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광장의 피바다 -_-;; 사건 집에서 책과 시름 할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 마당에서 화단을 가꾸시던 아빠가 울그락 붉을락 해서는 꽃을 들고 안으로 들어오시는 거다. “아! 빠!! 왠 꽃이에요? 와 예쁘다,,아.^^;;짱이다! 나주는 거야? 이건 웬 헌화가야! ㅋㅋ”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빠는 순간 꽃을 바닥에 던지고서는 나에게 뺨을 훅 때리신다.-_-;; “철... 썩... 어언!” 쓰윽.... "앗!!" 갑자기 활짝 웃고 있던 나의 얼굴에 붉은 상처와 함께 아빠의 매운 손이 철썩 내리 꽂혔다. “아.. 아빠!!어.. 어떻게.." “이런...... 미친.....년!!” "......"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얼굴이 발개진 아버지. 눈이 활화산의 용암처럼 우글우글 타오르고 온 몸을 부르르 떨고 계셨다. 땀이 분재처럼 나에게 와서 녹아 내렸다. “아빠....!!” 마른하늘에 날벼락 그 말도 모자라는 말이다! 20년 가까이 입에 한번도 그런 말을 담아 본 적 없으신 아빠가 무서운 손세례과 함께..폭언까지... “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연애질이야? 엉?.......뚱뚱해가지고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빠!!” 당황한 나는 까맣게 탄 얼굴을 아빠 쪽으로 올리면서 눈을 선명하게 치켜 올렸다. “어떤 남자가 차를 몰고 와서는 꽃배달 이라고 주고 가더라! 썩어 빠진 놈!!누구 눈을 속여 속이길...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 자리에 서서 그냥 눈을 치켜 올리고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한 없이 바라보았다. "..........." 비수가 되어 떨어지는.. 눈물... '뚱뚱해서... 난.. 그래 뚱뚱해서..' 문을 쾅 닫고 나서는 아버지 뒤에서 한동안 아버지 보다 더 몸서리를 치며 멍하게 거실을 응시 했다. 그리곤 방으로 들어와 수화기를 들었다. '띠띠... 띠띠...'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으..으..나야...미안해.." “왜 왔어!!미친놈!! 아! 엉엉엉...." 갑자기 분통이 터져서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전화선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무릎에 뚝뚝 떨어졌다. “왜 왔어!!? 어? 누가 오래? 누가 우리 집 오래? 누가 꽃 달래? 너 미친 거 아냐?" 엉엉엉-- 태어나서 아버지에게 뺨을 처음 맞아본 나..내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웠던 말을 가족에게까지...난 순간....... 모든 것을 잃은듯한 아픔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정신없는 순간 주저앉고 싶을 만큼 슬프고 오싹해지는.... “네 얼굴보고 싶어서.” “넌 환상에 아주 빠졌어.. 네가 보고 싶어 하는 건 내가 아니야. 환상이야.” “아니야.. 난 그냥 너란 애가 보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그 장미.. 너랑 내 나이 합쳐 40송이.........” “긴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앞으로 볼 일 없으니까 더 이상 연락 하지 마!” 무서우리 만치 차갑게 수화기를 내려놓는데. “여기 집 근처 강이야!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 “아니. 못나가, 아니 안나가! 끊어!” 장미가 부스스한 몸부림에 떠는 것 같아서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떨어진 꽃잎을 주워 휴지통에 넣었다. 빨갛게 부서진 조각들이 눈에도 선명하게 흐르는 듯 했다. 천장을 바라보았다. 꽉 막힌 공간에 옅은 그림자. 소리 없이 왔다 노크 하고 간 빛이 조금씩 기울어져 가고. 순식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정신은 없고, 아릿한 아픔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정신없이 집 밖으로 나섰다. 열정과 기분, 그리고 혼란스러운 현실, 무언의 외압과 현실, 짐짓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저벅저벅 아무곳을 걷고 있었다. 