대한 괴물을 조종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작은 체구에서 사람의 몸을 절단하는 힘이 그냥 나오지는 않는다. 방금 그가 보인 것은 힘이 아닌 기술이다. 스파키는 고민했다. 이 상태에서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면 아리아를 구하기는 커녕 자신조차 놈의 손에 놀아나게 된다. 그것은 훨씬 더 비참한 상황이다.
"죽여라." "뭐?" "죽이라고 했다. 그리고 네놈들도 전부 죽이겠다."
스파키는 이번엔 팔에 머무르고 있던 전력을 사방으로 뿌렸다. 그와 가까이 있던 놈들이 몸을 심하게 떨며 그대로 쓰러졌다. 아까보다는 약한 힘이었지만 살아나기 힘들만큼의 전력이었다. 하지만 놈은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대단해. 아주 대단해." "........." "넌 길트가 팔을 바꾼 모양이구나. 아직 모양은 멀쩡하지만 언젠가는 변이가 일어나겠지. 그래도 용케 그런 엄청난 힘을 부리는군. 너만 있으면 작은 도시 하나는 맘대로 할 수 있겠다. 하하하하." "................" "연극하지 마라. 네 심장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얌전히 굴면 여잘 살린다. 난 여기 있는 놈들 하나도 아깝지 않다. 물론 내 목숨도 말이지. 자, 여잘 죽일텐가? 정말 그래도 상관없나?"
이렇게 말한 놈은 아리아의 어깨에 칼을 박았다. 그리고 놈은 칼 끝을 빙글 돌리며 아리아의 살첨을 후벼파냈다. 기절한 상태였지만 너무도 극심한 고통에 아리아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스파키의 도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아리아가 죽는다면 처절한 복수를 할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놈들을 죽이고 그녀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놈의 실력이면 자신의 전력이 닿는 것과 동시에 아리아의 목이 날아갈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놈이 비열한 웃음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
"우린 전부 길트에 감염되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이다. 그런 놈들만 모여있지. 그리고 내 뒤에 있는 놈도 마찬가였다. 이렇게 되기는 했지만 말야." "사람을 먹는다고 길트가 없어지나?"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을 한 적은 있지. 원래 난 사람고기를 좋아하거든."
놈은 칼 끝에 붙은 아리아의 살점을 입안으로 넣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스파키를 바라보았다.
"음~ 역시 살아있을때 먹어야 해. 근데 이렇게 먹다보면 금방 죽어버리거든." "이자식....... 죽인다........." "이런~ 여자를 살리고 싶긴 하군 그래~" "그래. 살리고 싶다. 하지만 죽는다면 어쩔 수 없지." "하하하. 좋아. 좋아. 좋아. 그럼 네 놈을 조금 손봐주고 다시 말해보지. 캔!"
스파키는 놈이 부르는 이름을 듣고 얼른 몸을 숙였다. 예상대로 캔이라는 놈이 스파키의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느린 속도였다. 다리에 입은 상처때문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캔은 스파키를 조용히 바라보더니 다시 천천히 다가왔다.
"아까 떠났으면 좋았을텐데....." "왜 말해주지 않았나? 저 놈의 부하가 아니라고 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배신은 할 수 없으니까." "전부 죽이겠다." "그래...... 당신이라면 가능하지. 부탁이 있다."
캔이 스파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자 스콜이 발악을 했다.
"캔! 뭐하나! 동생을 죽일 셈인가?"
그 말에 스파키는 캔이라는 녀석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캔은 스콜을 한 번 보더니 스파키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제 알겠지? 내 동생이 놈의 수중에 있다. 그래서 이제까지 시키는대로 했지." ".........." "하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난 더 이상 놈이 시키는대로 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동생의 목숨을 구걸하는 것은 동생이 원하지 않을 것이다." "죽어도 좋단 말인가?" "당신에게 걸겠다." "..............." "당신을 돕겠다. 내가 놈의 주위를 끌겠다. 그 동안 여잘 구해라.그리고...." "놈을 꼭 죽이겠다. 네 동생도 구한다." "믿겠다."
스파키의 전설 - 제5화 - 유적이 되어버린 도시 #3
"호파스."
아무런 응답이 없자 스파키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최대한의 속도로 달리며 그는 온 몸에 전력을 끌어올려 전투준비를 했다.
