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한사람으로 느낀 정몽헌 회장(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들국화2003.08.08
조회718

 

글쓰기 좋아하고 감성이 풍부한 사춘기 소녀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사는 주부의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국문과를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로 당신께서는 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나 봅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참 예민하고  속이 여리며  감성도 풍부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당신께서는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시고 고독을 즐기셨다지요..

 

저도 고독을 즐길 줄 아는데..

 

그때 만큼은 참 행복하지요..

 

수줍음을 많이 타서 촌닭,촌색시로 불리었다는 학창시절..

 

어찌보면 당신은 대기업 총수를 맡기엔  너무  여린 사람이 아니였을까요..

 

남들은 다 강하게 보였다지만

겉으론 강하게 보이지만 내면은  한없이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지요..

 

당신의 선친과 당신께서 이루어 놓은 남북한의 활달한 교류가 실향민들의 많은

희망이 되었고 힘이 되었습니다

 

당신께서 김윤규 사장에게 남긴 그 유서 한줄이 주부인 저에게도

눈시울을 적시게 하네요.

 

"당신 너무 자주 윙크하는 버릇 고치세요"

 

죽음을 앞두고  그런 유모스런 농담을 할 수 있다는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눈 주위 근육을 다쳐서  수시로 떨리는 것을 당신께서는

회사일로 바뻐서 치료 시기를 놓쳐 버린 미안한 마음 때문에  "윙크" 라고 늘 역설 적으로

표현을 해서 사석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더군요..

 

그것만 보더라도 당신께서는 얼마나 남을 배려 할 줄 아는지 느낍니다.. 

 

저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현대" 라는 기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비슷한 라이벌 회사에 몸 담고 있기때문이지요.

 

또한 실향민 가족이신 어머님께서 추석 즈음에 8차 이산가족 상봉을

눈 앞에 두고 계시는데.....

 

당신께서  쏟아 부은 정성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당신께서  일궈 놓으신  업적들 만큼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궈 놓으신 많은 일들이 당신께서 떠난 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기를

하는 바램입니다..

 

힘에 겨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털어 놓지도 못하고

 

가슴속에 얼마나 많은 것을 쌓아 두었기에

어깨에 진 짐이 얼마나 무거웠기에

당신께서는 다 내려 놓으시기로 하셨을까요..

 

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냥  단란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문학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청년으로 살기를 ......

 

 

 당신과는 무관한 한 주부인데도 사랑하는 가족을 등지고 떠나는 가장의 그 마음만 생각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걸까요..

 

오늘이 당신의 영결식 입니다..

 

당신만이  모든 진실을 알고 있겠지요..

 

쉰여섯의 한참 정열을 쏟을 나이에...

 

인생사 "공수래공수거" 이거늘...

 

모든 짐 다 내려 놓으시고 편한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