어둑해지는 골목길을 걸어 도로 옆을 쭉 뻗은 가로수 밑 벤치에 앉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정취와 풍경이 오늘은 남의일 같다. 그렇게 밤 8시가 되어간다. 자리에서 툭 일어났을 때 난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졌다. 그 사람에게는 확실한 무언가를 이제 말해주어야 할 것만 같아서, 아니면 스스로 무언가 단호해 졌기에 강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지?...... 어둑해진 강가너머 수수꽃다리 향기가 진동을 한다. 풀내음과 어슬 푸른 전경에 잠깐 난 넋이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그 너머에서 그는 멀리서 걸어오는 나를 마주하고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그를 만났다. 기억속의 까만 그림자가 그렇게.. 내 앞을 가로 막았다. “......” 지는 태양은 이제 온 강의 치부가 다 감춰 질만큼 어둑해졌다. 그 앞에 서 있던 남자는 베이지색 바지에 아이보리 셔츠, 갈색 톤으로 되어 있는 v세타를 입고 있었다. 흡사 중세의 영국 기사를 연상시킬 만큼의 분위기가 강과 함께 매치된 듯한....분위기. 그러나.. 그 역시..... 무척이나 통통한 모습이었다.....생각 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 슬픈 순간에 왜 그의 몸집이 먼저 눈에 들어 왔던 걸까. 사실 그런 현수의 모습은 내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 이었다. 어쩌면 기대할 수도 없는 생각들이 나를 가로 막고 있었는지도. 그 목소리가 저 사람 입에서 나온다는 것이 조금 신기할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것도 잠시, 금방 그의 얼굴에서 목소리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아졌다. 눈을 부릅뜨고 얼굴을 조금 고서 가까이 다가갔다. "너 ...현수 맞지?" 그 주변을 몇 번 왔다갔다 했다. 그리고 갑자기 멈추었다. 머뭇거리는 그에게 난 단호하게 말했다. “할 얘기가 있어서 나왔어! ........난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를 만날 순 없어!” 내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음에도 그는 눈빛하나 몸짓하나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나를 안타깝다는 듯이 지긋이 응시만 하고 있을 뿐, 그러다 이네 방긋 웃어 보이기까지 한다. "........." 현수가 갑자기 나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듯한 제스추어를 하며 나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자리를 넓혀 거리를 두었다. 말할 여지를 주면 나중엔 점차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 상황이 벌어 질 것 같아, 할말만 하고 돌아서야겠다고 생각 했다. "앞으론 절대 나 만날 생각 하지 마, 그 얘기 하러 왔어." 그리고 뒤돌아섰다. 그 대 조그마한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고요하게 들린다.. "저... 기.. ..." 그 얘기를 듣고 난 그가 생각보다 목소리가 여린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 맞다. 잊은 게 있네. 나도 줄 선물이 있었는데" 조금씩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빰을 힘껏 내리쳤다. '철썩...' 그래 난 자손심은 있는 사람이었다. 나의 강한 터치에 그는 당황한 듯 온 몸을 비틀었고 고개를 푹 떨구고 땅을 쳐다 보다 다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작 줬어야 하는데, 참. 미안해." 냉혈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난 웃으며 미안함을 표시 했다. 내 손이 닿기 전 그의 손이 귀를 만지고 있어 뺨으로 빗겨 맞아 손이 무척이나 따갑게 느껴졌다. 그의 고통스러움의 일부가 나에게도 느껴지는 듯해 순간 기분이 황홀하기 까지 했다.