비행선의 입구에 다다랐을때 입구 주변에 피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노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왼팔이 뜯겨나간 상태였다.
"노엘!"
"음........ 자......자네군......."
"무슨 일입니까? 다른 사람들은......"
"돌연변이들이...... 크윽....."
노엘의 팔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선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스파키는 칼에 전력을 계속 흘려 칼의 온도를 최대한 높였다.
어느정도 온도가 되자 그는 칼을 노엘의 상처에 댔다.
곧 지지는 소리와 함께 노엘이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
"조금 참으십시오."
"헉,헉,헉, 고, 고맙....네......."
노엘은 고개를 떨구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한 것이다.
스파키는 노엘의 상태를 확인한 후 바로 다른 사람을 찾았다.
조종실에 호파스와 코지마 박사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호파스는 머리를 맞았는지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코지마 박사는 이미 가망이 없었다.
두개골이 깨져서 조종석에 그의 것으로 보이는 골수와 피가 퍼져있었다.
"이런.... 실수다."
변이를 일으킨 놈들에게 처음 공격을 당한 후에 바로 비행선으로 돌아왔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는 나머지 한사람을 찾았다.
"아리아!"
그때 호파스가 정신을 차린듯 몸을 움직였다.
스파키가 얼른 다가가 몸을 돌리고 얼굴을 살피자 겨우 눈을 뜬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런.......버르장...머리.......이제.......오냐........"
"어떻게 된겁니까?"
"아리아가....."
"누굽니까?"
"젊은 여자가 도움을.... 요청하길레 문을... 열었다."
"..........."
"뒤에 돌연변이가 있을줄은......... 아리아가 잡혀갔다. 미안하다...... 막지 못했다."
"문을 닫고 비행선을 띄우십시오. 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냥 떠나십시오."
"스파키."
"..........."
"놈은 특별하다."
호파스는 이 말을 마직막으로 다시 정신을 잃었다.
스파키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에디를 불렀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호파스의 연구실에 가보니 에디의 몸이 헤체되어 있었다.
호파스가 또 무언가를 장착하려고 했었는지 전원이 완전히 나간 상태에서 몸 전체가 분리되어 있었다.
"하필.....이럴때......"
스파키는 하는 수 없이 호파스와 노엘을 조종실의 바닥에 잘 눕힌 후 비행선을 나오며 문을 닫는 버튼을 눌렀다.
어쨌든 다시 놈들이 공격을 하더라도 쉽게 들어가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스파키는 다시 도시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비행선의 측면에 몸을 숨기고 그를 지켜보던 캔은 한숨을 쉬었다.
"미안하다........."
스파키는 엄청난 불안감에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놈들은 길트가 없는 인간을 먹는다고 했다.
아리아도 길트가 있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뇌속에만 소량의 길트가 발견된다고 했다.
그 사실을 놈들이 눈치채기 전에 아리아는 죽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찾거나 이미 죽었다면 이 도시 전체를 날려버릴 각오를 하며 스파키는 정신없이 뛰었다.
도시 안으로 접어든 그는 바닥을 살폈다.
놈들의 발자국을 찾는 것은 쉬웠다.
스파키는 그 중에서 조금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유독 한 놈의 발자국이 컸다.
신장이 적어도 3미터는 족히 될만큼의 발자국이었다.
술을 가져온 지하실에서 본 놈보다 훨씬 큰 녀석이다.
호파스의 말대로 그냥 크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으니 여기 있는 놈들이 명령을 들으며 부하노릇을 하는 것이다.
녀석에게 사람의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아리아의 얼굴을 보고 금방 죽이지는 않을텐데....
그런 절박한 기대를 하고 싶을 정도로 스파키의 마음은 불안했다.
큰 발자국은 도시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었다.
발자국을 따라 30분 정도 움직이자 놈들의 본거지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나타났다.
벌써 어두워져서 주변은 온통 어둠에 휩싸였지만 유독 앞에 보이는 건물만이 안에서 피워놓은 불빛으로 넘실거리는 그리자를 뿌려대고 있었다.
스파키는 서둘러서 전력을 돌리며 두 손에서 아예 강한 스파크를 튀기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벌써 그녀를 죽였을지도 모르지만 아직 죽이지 않았다면 안에 있는 놈들이 전부 밖으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
"끼얍!"
