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멀리 피난 가고 싶다' 등등, 굳이 피해도 될 말들을 '피식-피식'-_-;; 웃어가면서
픽픽 해대는데 정말 그를 피하고만 싶어졌다. -0-;;
일단 그가 잘생긴 사람이었으면 입장이 달랐을지 모른다.-_-+ 나와 흡사하게 생긴, 아니 쌍둥이라고 해두자. 녀석이 자꾸 관심어린 유머를 해 대니 나도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유전학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괴리감을 느낀다고 어떤 학설에서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녀석은 생각보다 내가 맘에 드는 눈치였다.-_-^
“으나야 오늘도 또 왔다.”
내 얼굴이 덜렁 달린 표지만을 들고 교문 앞에 서서 방긋 웃는 모습을 보는 일은
예사로운 일이 되었다.
그런 그의 신실한(?) 모습에 몇 번이고 혀를 내두르다가, 그날은.. 그날은..
그를 보자마자 눈에 핏빛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표지판을 바닥에 퉁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나의 파워를 앞세워 그를 데리고 외진 골목길로 데려 갔다.
친구들이 점심시간이면 그의 얼굴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것이 내내 마음이 걸리던 터였다.
“일루 와봐 빨리!!”
오늘은 살인이라도 낼 참이었다. -_-;; 그게 안 된다면 정내미가 뚝 떨어지게 만들던지.
그러나 나의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은 모두 사실은 그 사람이
조금 더 아깝다고 잘 해 보라는 분위기다.
"괜찮은데 왜!!"
"착하게 생겼다야!"
헉. 친구 맞어? 요것들이!! 외모는 이렇다고 해도 나도 이상형이 있다는 것을 까먹는 분위기?
나의 괜한 자존심에 그에대한 반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었다.
비좁은 골목길에 들어서서 주변에 사람이 있나 없나 확인하고는 난 그의 목에 두 손을 가져갔다.
“으나야.. 너무 이른 거 아냐?키......스..?”
녀석은 자기가 죽기 일보 직전의 무서운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키스의 세라모니를 기라디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목을 서서히 조르면서 말했다.
"그때 사실 미안했어...응?
그렇지만. 너도 나에게 거짓말 했으니 피장파장이지.응?
오히려 넌 되로 주고 말로 받았지, 응?
그 정도로 참은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응? 그
리고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리 쉽게 달라지는 게 아니잖아?! 응?
그러니까..앞으로 찾아 오지마! 응?
그리고 그렇게 찾아와도 난 너에게 관심 없어. 응?
나도 이상형이라는 게 있어!! 알지? 내말 무슨 말인지.."
그는 그런 순간에서도 정신을 놓지 않고 나를 보며 고삿 상에 놓여진 돼지의 웃는 모습으로
가만히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었다. -_-;;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즐긴다는 표정으로...
그런 그에게 눈을 똑바로 뜨다가 얼굴에 침을 튁 뱉었다,.
‘이만하면 됐겠지?”
하고 안도하며 손을 풀어 놓고 뒤돌아서 비장의 웃음을 지어보았다.
으하하하하하
그.. 런.. 데..
“더웠는데 세수 했네”
-.-;; 뜨앗.
“으나야 있지 나 반샘 독서실 등록 했다?!-_-”
하고 엽기적인 미소를 날려보내는 게 아닌가. 허걱. -0-;; 너무나 익살스럽게~ 말을 하는 현수.
"야!! 너도 좀 살 좀 빼라!! 나랑 같이 다이어트를 하든가!!"
“헉..뭐? 그게 뭔 말이야!@.@;;”
"너도 인생이 불쌍해서 충고 하는거야-_-"
"내 인생이 뭐 어때서?!ㅋㄷ"
나도 모르게 일상적인 말투로 전환되면서 이상하게 말들이 꼬여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좀 멋지게 파장하는 줄 알았는데 ㅠㅠ
그러나 돌아서지는 않고 계속 걸어 갔다.
“그리고 으나야~ 그리고 덤으로~~ 거기 주말에 총무 맡기로 했어!!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어서.. ”
그는 내 말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 에, 게 , 이, 제, 는, 어, 떤, 말, 을, 해, 도 -_-;; 이, 젠, 그 자체가, 하나의 민망함이다.