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어이없다는 듯 지긋이 웃기까지 하면서 발갛게 상기된 볼을 손으로 잡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검붉어 보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나를 점점 겸언쩍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뱉은 한마디는 "누.........누구시죠?" -0-;; 이건 또 잠자다가 남의 넓적다리 긁는 소린가. "@.@ 에??" 생각 해 보니 한마디 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던 그.. 억... 헉.. “저.. 현수.. 아.. 닌 가요?” 그는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며 어랫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당황한 나는 그의 볼을 손으로 잡았고 당황스럽게 그의 손을 덜썩 만지게 되었다. 이런~~ @.@ 당황. 허덕. 움찔-_-;; " 저 어떻게 어머, 괜찮아요? 저.. 기 전 사람을 착각 했.. 어머 어떻게. 미안해.. 어머.. ㅠㅠ 이를 어째.. 헉.." "이봐요! 아까부터 먼 황당한 소리를 하나 있는데. 아.... 왠 쑈야!! 아 짜증나 증말.." -.-a-,-;;-x-. 강이 갑자기 사막으로 변하는 기염을 토할 일이다. 솔직히 신은 너무하지 않는가. 어떻게 멋진 이별 러브 스토리 하나 제대로 못 만들게 하고. 어쩌다가 이런 개망신 뚱딴지 스토리를 만들어 준단 말인가. 이러다 현행범으로 경찰서나 안가면 다행이지. 그런데 그런 생각도 잠시 순간 그의 입 안쪽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살이 터졌는지 붉은 피가 입에서 주르르 쏟아져 아랫입술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나는 순간 놀라 기겁을 하듯이 소스라쳤다. 그는 더 했다. 몸집과는 다르게 왜 이렇게 약해 빠진거야. 아.. 아니 내가 파워가 좀 있었던 걸 까먹었던거지. ㅠㅠ “꺄아아아아!!!” 쓰윽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입술을 훔치는 그의 모습은 마치 폐 결핵 환자나 백혈병 환자와 같은 모습.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어 발을 움직이려는데 온 몸이 굳어서 정신조차 차리지 못했다. 곧 실신 할 것 같았다. 그가 ? 아니 내가. 지금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거쥐?0.0 뻘쭘하게 한쪽 볼을 가까이 그 사람 앞에 대주면서 "어머 어뜨케, 저 그냥 때리세요. 여기 그냥!" 하고 나 자신도 무척 놀랄만한 말을 내 뱉고 말았다.-ㅍ-;; 그래 난 맷집은 좋았으니까. -_-;; 나의 살들을 때려다오. 차라리 그게 낫겠다. 낯선 그 사람-_-;은 그런 나를 보고 참 딱하다는 듯이 한참을 쳐다보며 웃어젖혔다. 참으로 엽기적인 풍경이었다. -ㅠ-;; 입에서는 드라큘라처럼 피가 줄줄 새나오고 있는데 웃으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니 한 여름밤의 공포 보다 짜릿한 스릴러 물. 와...하하하하하 ~0~ 강에 갑자기 서리라도 내릴 것만 같은 비운의 웃음소리가 적막한 어둠 사이로 서슬 푸른 입김을 품어내고 있던 순간이다. "....." 한참을 웃다가 노려보며 말을 꺼내는 그 낯선 남자. "걍 이쁘신 분이니까 봐줍니다.. " ㅠ.ㅠ;; 섬뜩.. "고마오요. 간사한니단.ㅠ-ㅠ;;" '차라리 때리지..그런 무섭디 무섭고 사기성 짙은 유머를' 그는 갑자기 피 뭍은 손수건을 꺼내 입안을 슬쩍 닦다가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나는 그런 그에게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마냥 "괜찮아요!?"만 연발할 뿐이었다. “으.. 정말 괜찮아요? 으...” 그의 입을 손수건으로 닦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 "예쁘신 분이니까 봐줍니다"라는 말이 머릿속에 가득찼다. 놀리는 걸까? 과연 저것이 진담이었을까? -_-^ 그렇게 한 3분 정도 있으니 출혈이 멈추었다. 그의 돌발적인 충격에 당황하던 나의 소매자락에 그의 핏물이 살짝 묻어 있었다. 그 비릿한 촉감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 오는 듯 했다.으으으.... 윽.. "이제 피는 안나네요..... 그런데 얼룩이... 어떻하죠? 미안해서.." "아니에요. 이제 됐어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둑한 강이라 그런지 그 흔한 사람하나 보이지 않았다. 