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차라리 다시 뚱뚱해지고 싶어요

루비2008.01.11
조회2,973

처음 태어났을때 저체중에 출산일을 10일가량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팔삭동이처럼 되게 쬐끄맸데요.

 

그 이후에도 너무 말라서 다들 못먹여서 안달이었죠;

 

그러다 13살때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8개월쯤 입원한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살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더라구요.

 

처음 살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을때 키 163에 몸무게 73이었어요.

 

살찐 다른 친구들 보면 집에서 기분 나쁠까봐 친척들이 나서서 그러는 일은 한번도 못들었는데

 

우리 집이 이상한건지 외가쪽이나 친가쪽이나 다들 얼굴만 보면 살빼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무슨 말만 하면 별로 살이랑 연관성 없는 얘긴데도 다 살이랑 연관시키고

 

할아버지 상중에도 한복 팔이 짧은건데 팔꿈치 바로 밑까지 와있는 소매를 보고도

 

살쪄서 그런거라면서 기분 나쁘게 피식피식 웃고.

 

그땐 진짜 죽이고 싶단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나중엔 명절에 제사 지내러 가는게 악몽이고 지옥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그 전엔 친척분들 다 좋아하고 했는데 그 이후론 진짜 오만정이 다 떨어져버리더라구요.

 

엄마나 아빠가 얘기하면 별로 기분이 안나쁜데

 

친척들이 얘기하면 너무 짜증나서 입을 찢어놓는 상상도 하고 그랬어요 -_-;

 

결국 참다참다 폭발해서 제일 말많던 큰아빠한테 그랬죠.

 

그렇게 꼴보기 싫으면 비만클리닉 좀 가보게 돈 좀 주던가 아니면 헬스라도 끊어주시던가

 

다이어트 식품이나 지방흡입술 시켜주셔도 된다고. 다들 말만 보탰지 도움 주는 것도 없으면서

 

얼굴만 보면 못잡아먹어 안달인 사람처럼 구시냐고. =_=;

 

물론 제가 잘못했죠. 근데 그땐 그게 무지 스트레스더라구요.

 

그 이후에도 제가 잘못하긴 했단 생각은 했지만, 잘못했단 말은 안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큰아빠는 얼굴만 보면 짜증날 정도로 싫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먹던 식사량도 1/3로 줄이고, 매일 달렸는데 전 콜린성 알레르기라서 땀이 잘 안나요.

 

그리고 여름만 되면 온몸에 좁쌀처럼 퍼지는 빨간 두드러기들 때문에 밖에 나가기도 꺼리게 되죠.

 

게다가 기관지 천식이 굉장히 심해서 운동이랑은 거리가 멀었어요.

 

운동을 하면 심장이 터질듯이 아파서 허리를 펼 수가 없고

 

두드러기 때문에 온 몸이 따끔거리고 가렵고...... 진짜 살기가 싫더라구요.

 

같이 다이어트를 시작한 친구는 같이 힘들어하긴 했어도

 

그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두배씩 더 받는 일은 없는데 난 왜 이럴까, 왜 이모양일까,

 

그렇게 시작되던게 난 왜 태어났을까, 이모양이면서 왜 사는걸까, 언제 죽나...

 

그러다 끝엔 차라리 죽을까....

 

운동도 못하고 식사량을 줄이긴 했는데 도저히 살빠지는 낌새가 보이지도 않고..

 

거기다 상체가 굉장히 발달해서 어깨도 여느 남자 못지 않고

 

팔뚝은 왠만한 날씬한 여자 허벅지만하고, 게다가 하체와 상체가 둘 다 길면 좋을텐데

 

굉장히 이상한 비율로 상체가 짧아서 허리도 없어보이고 가슴도 무식하게 크고...

 

속옷 싸이즈가 90B였는데 뛸때마다 흔들리는 것도 짜증나고 그렇더라구요..

 

많이 걷기만해도 올라오는 두드러기들과 조금만 힘들어져도 숨이 차고 심장부근이 아파서

 

도저히 허리를 펼 수 없어 몇십분씩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가슴 움켜쥐고 울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차라리 먹고 토해버리자 싶더라구요.

 

그래서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고 반복했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 살이 막 빠지더라구요.

 

근데 그걸 한달 조금 넘도록 반복하다보니 뭘해도 짜증만 나고 친구들 만나도 짜증부리다 오고

 

매일 머리도 아프고 가만히 있어도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고......

 

부모님 두분이 이해해줄만한 분들도 아니고..

 

나중엔 토하기 싫어도 먹기만 하면 저절로 토하게 되고...

 

토하기 싫어도 두어숟가락만 먹어도 토하게 되고...

 

지금은 저 47키로예요.

 

근데 피부도 푸석푸석하고 눈도 쾡하고..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려요.

 

위액이 넘어와 이빨도 다 썩어서 치과 다니기 바쁘고

 

공부도 하기 싫고 피아노도 치기 싫고 컴퓨터하기도 싫고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게 누워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네요..

 

몰골이 이모양이니 남자친구도 안생기고..

 

차라리 73키로일땐 남자친구도 있었고 뚱뚱해도 행복했는데

 

거식증 증세가 나타나면서부터는 남자친구도 만나기 싫고 자꾸 피하게되고 그러다 헤어지고

 

47키로인 지금은 입고 싶은 옷을 맘대로 입을수 있다 뿐이지 너무 괴롭네요.

 

여전히 먹기만 하면 토하게 되고...

 

정신과 같은데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보고 싶은데

 

부모님 성격상 이해해주긴 커녕 타박하고 아마 창피해서 딸의 이런 모습 숨기기 급급하시겠죠.

 

어떤땐 정말 다시 뚱뚱해지고 싶어요.

 

그래도 그땐 사람 사는 것같이 살았는데 이건 숨만 쉬지 좀비생활하는 기분이예요.

 

그래서 지금껏 여전히 친척들이 전부 다 싫어요.

 

정말 제 살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했던 친척들은 살빠진 지금까지도 정말 꼴도보기 싫고

 

얘기만 들어도 짜증날 정도로 너무 싫어서 미치겠어요.

 

명절에 어쩌다 만나면 진짜 뭐 물어봐도 대답도 하기 싫고 눈도 마주치기 싫고

 

그냥 같은 공간에 있단 사실마저도 너무 싫고

 

우리 **이 살빠지니까 예뻐졌네~ 이런 소리만 들어도

 

맨날 그렇게 스트레스 줘서 덕분에 거식증 걸려서 먹는대로 다 토하고

 

그래서 이렇게 살빠지게 됐다고 고마워 죽겠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도 들고..

 

먹고나서 안토할려고 참아봐도 나오는 오바이트를 다시 삼킬 수도 없고 참아낼 수가 없네요.

 

친구들은 제가 다이어트 성공해서 이렇게 된줄로만 알지

 

뒤에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거 잘 몰라요. 말하기도 싫고 알리기도 싫고...

 

그냥 딱 죽고 싶은 심정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