나는 입안에 개거품만 잔뜩 생겨났다..
“현수야, 너!.............. 이 참에 샤워까지 할래?”
“에이 뭘.. 이젠 시원해.!”
갑자기 돌아서려는 내 어깨에 갑자기 손을 푹 걸쳐 올리는 현수.
흠칫 놀라서 반사적으로 몸에 힘을 주게 되었고 난 정말 갑자기 무거운 그의 손에 긴장하게 되었다.
입에 물었던 침들이 주르르 현수는 팔 한쪽으로 흘러 내렸다.
그런 나를 어깨로 감싸 안으며 앞쪽으로 뭔가 들이 대는데,
억... 헉... 목이 갑갑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손은 아까 씻었는데...아이 참..왜그래..애..”
뒤에서 갱단이 목에 칼을 들이 대는 것처럼 내 목을 반 쯤 조르면서
어떤 도구를 내 앞쪽으로 확 들이 밀고 있었다.
“헉........흡흡.... 헉.... 헉........살려줘... 미안해.. 잘 못 했어.....”
“미안해? 그래 그럼.. 네 핸폰 번호.....................불러봐!~^ㅜ^!매일 문자 날릴게.”
“으나가 너무너무 좋아..깨물어 주고 싶어~~그래서 대학 들어갈 때까지 기다릴 거야!! ㅋ”
-_-;; 어찔어찔해진다. 잘못 걸렸다간 내가 119를 불러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그의 그 협박은(?) 곧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녀석은 주말마다 독서실 총무실을 제 집인양떡 차지하고 앉아서는 내가 화장실에 갈 때마다
조그만 창문으로 헤죽거리면서 웃어대며 ‘잘 다녀와!’ 하며 항상 방긋 웃으며 “쾌변, 숙변” 을
기원해주었다?!-0- 나의 일거수일투족, 그리고 최후의 사생활이 그의 감시망 안에 있다고 생각하니
그 흔한 볼 일조차(?) 시원스레 봐지지 않았다.
어김없이 화장실을 쓰고 싶을 때면 차라리 인근 당구장 옆의 화장실까지 애용하게 되었으니
이 어찌 웃지 못 할 상황인가. -_-;;
어쩌다가 늦게 독서실이라도 오는 날이면, 공부는 안하고 어딜 그리 싸돌아 다니냐는 둥~,
그래서야 어디 새나라 새로운 대학생이 될 수 있겠냐는 둥, 정신없이 따따다~~ 대면서
나의 얼굴을 멀거니 보고 웃어버리는데
그런 현수를 어느 날부턴가 옆집 강아지 쳐다보듯이 비웃기만 했다,
그는 그럴수록 더욱 왈왈왈~짖기만 했다. 이리저리 똥이나 싸대는 개보다도 미워졌다.
그런 그에게 난 '피-도 눈물-도 없이' 라는 영화를 적극 추천해주었다. -.-v
쏴아아아아- 그러던 비오는 어느 날이었다. 말 그대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간신히 버스타고 들른 독서실, 축축하고 거친 비에 계단 앞에서 나는 우산 접느냐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우산이 고장 나버린 것이다. 보기 좋게 우산살이 하나 툭- 삐져나왔다. -_-;;
이빨 빠진 호랑이 같은 우산, 무척이나 유모로스 한데. 자동우산이 수동으로 해도
아예 접히지도 않는 거다. 방패처럼 펴진 채 몇 분을 서 있었다. ㅋㅋ
삶의 체증이 좀 씩 밀러오려는 찰나-_-
너를 보낸 기억에 자꾸만.. 지쳐만 가는데.. 예.. 전화까지 왔다. 으흐흐 내 핸폰 벨소리는 쎄봉이다! ㅋㅋ 기억에서 멀어져가던 나의 세봉.
“여보세요?-_-;;”
“으나야? 위에 쳐다봐봐!”
정신이 외출한 우산을 손으로 잡고 빗줄기를 거슬러 3층 위를 쭉 올려다보는데
눈에 갑자기 어릿하게 괴물하나가 젖어온다.^(·.·)^;
“왜 전화질이야!!!-_-;; 아. 짜증 몰려오게 거!”