강바람만 차갑게 불 뿐이었다. 그 자식, 기다린다고 해 놓고 그냥 가버린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괘씸하고 상종 못할 인간이로군, 가득이나 분에 차 있는 데 다음에 본다면 이 상황의 4배 쯤은 되 갚아 주리라. x 씹은 표정을 하던 나에게 그 사람이 말을 건다. "찾는 사람 안 나와서 그런거죠?" "예..? 예..! 저.. 저 근데.. 이 근처에 혹시..왔다 갔다 하던 사람이라도 없었어요?" "저.. 아까부터 있었는데.. 아! 아까 한 사람 있었는데. 울면서. " "울었어요??? 진짜요? 언제요? 갔어요? 언제요?" "하나씩만 물어봐요.. 눈물이 글썽 글썽 해서는 강가에 돌 몇 번 튕기다가... 으음.. 너무 불쌍하게 그러지 마요! 다른 사람에게 눈물 흘리게 하면 자기는 피 눈물 흘린대요.." 피눈물.. -.-;; 이란 말이 갑자기 오싹하게 전율처럼 와 닿았다. 그건 웬지 그 사람만이 매 뱉을 수 있는 대단한 진리요 곧 불변의 명제인 것만 같았다. "예.. 예..ㅜㅜ" "진짜 안돼 보이더라고요. 근데 얼굴 보지도 않은 사람이랑 그렇게 사랑하고 헤어지고 막 그래요?" "이봐요!................... 그것까지는 댁이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픔을 참는 다는 듯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그가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는 것이다.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흐르는 듯해서 급히 자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 했다. 더 피보기 전에.--;; 돌아서는 나에게 그 사람이 말을 했다. "그래서 나 마음에 상처 났어!!!" "???" "으나야!!" ".....?" 으나라는 말이 갑자기 가슴 한구석에서 메아리치는 것 같았다.으나?? "내가 현수 맞아....." "........." 허파가 뚫린 것처럼 바람이 송송 지나갔다. 그리고 그 비릿한 여운까지 고스란히 나에게 와 닿았다. 한참을 멍하게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 입에서 어이 없는 ...실소가 쏟아져 나왔다. “.............” “너 왼쪽 마져 대! 너 최소 사망인 줄 알아.”11
독서실 만화경③ [구제목: 어떤 놈과 마주치다]
# 붉은 광장의 피바다 -_-;; 사건
집에서 책과 시름 할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
마당에서 화단을 가꾸시던 아빠가 울그락 붉을락 해서는 꽃을 들고 안으로 들어오시는 거다.
“아! 빠!! 왠 꽃이에요? 와 예쁘다,,아.^^;;짱이다! 나주는 거야? 이건 웬 헌화가야! ㅋㅋ”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빠는 순간 꽃을 바닥에 던지고서는
나에게 뺨을 훅 때리신다.-_-;;
“철... 썩... 어언!”
쓰윽....
"앗!!"
갑자기 활짝 웃고 있던 나의 얼굴에 붉은 상처와 함께 아빠의 매운 손이 철썩 내리 꽂혔다.
“아.. 아빠!!어.. 어떻게.."
“이런...... 미친.....년!!”
"......"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얼굴이 발개진 아버지.
눈이 활화산의 용암처럼 우글우글 타오르고 온 몸을 부르르 떨고 계셨다.
땀이 분재처럼 나에게 와서 녹아 내렸다.
“아빠....!!”
마른하늘에 날벼락 그 말도 모자라는 말이다!
20년 가까이 입에 한번도 그런 말을 담아 본 적 없으신 아빠가 무서운 손세례과 함께..폭언까지...
“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연애질이야? 엉?.......뚱뚱해가지고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빠!!”
당황한 나는 까맣게 탄 얼굴을 아빠 쪽으로 올리면서 눈을 선명하게 치켜 올렸다.
“어떤 남자가 차를 몰고 와서는 꽃배달 이라고 주고 가더라! 썩어 빠진 놈!!누구 눈을 속여 속이길...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 자리에 서서 그냥 눈을 치켜 올리고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한 없이 바라보았다.
"..........."
비수가 되어 떨어지는.. 눈물...
'뚱뚱해서... 난.. 그래 뚱뚱해서..'
문을 쾅 닫고 나서는 아버지 뒤에서 한동안 아버지 보다 더 몸서리를 치며 멍하게 거실을 응시 했다.
