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하드에 저장돼어있던 814통의 편지..

한탄2008.01.12
조회126,575

톡이군요.  요근래 고양이분양부터 도둑이 내 통닭쿠폰 훔쳐간것까지...

우선 고객님의 사생활을 본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테스트겸 첫편지 열어본거고.. 호기심에 끝편지 열어본거지만 그래도 본건 사실이니깐요

솔직히 다 보고싶어도 워낙 바빠서 볼시간도 없어요 ;

다시한번 사죄드리며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_^

혹시 밑의 주인공님 이글보시게 되면 개인적으로 연락주세요 as 는 평생 공짜로 -_-;;(몰래;;)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김에 요즘 제가 일이 너무 꼬이는데 저도 복좀 나눠 주세요 ^_^

마지막으로 모두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http://www.cyworld.com/minho012 

 

아 하나더.... as 기사님들 컴터 고칠때 고객님들 자료 보지않아요 테스트 경우를 빼고는

젤 큰문제는 그거볼 시간에 하나더 처리하는게 이익이니깐요 ^^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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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달만에 일이 있어 톡에 글을 써봅니다.

 

저는 현재 모 외장형하드 업체 as 팀에서 근무를 하고있는

평범한 20대 중반.... 글고보니 새로운 한해가 왔으니... 이제 20대 말로 접어드는(27 -_-)

남자입니다.

 

업무의 특성상 가지각색의 고객님들을 다접하죠..

오락실끝판대장과 맘먹을 정도로 우리를 괴롭히는 악독한 진상고객님들부터

외장형하드를 고치다 하드에 저장되어있는 자료를 보면

700기가 정도의 야동을 보유하고 계시는 야동지존 고객님도 계시고

제품을 택배로 보낼때 거기에 무슨 탄저균못지않은 곰팡이를 보내시는 분도 계시고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택배비 아낄려는 생활력강한 고객님들도 계시고

여튼 여러 고객님들을 접하게 됩니다.

 

오늘 참 눈이 예쁘게 많이 왔죠.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참 마음도 뒤숭숭한게 억지로 학원갔다 억지로 공부하고

억지로 출근해보니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as 제품들.....

또 오늘은 어떤 엽기적인 일이 있을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억지로 택배하나를 뜯었습니다.

어찌나 포장도 꼼꼼히 했는지.... 그리고 제발 자료좀 꼭 안날라가게 해달라는 당부의 편지까지..

 

as 완료후 자료는 멀쩡한가 하고 폴더를 열어보니

문서파일이 날짜별로 814개가 있더군요.

 

예전에 어떤 고등학생이 as 왔었는데 제품을 딱 보니깐 야동을 날짜별로

이름을 바꿔서 고이 숨겨둔거 보고 신나게 웃었던 적이 있었는데

딱 느꼈죠.... 이분것도 그런종류일거라고....

문서파일인거 보니 분명 야설일거라고 생각했죠.

어떤 엽기적인 야설일까 하는 궁금증에 제일 첫 문서파일을 열어봤죠.

 

기대(?)와는 다르게 편지였습니다.

한남자가 여자에게 보내는 편지.... 아마 그날이 처음 사겼던 날인거 같았습니다.

대충 내용은.... 만난지는 얼마되지않았지만 이렇게 사귀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쭈욱 서로 사랑하고 위해가면서 지내자고....

이렇게 앞으로 매일 편지를 써서 만약 1000통이 되면 그땐  이편지들과 함께

정식으로 프로포즈 하겠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남의 사생활을 훔쳐보는게 참 죄송스러웠지만 궁금하더군요.

속으로 으 닭살~~~ 이러면서도 부럽기도 하고 ^^;;

하지만 그렇게 매일 쓰는 편지를 보니 정말 근성하난 대단하다고 생각도 들고

그렇게 814통이면 814일을 매일 편지썼단 말인데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에잇 이게 무슨 염장이냐 하는 생각으로 걍 끌려는 순간....

마지막 편지날짜가 2달전이더군요...

속으로 흠 헤어진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편지를 보고싶더군요.

마지막편지를 보니......

 

내용인 즉슨..

여자친구가 이세상분이 아니시더군요.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사고로 떠나셨더군요.

앞으로 186통만 편지더 쓰면 너한테 정식으로 프로포즈 하고

멋지게 결혼해서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왜 떠났냐고

정말 밉다고 이제 너란 여자 절대 기억하지 않을거라고....

너 보란듯이 다른여자와 행복하게 살거라고....

 

저도모르게 눈앞이 흐려지더군요.

 

말로는 밉다고 싫다고... 절대 기억하지않을거라고 했으면서도

저렇게 편지들을 계속 보관하고 계속 보며 아파했을 그분을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시리더군요.

 

요즘같은 세상에 저런분도 있나싶고...

얼마전 정말 잘해줄려고 노력했지만 못난 저의 행동때문에 떠나간 여자친구도

생각나고.... 후.....

 

그래도 깨닳은건 아직 저런 사랑을 할수있는 분이 계서서 살만한 세상이란게 느껴지더군요.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꼭 있을거란 생각과....

 

뭔가 참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도와드릴건없고...

원래 착불로 보내야 하는거 선불로 보냈습니다. 주제넘지만 편지한통과 함께...

 

"본의아니게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분나쁘셨다면 사과드릴께요.

 정말 ㅇㅇㅇ님에게 중요한 자료같은데 중요한 자료는 항상 여러군대에 백업을 해놓으세요

 어느 한곳도 안전하게 보관할수있는곳은 없으니깐요. 그리고 ㅇㅇㅇ 님 힘내세요.

 분명 그래야 여자친구분도 웃을수 있으니깐요. 제가 도와드릴건 없고 보호케이스 하나 

 동봉해드릴께요.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보관하세요. 그럼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부디 저런 분들이 더욱 행복해질수 있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품을 오늘 당장 받아봐야한다면서 한 고객님이 지하철택배를 저희쪽으로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아시죠? 지하철이나 버스타고 다니면서 서류나 물건 전달해주는거....

시간이 지나니 한 할아버지가 들어오시더군요.

"안녕하세요. 어떤 일로 오셨어요?"

"네 지하철 택배입니다."

백발이 선한 할아버지 신데 이런 험한일을 하시다니... 거기다가 눈까지 많이 내려

길도 미끄러울건데.... 자제분들은 뭐하시길래 저런 할아버지가 험한일 하도록 놔두는건지..

그리고 저렇게 연세가 많이 드셨어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무척이나 자극이 되더군요.

날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도 보고싶고.....

"할아버지 날씨추운데 유자차 한잔 드릴테니 드시고 가세요"

"고맙지만 시간없어서 빨리가야해요..."

후.....빨리 경제도 좋아지고 그래서 노인복지도 잘되어야 할텐데...

 

오늘 하루 유난히 가슴따뜻하면서도 가슴시린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