우산을 빗겨 하늘을 봤는데도 보자마자 비가 워낙 많이 내려 머리가 순간 젖어버렸다.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좋아라~~’ 하는 현수,
줏대 없어 보이고, 근엄하지 않고, 폼도 안나고,
그냥 이웃집 아저씨처럼 느껴질 뿐,
나를 보고 3층 위에서 담배까지 피~~~~워대며 살짝 웃고 있는 모습에
확 있던 정도 빗물에 떠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살짝 젖은 머리카락이 따가워서 눈을 걷어 내고 있다가 뒤돌아서는데
뒤에서 남학생 3명에 걸려 살짝 밀려 우왕좌왕 비틀비틀 했다.
이....이.. 씨...이.. -.-;;
순간 우산살에 걸려 스타킹이 쪽 하고 나가버린 것이다.
간신히 전에 배운 발의 스텝으로 발란스를 맞추어 넘어지는 것의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이게 왠 우비소녀의 개그 한토막이란 말인가.
그런데 정말 정말 최악인 것은 사실 그게 아니다. -.,-;;
그 순간에서 내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서라도 “운이 억수로 없다는,
그래서 오늘은 뭔가 안돼는 날이라는” 표정을 지었어야 했는데,
정말 바보 같이 그 순간에 찔끔 웃음이 나와 바보처럼 피식피식 바보 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그것을 즐기기라도 한다는 것처럼.
가끔 몸은 나와는 정 반대로 행동해 무척 자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_-;;
이게 뭔 육체 이탈이란 말인가? ㅋㅋ
살이 많으면 콘트롤이 잘 안되는 문제가 있기도 하다만.
으흐흐흐 으흐흐흐 으흐흐흐 으흐흐흐
스타킹이 나간 것이 황당해서 실소를 짓고 있는 순간,
“으나야!! 너.. 여기 웬일이야?” 하고]3명중의 한 남자가 말을 건네 온다.
나를 아는 듯한 저 말투는 누구지?!
그 상황에서는 도대체 누군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 상황이란 -_-;;
이빨 빠진 우산을 왼손으로 부여잡고, 핸드폰을 오른 손에 쥔 상태에서 올이 나간 스타킹을 쳐다보는데 축축한 머리가 눈을 마구 찔러대고 있고 내 자신이 바보 같이 '으흐흐흐' 하고 쳐다보며 웃고 있는 -_-마인드 콘트롤이 안 되는 순간 의미한다. -.-;; (묘사하기가 더 어려운 그런 상황 말이다.)
“어?”
“나 영진이야... 조영진. 오랜만이네..”
“어... 어.. 영진아...아..”
영진인 중학교 때 같은 학교 다녔던...음.. 솔직히 나와 좀 묘연의 관계에 있던(?) 친구다.
졸업하고 3년 만에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질펀한 빗소리 때문에 시각은 물론 청각까지 가물가물해지던 찰나,
영진이를 얼굴을 쳐다보려고 하는데 주변에 서 있던 키 큰 남자애들 두 명 때문에,
그리고 축축한 상황 때문에 제대로 시선 처리를 할 수 없었다.
“모야?! 누구야?”
우산을 펼 준비 하는 남자들 사이의 영진이를 그제야 제대로 쳐다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영진인.. 내가 생각 했던 중2때의 영진이가 아니었다.
그때 더벅머리의 촌스러웠던(?) 떠꺼머리 총각이 어느덧 길 가다 마주치면 눈길한번 주기 힘들만큼
멋진 킹카가 되어 있었다.
와.. 이럴 수가. 세월의 변화가 실로 무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어디.. 가던 길이야?” 난 우산으로 스타킹을 가리며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응.. 공부하다 배고파서...뭐 먹으러 갈려고...”
“아참.. 얘는.. 나 중학교 때 친구야.. 인사해.. 서 으나라고!”
"어.. 안녕...!!"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그의 모습이 참 귀엽고 맑았다.
그 순수한 미소만은 변치 않고 예전 그 모습 그대로 같았다. 그리고 밝은 얼굴과 반듯한 매너.
그에 비해 지금의 내 상황은 무척이나 즐-_-;;
“반가워... 어.. 그래... 반가워.. 같은 반 친구들인가 봐?”