단발마의 기합과 함께 그의 손에서 굵은 전력이 앞으로 쏘아지며 놈들의 건물에 큼지막한 구멍을 뚫었다.
그는 그대로 전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좌우로 전력줄기를 흔들었다.
큰 파열음을 토해내며 몸부림치는 전력은 그의 예상대로 놈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건물의 입구로부터 몸의 일부가 변이를 일으킨 흉한 몰골의 놈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처음 자신을 공격하던 놈도 있었고 두목으로 생각되던 놈도 다리를 절뚝거리며 뛰어나왔다.
스파키와 미리 대면을 했던 놈들은 입을 쩌억 벌리며 뒤로 몸을 숨겼다.
"여잘 내놔. 안그러면 전부 죽이겠다."
스파키가 온 몸에서 지독한 스파크를 튀기면서 말하는 동안에도 건물 안에서 놈들이 쉬지 않고 밀려나왔다.
대충 세어봐도 100명은 넘어보였다.
놈들은 전부 손에 무언가 하나씩 들고 금새 스파키의 주위를 에워쌌다.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 여잘 내놔!"
스파키가 소리쳤지만 놈들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그는 희생양을 골랐다.
그는 그대로 아무렇게나 손을 뻗으며 힘껏 전력을 쏘았다.
곧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한 놈의 몸이 산산조각나며 사방으로 퍼졌다.
"너희들은 날 이기지 못한다. 여자를 돌려준다면 조용히 사라지겠다."
그때 한 놈이 앞으로 나섰다.
"네 동료였군...... 정말 그냥 갈텐가?"
"그렇다."
"복수 안하고?"
"나도 너희중 몇 놈을 죽였으니 비긴 셈이지."
"좋다. 돌려주겠다."
스파키는 아직 아리아가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그녈 데리고 조용히 떠날 생각을 하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자를 돌려주겠다고 말한 녀석의 허리가 두동강나며 그 뒤에서 작은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의 손엔 긴 칼이 들려있었다.
"너도 길트냐?"
녀석이 나타나자 다른 놈들의 눈빛이 변했다.
분명 커다란 발자국을 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정작 그놈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그마한 놈이 두목처럼 보였다.
"그래, 나도 길트다. 그래서 이런 능력이 있지."
"그럼 우리와 함께 하라. 여잔 돌려주겠다."
"우선 살아있는지 보자."
"여잘 데려와."
놈이 명령하자 안에서 그 발자국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입구를 힘겹게 빠져나온 놈은 지하실에서 봤던 놈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 크기가 두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였다.
놈은 한손엔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다른 손엔 아리아의 팔을 잡고 질질 끌며 나타났다.
아리아도 상당히 반항을 했는지 얼굴과 팔에 상처가 보였다.
바닥에 질질 끌리며 나온 그녀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아니면 이미 죽었는지 축 늘어져 있었다.
"아직 살아있다."
"죽었다면 여기 있는 놈 전부 죽이겠다."
"가능할까?"
"보여주마."
스파키는 먼저 행동을 취하기로 했다.
만일 놈들이 아리아를 인질로 삼기 시작한다면 행동을 봉쇄당하게 된다.
그러기 전에 놈들을 공포로 몰아야 한다.
여자가 죽거나 말거나 화풀이를 하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스파키는 팔을 양쪽으로 뻗으며 그대로 전력을 뿌렸다.
몸 안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상당한 양의 전력을 그대로 팔을 통해 해방시켰다.
순간, 스파키의 양쪽에 서 있던 놈들이 뒤로 넘어가며 어떤 놈은 몸이 찢기고 어떤 놈은 그대로 시커멓게 타버리다가 흩어져버렸다.
놈들이 경악하며 스파키에게서 확실히 멀어졌고 그가 다시 팔에 전력을 돌리며 스파크를 튀기자 두목도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자, 여잘 내놔. 그럼 조용히 간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수상한 짓을 하면 전부 죽는다."
"정말 대단한 힘이군."
"난 참을성이 없다."
"이 여자가 그리도 소중한가? 그럼 내 부하가 되라."
"..........."
"안그러면 이 여잘 죽이겠다."
놈은 이렇게 말하며 칼을 들어 아리아의 몸에 댔다.
