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제 다시 돌아가려한다..

받아주라2003.08.10
조회594

나..내나이 서른하고도 하나를 더 먹었고..아직도 하고픈 공부가 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한우물을 파고 있다..작년..2년 가까이 사귀던 여자를 뒤로하고, 부모님의 뜻을 따른다며 그분들의 선택에 객관적으로 하나도 모자랄것 없는 한 여자와 결혼했다.

2년 가까이 사귀던 여자..그녀는..특별했다. 그리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았어도 그 누구보다 현명할 줄 알았으며, 나의 모자라던 부분을 채워줄 주 아는..그러나 절대 그것으로 나에게 대우받기를 원하지도 않는 그저 나만 있어도 모든것을 다 가진것 처럼 기뻐할 줄 아는 그런 여자였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나라는 존재보다는 부모님의 존재가 너무 힘들었나보다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의지하고 있던터라 부모님을 거스르는 일은 거의 해 본 적이 없었고, 그런 나를 마마보이라며 놀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결혼이라는 화두가 자주 거론되면서 넌즈시 건낸 나의 말에 늘 돌아오는 말은 부모님의 뜻을 어떻게 거스를 것이었냐였다. 나의 부모님..그분들은 세상의 잣대에 너무도 능숙하셔서 당신들의 아들이 훌륭히 세상에 나갈 것을 생각하시고 그러기에 많은 것이 갖추어진것을 원하셨다. ( 정작..난..이리도 못났는대..)..

이 못난 아들하나를 잘 살도록 만들어 보시겠다며 하나하나 챙기시는 부모님과 그런 부모님을 미워하지 조차 못한채 부모님 뜻에 맞는 여자와 결혼하라는 그녀..욕심부리고 화낼만도 하건만 그녀 방식의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난 왠지 모를 불안감을 안은채 ..객관적으로 잘 자란 여자와 결혼을 했다..

 

어긋나기 시작한것은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길에 오르면서 시작되었다..항상 편하게 모든것을 생각하던 한 여자가 있었는데..그 여자와는 많이 다른 한 여자를 받아들이자니..힘든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싸우고 또 싸우고 한치의 양보나 체면은 점차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과거의 그녀에게는 결혼을 하면서도 결혼한다고 말 한마디 못한 내게 아무것도 모르는 건지..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건지..어쩔수 없이 그녀에게..결혼했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만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그녀를 원망하고 있다는 엉뚱스러움에 스스로 자책만이 늘어갔다.. 한치의 양보나 서로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상태의 부인이라는 이름의 그녀는 더욱 호되게 나를 재촉했고 그런 일들에 익숙치 못했던 나는..자꾸 과거의 그녀가 오버랩이 되는 것에 연연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 경제적으로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못난 남편이 얼마나 미웠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결혼했다는 나의 말에 전혀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않은채 내게서 사라진 그녀를 생각하면 차라리 욕이라도 하지 화라도 내지..그런 방법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절대 주인있는 것에는 함부로 생각조차 하는 것이 아니라는 그녀의 평상시 생각처럼 그녀는..과연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살고 있는것인지..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어떠한 결과도 이끌어 내지도 못한채 비뚤어진 부부의 관계는 점점 골이 깊어졌고, 도저히 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행동들로 그녀를 자극했다.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한지붕아래 서로 다른방에서 잠을 자고, 다른 시간에 밥을 먹고, 그렇게 1년 가까이가 흐르고 내 머리속은 온통 과거의 그녀만 가득해졌다. 살조차 닿기 싫을 만큼 부부라는 것이 끔직스러워졌고 부인이라는 그녀가 그런 나를 알았는지 급기야 갖가지 폭언과 행동으로 더욱 서로를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아버렸다.

하루하루..살아가는 것이 숨이 탁탁 차오를 만큼 힘들고 책도 읽혀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머리속엔 온통 남겨져버린 그녀만이 유일하게 나의 숨구멍이 되어져 있었다. 난..일년이라는 시간을 때때로 또는 한참을 그녀에 대한 상념으로 할애했고, 급기야 그녀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공부도 숨쉬는 것도 ...............................

얼마 전 나는 해서는 안되는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질렀다. 과거의 그녀를 보러간 것이다.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듯한 얼굴로 태연히 내 앞에 마주앉은 얼굴에서 난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하나도 변한것없이 그대로 내 앞에 앉아 조용히 울고만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참을 수 가 없었다. 그저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밖에는..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절대 다시는 보지 못할 것만 같았던 그녀가 내 앞에서...내 앞에서 아무런 말도 않고 울고만 있는 것이다.

그녀도 나와 같았을까?...세상사람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 할지라도 아무말 않고 함께 감당할 사람..누가 뭐라해도 아무말없이 같은 자리에 있어줄 사람..그런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 되어 다시 저 뒤편에 가져다 놓고, 왜 원망도 화도 내지 못하는거냐고 오히려 내가 그녀를 원망하고 있었다.

이제 모든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먼저 나와 한집에 머물고 있는 그녀와 결론을 맺어야 할 것 같다. 아마도 큰 홍역을 치러내야 될 것이다. 양쪽 모두가 엄청난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할 것이고 달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없고, 많은 것을 잃게 되겠지만 감당할 자신이 생겨나는건 왜일까..

앞으로의 그녀에게 말했다. 기다려 달라고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겠노라고..설사 그녀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할 지라도 난..감당해야 하는 결과이리라..그러나 믿고 싶다 그녀가 기다려 줄 것이라고.. 

얼마전 짐을 정리해서 집을 나왔다. 그런 나를 피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앞으로의 그녀에게 부탁하고 싶다. 절대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고 보내지도 않겠다고.. .... ..감히..하고 싶은 말은 너무 사랑한다고..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그녀..나로인해 남겨질 여자로 인해 그녀가 더 맘 아파하고 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나의 몫이 커졌습니다. 세상에 갚아나가야할 빛으로 남아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