“어 .. 독서실 친구들이야...나 여기 다니거든..”
그랬다. 영진이도 같은 독서실이라니, 거참 ‘반샘’ 에서 동창회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_-;;
“으나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같이 뭐나 먹으러 가자! 우리 요 앞에 갈 건데.”
“어.. 아니야 됐어.. 지금 내가 상황이..”
“야아. 그러지 말고 가자!”
“그래 같이 가서 먹자!”
친구들도 모두들 내가 가기를 원하는 듯 했다(?) 원래 나 그렇게 착각은 하고 산다 -.-v.
정말 그럴 맘은 아니었는데 거절을 한 3번은 한 것 같은데(?) 그러나 '그 상황'에서 어쩌다 그의 친구들
에게 떠밀려(?) -_-;; 라면까지 먹으러 가게 되었다. 정말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난 이때다 싶어서 그 고장난 우산을 계단에 확 팽개쳐 두고 영진이 우산 속으로 쏙 들어갔다.
물론 우산이 좀 작게 느껴지긴 했지만-_-^
비는 정말 cats and dogs처럼 내리는데 말 그대로 행복한 천둥번개가 우산에 내리친다(?),
독서실 만화경 ④ [구 제목: 어떤 놈과 마주치다]
# 니가 피 맛을 좀 알지?
그 사건 이후로 그는 사사건건 '피' 란 말을 입에 담고 살았다.
피라미 같은 녀석. 툭하면 '피로해서 피골이 상접했다.
그래서 멀리 피난 가고 싶다' 등등, 굳이 피해도 될 말들을 '피식-피식'-_-;; 웃어가면서
픽픽 해대는데 정말 그를 피하고만 싶어졌다. -0-;;
일단 그가 잘생긴 사람이었으면 입장이 달랐을지 모른다.-_-+
나와 흡사하게 생긴, 아니 쌍둥이라고 해두자.
녀석이 자꾸 관심어린 유머를 해 대니 나도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유전학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괴리감을 느낀다고 어떤 학설에서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녀석은 생각보다 내가 맘에 드는 눈치였다.-_-^
“으나야 오늘도 또 왔다.”
내 얼굴이 덜렁 달린 표지만을 들고 교문 앞에 서서 방긋 웃는 모습을 보는 일은
예사로운 일이 되었다.
그런 그의 신실한(?) 모습에 몇 번이고 혀를 내두르다가, 그날은.. 그날은..
그를 보자마자 눈에 핏빛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표지판을 바닥에 퉁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나의 파워를 앞세워 그를 데리고 외진 골목길로 데려 갔다.
친구들이 점심시간이면 그의 얼굴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것이 내내 마음이 걸리던 터였다.
“일루 와봐 빨리!!”
오늘은 살인이라도 낼 참이었다. -_-;; 그게 안 된다면 정내미가 뚝 떨어지게 만들던지.
그러나 나의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은 모두 사실은 그 사람이
조금 더 아깝다고 잘 해 보라는 분위기다.
"괜찮은데 왜!!"
"착하게 생겼다야!"
헉. 친구 맞어? 요것들이!! 외모는 이렇다고 해도 나도 이상형이 있다는 것을 까먹는 분위기?
나의 괜한 자존심에 그에대한 반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었다.
비좁은 골목길에 들어서서 주변에 사람이 있나 없나 확인하고는 난 그의 목에 두 손을 가져갔다.
“으나야.. 너무 이른 거 아냐?키......스..?”
녀석은 자기가 죽기 일보 직전의 무서운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키스의 세라모니를 기라디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목을 서서히 조르면서 말했다.
"그때 사실 미안했어...응?
그렇지만. 너도 나에게 거짓말 했으니 피장파장이지.응?
오히려 넌 되로 주고 말로 받았지, 응?
그 정도로 참은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응? 그
리고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리 쉽게 달라지는 게 아니잖아?! 응?
그러니까..앞으로 찾아 오지마! 응?
그리고 그렇게 찾아와도 난 너에게 관심 없어. 응?
나도 이상형이라는 게 있어!! 알지? 내말 무슨 말인지.."
그는 그런 순간에서도 정신을 놓지 않고 나를 보며 고삿 상에 놓여진 돼지의 웃는 모습으로
가만히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었다. -_-;;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즐긴다는 표정으로...
