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소리가 너무 귀여워 관심이 생겼다는 남자

열라뽕따이2008.01.21
조회922

어제 친구들하고 술 한잔씩 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어요. 요즘 장이 너무 안좋은데다가 빈속에 안주 꽉꽉 채워서 먹고 맥주까지 디립따 들이켰더니 속이 부글부글 합디다;;
그래도 기분이 좋은지라 귀에 이어폰을 꼽고 엠피 들으면서 흥얼거리고 걷고 있었어요. 지하철 역에서 우리 집 까지는 대략 10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술기운이 올라와서 인지 추운줄도 모르고 그저 좋다고 흥얼흥얼 -,.- ㅋㅋ
지하철에서 같이 내린 짧은 미니스커트에 하얀스타킹을 신은 곱지 않은 시선의 여자분과 아저씨 3분 검정비니를 쓴 남자분하고 같이 신호등을 건너는데 ..
제가 기분이 너무 좋았던 걸까요? ^^^^^^^^^
깡총~ 하고 사뿐히 뛰어 내려 오려는데
힘 조절이 안됐는지 "뽕" 하고 아주 짧고 굵게 멜로디를 흘리고 말았습니다..........ㅇㅁㅇ......!!!!!!!!!

' 에이시... 이게머야 짜증나 ㅠㅠ 뒤에 사람있나?
아.....아놔 이거 -_- 뭐 어때 밤이라 안보여'

하면서 미친척 또 다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나를 위로라도 하고 싶어서 노래를 더 크게 틀고 ㅠ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뒤에 같이 걷는 사람이 있는게 분명 했어요!!
그림자가......보였으니까요 ㅠㅠ
정말 축지법이라도 써서 도망가고 싶은 심정 ㅠㅠ
거의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왔는데 저랑 계속 같은 길을 걷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워낙 동네에 변태가 많아서 덜컥 겁이.........=ㅅ= (전에도 변태를 만난적이 꽤 있어서..) 그래도 모르는척 엘레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주머니속에서 핸드폰을 열어둔 채로 바로 애니콜 SOS가 켜지도록!!!!!!!!!캬~
아니나 다를까!! 이 남자 저랑 같이 엘레베이터 앞에 섭니다. 그닥 나빠보이지 않는 인상이라 조금은 안심;;
근데 그 남자 계속 히죽히죽 거리는게 너무 이상해서 속으로 엄청 떨었습니다. 개시키 개시키 이러면서 왜 웃는거냐고 속으로만 막 욕하고 -_- ;;;;
저희집은 7층인데 그 사람 12층 누릅니다.
뭐 일단 의심은 조금 누그러졌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아쬬!!!
4층정도 올라왔는데 .. 그 남자 입을 엽니다.

" 노래 들어요? "

- .......네? -_- 저요?

"네" (씽긋 웃는얼굴까지-_-)

- 네;; 왜요?

" 잠깐 빼면 안될까요? "

싫다고 말하기엔 저는 너무 소심한 여자.......ㅠㅠ
후덜덜 떨며 이어폰을 뺏습니다.
7층은 이미 다 왔는데 ㅠㅠ .....그 남자도 같이 내립니다;
정말 무서워서 제가 미쳤나 봅니다 ;;;;;;;;;;
엄청난 속도의 단어 조합들;;;;;;

- 아니 왜 12층 눌러놓고 나보고 이어폰 빼라고 하고 같이 내려서 지금 뭐하자는건지 . 하 나 지금 아. 나 무서워서 이거 원. 지금 나한테 뭐.. 뭐하려는 건데요? 아놔 아 이런 시바 아나 ㅠㅠ

괜히 쎈척도 해보고 막 되는대로 짓거렸습니다ㅠㅠ
그 남자 또 히죽히죽 웃습니다 -_- ;;;
그러더니 핸드폰 꺼내서 번호 찍어 달라고 합니다.
자기 12층 사는 이웃 맞다고.
아까 지하철에서 내려서부터 계속 같이 왔는데
보지 못했냐면서 이어지는 말이

" 아까 뽕.. 하는 소리 좀 귀엽던데.. ㅋㅋ놀리는거 아니에요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장난? ㅠㅠ
진짜 부끄러워 죽을뻔했습니다.ㅠㅠ
그 방구소리 듣고 너무 웃겼는데 아무렇지 않게
또 흥얼대면서 촐싹거리며 팔랑팔랑 걷는 제가 너무
웃겨 보였다고 -_-; 것도 우산을 들고 있었으니
얼마나 광년이 같아 보였을꼬 ㅠㅠ;;
너무 재밌는 사람 같아서 관심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네요 ..근데 이런거 작업멘트 같은데 ㅠㅠ
솔직히 속아 넘어가 주고 싶네요 ;;
그냥 헌팅도 아니고.. 솔직히 너무 특이한 사람 같기도 하고 .. 이웃이니까 나쁜마음 먹는다해도 서로 다 알고 지내는 사이일텐데 부모님들은..
어쨋든 폰 번호 줬습니다! 문자 오긴하는데 성격은 다정하고 묵직한 데가 있는거 같아요..음.. 긍정적이구!
저보다는 3살 많네요..
주말에 점심 같이 먹자고 하는데..
이 사람 만나도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