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잡을까..

열불나2003.08.14
조회1,245

울 신랑 술버릇 개도 못준다.

술마시면 기본이 새벽2시, 우리나라 택시기사들 먹여살리느라 참 고생도 많이 한다.

한달이면 7,8번 새벽에 들어오고 그때마다 1,2만원씩 택시비주며 택시타고 온다.

야간 택시운전 내가 할란다. 정말 열불터져서. 씨..

술은 곤드레 만드레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어 들어오고, 기다리다 지쳐 씩씩거리며 쳐다보고

있는 마누라는 안중에도 없는듯 엎어져 잔다. 코까지 드르렁 골면서...

정말 이럴때 입에서 개**, 소** 다 나온다. 그런들 이미 제정신이 아닌 인간(?)상대하는

내가 바보지... 좋은말로 달래도 보고, 싸우기도 하고, 메일도 써보고, 애교도 부려보고,

별별짓을 다 했지만 그때만 "미안해, 안그럴께"다.

 

어제도 울신랑 새벽 1시 반에 들어왔다. 오후 6시 30분쯤 전화와서 저녁먹고 9시에 들어온단다.

나 멍청하게 그 말 또 믿었다.

9시 넘어 울 신랑한테 전화했다.

"어디야"

"응.. 자기야.. 미안해.. 업무상 할얘기가 좀 많아서.. 아직 현장이야. 지금 출발할께"

정말 지겨지겨.. 그놈의 업무상... 세상 모든 업무는 혼자 다 한다. 차라리 대통령하지 그럼...

그리고 다시 밤 11시... 나 또 전화했다.

"어디야"

"응... (버벅)... 아직 현장인데. 좀 늦었네. 금방 갈께"

에이 미친*. 널 믿은 내가 미친뇬이다. 정말.

12시 넘고 1시넘고 1시 20분.. 이젠 슬슬 걱정이 되잖아. 혹시...

1시 30분 초인종이 울리는데 나 열불나서 문 안열어 줬다.

10번 정도 벨 누르고 문 두드리고 혼자 생쇼를 하더라. 그래서 문 열어줬다.

"자기야~~~ 화 많이 났쥐... 업무상 할 얘기가 많아서 좀 늦었어. 술은 많이 안마셨어"

..... 나 묵비권 행사했다.  씻고 오더니 내 옆에 눕는다.  열불나서 획 일어나 작은방으로 갔는데

작은방까지 들리는 이인간 코고는 소리, 열받았다. 순간 스팀이 팍 열렸다.

남핀 자고있는 방에가서 티비 지지직 거리는거 크게 켜놓고, 컴 열어 음악틀어놓고,

라디어 틀어 놓고 시끄럽게 해놓고 왔는데 이인간 얼마나 골아 떨어졌으면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점점 약이 올라서 잠이 오지 않았다. 이인간 골탕먹일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이인간 자고있는 방으로 갔다. 

발로 배를 밟았는데도 안일어난다. 뺨을 몇대 때렸는데도 안일어난다.

그리고 결심했다.

술마시고 뻗어 무겁기는 오질나게 무겁다.

하지만 난 내 있는 힘을 다 해 아파트 베란다로 남편을 끄집어 냈다. 무지 힘들었다.

발 잡고 끄집어 내고 머리 잡고 끄집어 내고 드뎌 성공했다.

베란다 샤시를 열었다. 입추가 지나서인지 제법 쌀쌀하다.

그리고 옷을 볏겼다. 팬티까지 다...

쪼메 미안해서 얇은 천이불 한장 덮어줬다.

이인간 그래도 쿨쿨거리고 잔다. 가관이다.

가운데 거시기 몇번 톡톡쳐서 건드려놓고 문 닫고 들어와 잤다. ㅋㅋ

 

침대에 누워서 나 너무 기분이 좋아 막 웃었다. 계속 웃음이 나와 ㅋㅋ 거리다가 잠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이인간 추워서 얼어죽는건 아닐까 걱정은 됐지만 아직 여름인데 뭐

큰 문제 있겠나 싶어 그냥 잤다.

 

아침. 이인간 나 자고 있는데 와서 등짝을 때리고 난리가 났다.

"도대체 그놈의 머리엔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이 악마야"  하고 지혼자 씨블씨블한다.

나 피곤해서 걍 잤다. 비몽사몽..

"배고프다. 밥좀주라. 몸도 안좋고 온몸이 으실으실 춥다. 밥좀주라"

나 피곤해서 걍 잤다. 나 새벽 3시 반에 잤거덩... 어떻게 일어나냐.

 

신랑 혼자 궁시렁궁시렁 하더니 출근했다.

아침 9시 30분. 일나서 전화했다. 회사로.

울 신랑 거의 목소리 잠겨있고, 두통이 심하고, 온몸이 으실으실 춥고, 배고프단다.

 

나 그래서 한마디했다.

"쟈가 오늘 일찍 들어와. 내가 맛있는 밥 해놓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