그런 그에게 눈을 똑바로 뜨다가 얼굴에 침을 튁 뱉었다,.
‘이만하면 됐겠지?”
하고 안도하며 손을 풀어 놓고 뒤돌아서 비장의 웃음을 지어보았다.
으하하하하하
그.. 런.. 데..
“더웠는데 세수 했네”
-.-;; 뜨앗.
“으나야 있지 나 반샘 독서실 등록 했다?!-_-”
하고 엽기적인 미소를 날려보내는 게 아닌가. 허걱. -0-;; 너무나 익살스럽게~ 말을 하는 현수.
"야!! 너도 좀 살 좀 빼라!! 나랑 같이 다이어트를 하든가!!"
“헉..뭐? 그게 뭔 말이야!@.@;;”
"너도 인생이 불쌍해서 충고 하는거야-_-"
"내 인생이 뭐 어때서?!ㅋㄷ"
나도 모르게 일상적인 말투로 전환되면서 이상하게 말들이 꼬여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좀 멋지게 파장하는 줄 알았는데 ㅠㅠ
그러나 돌아서지는 않고 계속 걸어 갔다.
“그리고 으나야~ 그리고 덤으로~~ 거기 주말에 총무 맡기로 했어!!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어서.. ”
그는 내 말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 에, 게 , 이, 제, 는, 어, 떤, 말, 을, 해, 도 -_-;; 이, 젠, 그 자체가, 하나의 민망함이다.
나는 입안에 개거품만 잔뜩 생겨났다..
“현수야, 너!.............. 이 참에 샤워까지 할래?”
“에이 뭘.. 이젠 시원해.!”
갑자기 돌아서려는 내 어깨에 갑자기 손을 푹 걸쳐 올리는 현수.
흠칫 놀라서 반사적으로 몸에 힘을 주게 되었고 난 정말 갑자기 무거운 그의 손에 긴장하게 되었다.
입에 물었던 침들이 주르르 현수는 팔 한쪽으로 흘러 내렸다.
그런 나를 어깨로 감싸 안으며 앞쪽으로 뭔가 들이 대는데,
억... 헉... 목이 갑갑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손은 아까 씻었는데...아이 참..왜그래..애..”
뒤에서 갱단이 목에 칼을 들이 대는 것처럼 내 목을 반 쯤 조르면서
어떤 도구를 내 앞쪽으로 확 들이 밀고 있었다.
“헉........흡흡.... 헉.... 헉........살려줘... 미안해.. 잘 못 했어.....”
“미안해? 그래 그럼.. 네 핸폰 번호.....................불러봐!~^ㅜ^!매일 문자 날릴게.”
그.. 것은.. 핸드폰 이었다.
“헉.. 헉...”
“빨리 불러.... 빨리...”
“공... 일......... 억 헉....”
“오!!!!”
“.......”
“으나가 너무너무 좋아..깨물어 주고 싶어~~그래서 대학 들어갈 때까지 기다릴 거야!! ㅋ”
-_-;; 어찔어찔해진다. 잘못 걸렸다간 내가 119를 불러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그의 그 협박은(?) 곧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녀석은 주말마다 독서실 총무실을 제 집인양떡 차지하고 앉아서는 내가 화장실에 갈 때마다
조그만 창문으로 헤죽거리면서 웃어대며 ‘잘 다녀와!’ 하며 항상 방긋 웃으며 “쾌변, 숙변” 을
기원해주었다?!-0- 나의 일거수일투족, 그리고 최후의 사생활이 그의 감시망 안에 있다고 생각하니
그 흔한 볼 일조차(?) 시원스레 봐지지 않았다.
어김없이 화장실을 쓰고 싶을 때면 차라리 인근 당구장 옆의 화장실까지 애용하게 되었으니
이 어찌 웃지 못 할 상황인가. -_-;;
어쩌다가 늦게 독서실이라도 오는 날이면, 공부는 안하고 어딜 그리 싸돌아 다니냐는 둥~,
그래서야 어디 새나라 새로운 대학생이 될 수 있겠냐는 둥, 정신없이 따따다~~ 대면서
나의 얼굴을 멀거니 보고 웃어버리는데
그런 현수를 어느 날부턴가 옆집 강아지 쳐다보듯이 비웃기만 했다,
그는 그럴수록 더욱 왈왈왈~짖기만 했다. 이리저리 똥이나 싸대는 개보다도 미워졌다.