그리곤 방으로 들어와 수화기를 들었다.
'띠띠... 띠띠...'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으..으..나야...미안해.."
“왜 왔어!!미친놈!! 아! 엉엉엉...."
갑자기 분통이 터져서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전화선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무릎에 뚝뚝 떨어졌다.
“왜 왔어!!? 어? 누가 오래? 누가 우리 집 오래? 누가 꽃 달래? 너 미친 거 아냐?"
엉엉엉--
태어나서 아버지에게 뺨을 처음 맞아본 나..
내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웠던 말을 가족에게까지...
난 순간....... 모든 것을 잃은듯한 아픔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정신없는 순간 주저앉고 싶을 만큼 슬프고 오싹해지는....
“네 얼굴보고 싶어서.”
“넌 환상에 아주 빠졌어.. 네가 보고 싶어 하는 건 내가 아니야. 환상이야.”
“아니야.. 난 그냥 너란 애가 보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그 장미.. 너랑 내 나이 합쳐 40송이.........”
“긴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앞으로 볼 일 없으니까 더 이상 연락 하지 마!”
무서우리 만치 차갑게 수화기를 내려놓는데.
“여기 집 근처 강이야!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
“아니. 못나가, 아니 안나가! 끊어!”
장미가 부스스한 몸부림에 떠는 것 같아서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떨어진 꽃잎을 주워 휴지통에 넣었다. 빨갛게 부서진 조각들이 눈에도 선명하게 흐르는 듯 했다.
천장을 바라보았다. 꽉 막힌 공간에 옅은 그림자. 소리 없이 왔다 노크 하고 간 빛이
조금씩 기울어져 가고. 순식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정신은 없고,
아릿한 아픔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정신없이 집 밖으로 나섰다.
열정과 기분, 그리고 혼란스러운 현실,
무언의 외압과 현실, 짐짓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저벅저벅 아무곳을 걷고 있었다.
어둑해지는 골목길을 걸어 도로 옆을 쭉 뻗은 가로수 밑 벤치에 앉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정취와 풍경이 오늘은 남의일 같다.
그렇게 밤 8시가 되어간다. 자리에서 툭 일어났을 때 난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졌다.
그 사람에게는 확실한 무언가를 이제 말해주어야 할 것만 같아서,
아니면 스스로 무언가 단호해 졌기에 강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지?......
어둑해진 강가너머 수수꽃다리 향기가 진동을 한다.
풀내음과 어슬 푸른 전경에 잠깐 난 넋이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그 너머에서 그는 멀리서 걸어오는 나를 마주하고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그를 만났다. 기억속의 까만 그림자가 그렇게..
내 앞을 가로 막았다.
“......”
지는 태양은 이제 온 강의 치부가 다 감춰 질만큼 어둑해졌다.
그 앞에 서 있던 남자는 베이지색 바지에 아이보리 셔츠, 갈색 톤으로 되어 있는 v세타를 입고 있었다.
흡사 중세의 영국 기사를 연상시킬 만큼의 분위기가 강과 함께 매치된 듯한....분위기.
그러나.. 그 역시..... 무척이나 통통한 모습이었다.....생각 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 슬픈 순간에 왜 그의 몸집이 먼저 눈에 들어 왔던 걸까.
사실 그런 현수의 모습은 내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 이었다.
어쩌면 기대할 수도 없는 생각들이 나를 가로 막고 있었는지도.
그 목소리가 저 사람 입에서 나온다는 것이 조금 신기할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것도 잠시, 금방 그의 얼굴에서 목소리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아졌다.
눈을 부릅뜨고 얼굴을 조금 고서 가까이 다가갔다.
"너 ...현수 맞지?"
그 주변을 몇 번 왔다갔다 했다. 그리고 갑자기 멈추었다.
머뭇거리는 그에게 난 단호하게 말했다.
“할 얘기가 있어서 나왔어! ........난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를 만날 순 없어!”
내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음에도 그는 눈빛하나 몸짓하나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나를 안타깝다는 듯이 지긋이 응시만 하고 있을 뿐, 그러다 이네 방긋 웃어 보이기까지 한다.