놈은 칼을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프로급이다.
무슨 수로 저 뒤에 있는 거대한 괴물을 조종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작은 체구에서 사람의 몸을 절단하는 힘이 그냥 나오지는 않는다.
방금 그가 보인 것은 힘이 아닌 기술이다.
스파키는 고민했다.
이 상태에서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면 아리아를 구하기는 커녕 자신조차 놈의 손에 놀아나게 된다.
그것은 훨씬 더 비참한 상황이다.
"죽여라."
"뭐?"
"죽이라고 했다. 그리고 네놈들도 전부 죽이겠다."
스파키는 이번엔 팔에 머무르고 있던 전력을 사방으로 뿌렸다.
그와 가까이 있던 놈들이 몸을 심하게 떨며 그대로 쓰러졌다.
아까보다는 약한 힘이었지만 살아나기 힘들만큼의 전력이었다.
하지만 놈은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대단해. 아주 대단해."
"........."
"넌 길트가 팔을 바꾼 모양이구나. 아직 모양은 멀쩡하지만 언젠가는 변이가 일어나겠지. 그래도 용케 그런 엄청난 힘을 부리는군. 너만 있으면 작은 도시 하나는 맘대로 할 수 있겠다. 하하하하."
"................"
"연극하지 마라. 네 심장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얌전히 굴면 여잘 살린다. 난 여기 있는 놈들 하나도 아깝지 않다. 물론 내 목숨도 말이지. 자, 여잘 죽일텐가? 정말 그래도 상관없나?"
이렇게 말한 놈은 아리아의 어깨에 칼을 박았다.
그리고 놈은 칼 끝을 빙글 돌리며 아리아의 살첨을 후벼파냈다.
기절한 상태였지만 너무도 극심한 고통에 아리아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스파키의 도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아리아가 죽는다면 처절한 복수를 할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놈들을 죽이고 그녀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놈의 실력이면 자신의 전력이 닿는 것과 동시에 아리아의 목이 날아갈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놈이 비열한 웃음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
"우린 전부 길트에 감염되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이다. 그런 놈들만 모여있지. 그리고 내 뒤에 있는 놈도 마찬가였다. 이렇게 되기는 했지만 말야."
"사람을 먹는다고 길트가 없어지나?"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을 한 적은 있지. 원래 난 사람고기를 좋아하거든."
놈은 칼 끝에 붙은 아리아의 살점을 입안으로 넣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스파키를 바라보았다.
"음~ 역시 살아있을때 먹어야 해. 근데 이렇게 먹다보면 금방 죽어버리거든."
"이자식....... 죽인다........."
"이런~ 여자를 살리고 싶긴 하군 그래~"
"그래. 살리고 싶다. 하지만 죽는다면 어쩔 수 없지."
"하하하. 좋아. 좋아. 좋아. 그럼 네 놈을 조금 손봐주고 다시 말해보지. 캔!"
스파키는 놈이 부르는 이름을 듣고 얼른 몸을 숙였다.
예상대로 캔이라는 놈이 스파키의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느린 속도였다.
다리에 입은 상처때문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캔은 스파키를 조용히 바라보더니 다시 천천히 다가왔다.
"아까 떠났으면 좋았을텐데....."
"왜 말해주지 않았나? 저 놈의 부하가 아니라고 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배신은 할 수 없으니까."
"전부 죽이겠다."
"그래...... 당신이라면 가능하지. 부탁이 있다."
캔이 스파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자 스콜이 발악을 했다.
"캔! 뭐하나! 동생을 죽일 셈인가?"
그 말에 스파키는 캔이라는 녀석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캔은 스콜을 한 번 보더니 스파키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제 알겠지? 내 동생이 놈의 수중에 있다. 그래서 이제까지 시키는대로 했지."
".........."
"하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난 더 이상 놈이 시키는대로 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동생의 목숨을 구걸하는 것은 동생이 원하지 않을 것이다."
"죽어도 좋단 말인가?"
"당신에게 걸겠다."
"..............."
"당신을 돕겠다. 내가 놈의 주위를 끌겠다. 그 동안 여잘 구해라.그리고...."
"놈을 꼭 죽이겠다. 네 동생도 구한다."
"믿겠다."
캔은 이 말을 끝으로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