그런 그에게 난 '피-도 눈물-도 없이' 라는 영화를 적극 추천해주었다. -.-v
쏴아아아아-
그러던 비오는 어느 날이었다. 말 그대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간신히 버스타고 들른 독서실, 축축하고 거친 비에 계단 앞에서 나는 우산 접느냐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우산이 고장 나버린 것이다. 보기 좋게 우산살이 하나 툭- 삐져나왔다. -_-;;
이빨 빠진 호랑이 같은 우산, 무척이나 유모로스 한데. 자동우산이 수동으로 해도
아예 접히지도 않는 거다. 방패처럼 펴진 채 몇 분을 서 있었다. ㅋㅋ
삶의 체증이 좀 씩 밀러오려는 찰나-_-
너를 보낸 기억에 자꾸만.. 지쳐만 가는데.. 예.. 전화까지 왔다. 으흐흐
내 핸폰 벨소리는 쎄봉이다! ㅋㅋ 기억에서 멀어져가던 나의 세봉.
“여보세요?-_-;;”
“으나야? 위에 쳐다봐봐!”
정신이 외출한 우산을 손으로 잡고 빗줄기를 거슬러 3층 위를 쭉 올려다보는데
눈에 갑자기 어릿하게 괴물하나가 젖어온다.^(·.·)^;
“왜 전화질이야!!!-_-;; 아. 짜증 몰려오게 거!”
우산을 빗겨 하늘을 봤는데도 보자마자 비가 워낙 많이 내려 머리가 순간 젖어버렸다.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좋아라~~’ 하는 현수,
줏대 없어 보이고, 근엄하지 않고, 폼도 안나고,
그냥 이웃집 아저씨처럼 느껴질 뿐,
나를 보고 3층 위에서 담배까지 피~~~~워대며 살짝 웃고 있는 모습에
확 있던 정도 빗물에 떠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살짝 젖은 머리카락이 따가워서 눈을 걷어 내고 있다가 뒤돌아서는데
뒤에서 남학생 3명에 걸려 살짝 밀려 우왕좌왕 비틀비틀 했다.
이....이.. 씨...이..
-.-;;
순간 우산살에 걸려 스타킹이 쪽 하고 나가버린 것이다.
간신히 전에 배운 발의 스텝으로 발란스를 맞추어 넘어지는 것의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이게 왠 우비소녀의 개그 한토막이란 말인가.
그런데 정말 정말 최악인 것은 사실 그게 아니다. -.,-;;
그 순간에서 내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서라도 “운이 억수로 없다는,
그래서 오늘은 뭔가 안돼는 날이라는” 표정을 지었어야 했는데,
정말 바보 같이 그 순간에 찔끔 웃음이 나와 바보처럼 피식피식 바보 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그것을 즐기기라도 한다는 것처럼.
가끔 몸은 나와는 정 반대로 행동해 무척 자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_-;;
이게 뭔 육체 이탈이란 말인가? ㅋㅋ
살이 많으면 콘트롤이 잘 안되는 문제가 있기도 하다만.
으흐흐흐 으흐흐흐 으흐흐흐 으흐흐흐
스타킹이 나간 것이 황당해서 실소를 짓고 있는 순간,
“으나야!! 너.. 여기 웬일이야?” 하고]3명중의 한 남자가 말을 건네 온다.
나를 아는 듯한 저 말투는 누구지?!
그 상황에서는 도대체 누군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 상황이란 -_-;;
이빨 빠진 우산을 왼손으로 부여잡고, 핸드폰을 오른 손에 쥔 상태에서 올이 나간 스타킹을 쳐다보는데 축축한 머리가 눈을 마구 찔러대고 있고 내 자신이 바보 같이 '으흐흐흐' 하고 쳐다보며 웃고 있는 -_-마인드 콘트롤이 안 되는 순간 의미한다. -.-;; (묘사하기가 더 어려운 그런 상황 말이다.)
“어?”
“나 영진이야... 조영진. 오랜만이네..”
“어... 어.. 영진아...아..”
