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어린여자아이가..

추억2008.01.09
조회921

안녕하세요..

 

이제 40대 후반을 달리고 있는 남자입니다.

 

참 잼있는 경험을 해서 잠깐 글을 써 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전 쯤..제가 28살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같이 일하는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한 3개월 정도.. 저보다 6살 어린친구였죠. 어리고 이쁘고 ..하지만 좀 특이한 친구

 

였습니다. 날씬하지만 정말 먹는걸 좋아하죠. 친하지 않는 사람과는 밥 자체를 안먹습니다.

 

너무 개걸스럽게 먹어서.. 사귀기전에 생일선물사달라고 해서 뭐 사줄까? 했더니

 

고기사달라고 하는 친구였습니다. 고기 그까짓..얼마나 하겠습니까.. 정말..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둘이서 돼지갈비 12인분을 먹었습니다..전 원래 양이 좀 적은 편이어서 많이 못먹었구요..

 

그친구가 거진 다 먹고 후식으로 쿠키와 호박죽을 먹더군요..데이트를 하면 하루에 5끼를 먹습니다.

 

암튼 식성은 여기까지고..

 

참 대견한게 고등학교때부터 일본으로 유학가고 싶다고 무작정 독학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서

 

그뒤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던 친구였습니다. 헤어디자이너쪽으로 진로를 결정한

 

친구라 대학도 그쪽으로 가구..꿈이 참컸던 친구였죠..일본몇년있다가 미국으로 갈꺼라고 그리고

 

돌아와서 종로 한복판에 거대한 샵을 차리고 싶다고 항상 말했습니다.

 

저는 그친구가 참 좋았습니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이 명확하고 그꿈을 한치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는 신념 또한 좋았습니다.

 

그러나 좀 튀는 성격이 있어서 보고싶으면 두세시간 걸리는 거리도 서슴치 않고 오라던지 혹은

 

온다던지..(저는 그당시 취업문제로 바뻣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일본유학 날짜..

 

결국 우리는 헤어짐을..아니 제가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통보했습니다.

 

참 둘이 부둥켜 않고 많이 울었습니다. 그냥 서로 힘들고 지치고....

 

정말 닮은점도 많았던 친구여서 제가 항상 햇던말이 있습니다.

 

"니나 나고 내가 너야" 란 말을 그친구와 마지막 만남때 말을 했습니다...그리고 그친구는

 

유학길에 올랐습니다..그후 간간히 전화가 와서 몇번 통화도 했었고.. 들리는 얘기로는

 

일본학교에서 학생회장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전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지금까지도 몸을 담고 있습니다..결혼도 하고..자식도 있습니다.

 

엊그제..우연히 종로쪽을 가게 되었습니다. 요즘 흰머리가 많이 보여서 온김에 염색이나 하자

 

생각하고 미용실을 찾다가 그친구가 항상 말했던 그장소  옆쪽으로 미용실이 하나있더군요..

 

오픈한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꽤 규모가 컸습니다.  평소라면 너무 젊은층들이 가는곳이라 안갔겠

 

지만 이상하게 발걸음이 옮겨 지더군요..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영화같은일이 벌어지기도 하더군요..

 

젊은 친구들이 저의 머리를 하고 있는 동안 반대편쪽에서 원장으로 보이는 한 여인이 손님과

 

상담을 하더군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아니겟지 아니겠지..하다 눈이 마주친 순간

 

저희 둘은 서로 놀랬고 잠시 어색한 표정이 오간데 없이 활짝 웃으며 부둥켜 안았습니다.

 

주위를 신경도 안쓰고 정말이지 한동안 꼭 껴안았습니다.

 

정말 대견하게 ..자신이 생각했던 꿈을 그대로 이루어낸 그 친구를 보면서..

 

참 대견하다..대단하다란 말밖에 안나오더군요..

 

좀더 얘기를 하고 싶지만..곧 회의 시간이라서..

 

여담이지만 그친구는 자신이 말했던 자리에 꼭 내고 싶었는데 못내서 아쉽다며 툴툴거리더군요..

 

요즘 젊은이들 진로걱정 취업걱정으로 고생이 많을텐데..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는것

 

인생 참 아름답게 사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