"........."
현수가 갑자기 나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듯한 제스추어를 하며 나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자리를 넓혀 거리를 두었다. 말할 여지를 주면 나중엔 점차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 상황이 벌어 질 것 같아, 할말만 하고 돌아서야겠다고 생각 했다.
"앞으론 절대 나 만날 생각 하지 마, 그 얘기 하러 왔어."
그리고 뒤돌아섰다. 그 대 조그마한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고요하게 들린다..
"저... 기.. ..."
그 얘기를 듣고 난 그가 생각보다 목소리가 여린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 맞다. 잊은 게 있네. 나도 줄 선물이 있었는데"
조금씩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빰을 힘껏 내리쳤다.
'철썩...'
그래 난 자손심은 있는 사람이었다.
나의 강한 터치에 그는 당황한 듯 온 몸을 비틀었고 고개를 푹 떨구고 땅을 쳐다 보다
다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작 줬어야 하는데, 참. 미안해."
냉혈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난 웃으며 미안함을 표시 했다.
내 손이 닿기 전 그의 손이 귀를 만지고 있어 뺨으로 빗겨 맞아 손이 무척이나 따갑게 느껴졌다.
그의 고통스러움의 일부가 나에게도 느껴지는 듯해 순간 기분이 황홀하기 까지 했다.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어이없다는 듯 지긋이 웃기까지 하면서
발갛게 상기된 볼을 손으로 잡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검붉어 보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나를 점점 겸언쩍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뱉은 한마디는
"누.........누구시죠?"
-0-;; 이건 또 잠자다가 남의 넓적다리 긁는 소린가.
"@.@ 에??"
생각 해 보니 한마디 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던 그..
억... 헉..
“저.. 현수.. 아.. 닌 가요?”
그는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며 어랫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당황한 나는 그의 볼을 손으로 잡았고 당황스럽게
그의 손을 덜썩 만지게 되었다.
이런~~ @.@
당황. 허덕. 움찔-_-;;
" 저 어떻게 어머, 괜찮아요? 저.. 기 전 사람을 착각 했.. 어머 어떻게.
미안해.. 어머.. ㅠㅠ 이를 어째.. 헉.."
"이봐요! 아까부터 먼 황당한 소리를 하나 있는데. 아.... 왠 쑈야!! 아 짜증나 증말.."
-.-a
-,-;;
-x-.
강이 갑자기 사막으로 변하는 기염을 토할 일이다. 솔직히 신은 너무하지 않는가.
어떻게 멋진 이별 러브 스토리 하나 제대로 못 만들게 하고.
어쩌다가 이런 개망신 뚱딴지 스토리를 만들어 준단 말인가.
이러다 현행범으로 경찰서나 안가면 다행이지.
그런데 그런 생각도 잠시 순간 그의 입 안쪽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살이 터졌는지 붉은 피가 입에서 주르르 쏟아져 아랫입술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나는 순간 놀라 기겁을 하듯이 소스라쳤다. 그는 더 했다.
몸집과는 다르게 왜 이렇게 약해 빠진거야.
아.. 아니 내가 파워가 좀 있었던 걸 까먹었던거지. ㅠㅠ
“꺄아아아아!!!”
쓰윽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입술을 훔치는 그의 모습은 마치 폐 결핵 환자나
백혈병 환자와 같은 모습.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어 발을 움직이려는데
온 몸이 굳어서 정신조차 차리지 못했다. 곧 실신 할 것 같았다.
그가 ? 아니 내가.
지금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거쥐?0.0
뻘쭘하게 한쪽 볼을 가까이 그 사람 앞에 대주면서
"어머 어뜨케, 저 그냥 때리세요. 여기 그냥!"
하고 나 자신도 무척 놀랄만한 말을 내 뱉고 말았다.-ㅍ-;;
그래 난 맷집은 좋았으니까. -_-;;
나의 살들을 때려다오. 차라리 그게 낫겠다.
낯선 그 사람-_-;은 그런 나를 보고 참 딱하다는 듯이 한참을 쳐다보며 웃어젖혔다.
참으로 엽기적인 풍경이었다. -ㅠ-;; 입에서는 드라큘라처럼 피가 줄줄 새나오고 있는데
웃으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니 한 여름밤의 공포 보다 짜릿한 스릴러 물.
와...하하하하하 ~0~
강에 갑자기 서리라도 내릴 것만 같은 비운의 웃음소리가 적막한 어둠 사이로
서슬 푸른 입김을 품어내고 있던 순간이다.
"....."
한참을 웃다가 노려보며 말을 꺼내는 그 낯선 남자.
"걍 이쁘신 분이니까 봐줍니다.. "
ㅠ.ㅠ;;
섬뜩..
"고마오요. 간사한니단.ㅠ-ㅠ;;"
'차라리 때리지..그런 무섭디 무섭고 사기성 짙은 유머를'
그는 갑자기 피 뭍은 손수건을 꺼내 입안을 슬쩍 닦다가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나는 그런 그에게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마냥 "괜찮아요!?"만 연발할 뿐이었다.
“으.. 정말 괜찮아요? 으...”
그의 입을 손수건으로 닦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 "예쁘신 분이니까 봐줍니다"라는 말이 머릿속에 가득찼다.
놀리는 걸까? 과연 저것이 진담이었을까? -_-^
그렇게 한 3분 정도 있으니 출혈이 멈추었다.
그의 돌발적인 충격에 당황하던 나의 소매자락에 그의 핏물이 살짝 묻어 있었다.
그 비릿한 촉감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 오는 듯 했다.
으으으.... 윽..
"이제 피는 안나네요..... 그런데 얼룩이... 어떻하죠? 미안해서.."
"아니에요. 이제 됐어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둑한 강이라 그런지
그 흔한 사람하나 보이지 않았다. 강바람만 차갑게 불 뿐이었다.
그 자식, 기다린다고 해 놓고 그냥 가버린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괘씸하고 상종 못할 인간이로군,
가득이나 분에 차 있는 데 다음에 본다면 이 상황의 4배 쯤은 되 갚아 주리라.
x 씹은 표정을 하던 나에게 그 사람이 말을 건다.
"찾는 사람 안 나와서 그런거죠?"
"예..? 예..! 저.. 저 근데.. 이 근처에 혹시..왔다 갔다 하던 사람이라도 없었어요?"
"저.. 아까부터 있었는데.. 아! 아까 한 사람 있었는데. 울면서. "
"울었어요??? 진짜요? 언제요? 갔어요? 언제요?"
"하나씩만 물어봐요.. 눈물이 글썽 글썽 해서는 강가에 돌 몇 번 튕기다가... 으음.. 너무 불쌍하게 그러지
마요! 다른 사람에게 눈물 흘리게 하면 자기는 피 눈물 흘린대요.."
피눈물.. -.-;; 이란 말이 갑자기 오싹하게 전율처럼 와 닿았다.
그건 웬지 그 사람만이 매 뱉을 수 있는 대단한 진리요 곧 불변의 명제인 것만 같았다.
"예.. 예..ㅜㅜ"
"진짜 안돼 보이더라고요. 근데 얼굴 보지도 않은 사람이랑 그렇게 사랑하고 헤어지고 막 그래요?"
"이봐요!................... 그것까지는 댁이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픔을 참는 다는 듯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그가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는 것이다.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흐르는 듯해서 급히 자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 했다.
더 피보기 전에.--;;
돌아서는 나에게 그 사람이 말을 했다.
"그래서 나 마음에 상처 났어!!!"
"???"
"으나야!!"
".....?"
으나라는 말이 갑자기 가슴 한구석에서 메아리치는 것 같았다.으나??
"내가 현수 맞아....."
"........."
허파가 뚫린 것처럼 바람이 송송 지나갔다.
그리고 그 비릿한 여운까지 고스란히 나에게 와 닿았다.
한참을 멍하게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
입에서 어이 없는 ...실소가 쏟아져 나왔다.
“.............”
“너 왼쪽 마져 대! 너 최소 사망인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