영진인 중학교 때 같은 학교 다녔던...음.. 솔직히 나와 좀 묘연의 관계에 있던(?) 친구다.
졸업하고 3년 만에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질펀한 빗소리 때문에 시각은 물론 청각까지 가물가물해지던 찰나,
영진이를 얼굴을 쳐다보려고 하는데 주변에 서 있던 키 큰 남자애들 두 명 때문에,
그리고 축축한 상황 때문에 제대로 시선 처리를 할 수 없었다.
“모야?! 누구야?”
우산을 펼 준비 하는 남자들 사이의 영진이를 그제야 제대로 쳐다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영진인.. 내가 생각 했던 중2때의 영진이가 아니었다.
그때 더벅머리의 촌스러웠던(?) 떠꺼머리 총각이 어느덧 길 가다 마주치면 눈길한번 주기 힘들만큼
멋진 킹카가 되어 있었다.
와.. 이럴 수가. 세월의 변화가 실로 무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어디.. 가던 길이야?” 난 우산으로 스타킹을 가리며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응.. 공부하다 배고파서...뭐 먹으러 갈려고...”
“아참.. 얘는.. 나 중학교 때 친구야.. 인사해.. 서 으나라고!”
"어.. 안녕...!!"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그의 모습이 참 귀엽고 맑았다.
그 순수한 미소만은 변치 않고 예전 그 모습 그대로 같았다. 그리고 밝은 얼굴과 반듯한 매너.
그에 비해 지금의 내 상황은 무척이나 즐-_-;;
“반가워... 어.. 그래... 반가워.. 같은 반 친구들인가 봐?”
“어 .. 독서실 친구들이야...나 여기 다니거든..”
그랬다. 영진이도 같은 독서실이라니, 거참 ‘반샘’ 에서 동창회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_-;;
“으나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같이 뭐나 먹으러 가자! 우리 요 앞에 갈 건데.”
“어.. 아니야 됐어.. 지금 내가 상황이..”
“야아. 그러지 말고 가자!”
“그래 같이 가서 먹자!”
친구들도 모두들 내가 가기를 원하는 듯 했다(?) 원래 나 그렇게 착각은 하고 산다 -.-v.
정말 그럴 맘은 아니었는데 거절을 한 3번은 한 것 같은데(?) 그러나 '그 상황'에서 어쩌다 그의 친구들
에게 떠밀려(?) -_-;; 라면까지 먹으러 가게 되었다. 정말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난 이때다 싶어서 그 고장난 우산을 계단에 확 팽개쳐 두고 영진이 우산 속으로 쏙 들어갔다.
물론 우산이 좀 작게 느껴지긴 했지만-_-^
비는 정말 cats and dogs처럼 내리는데 말 그대로 행복한 천둥번개가 우산에 내리친다(?),
이런 반가운 비는 참 오랜만에 보는 것도 같다.
추억속의 친구와 재회하는 즐거움, 쪽팔림을 은혜로 승화시켜준 친구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영진이가 귀고 있던 우산대를 받아 들었다.
“우후후후후” 나는 다시 그렇게 또 바보 같이 웃어본다. 물론 들리지 않게.
우산을 들춰보자 멀리 3층 건물 창가에서 현수가 나를 보고 한 것 놀라고 있다.^^;;
진정한 피맛 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ㅋㅋ.
[당신은 진정 남자 3명을 거느리고 가는 나의 모습을 보았는가?]
난 진즉 너와는 안어울리는 국보급 공주였던 것을,
감히 상놈이 자꾸 마님 예쁘네 하니까 그동안 조금 놀아준 것 뿐이지.
여유롭게 난 그에게 우산을 살짝 멀리 하며 그 유명한 쌍뻐큐를 날려 주었다.
(님들도 아시겠지만? 나 원래 이런 애는 아니다.ㅋ)그
때가 현수를 만나고 가장 기분 좋은 순간 중에 하나였다고나 할까 ^^;;
어느새 10년 묵은 체증과 현기증도 날아가고 있었다.
그는 아마 담배 연기에 질식해 너구리가 되었으리라 생각하면서.
그런데 그들이 가는 곳은 음식점이나 일반 편의점이 아니었다.. -.-;;
“어... 어디.. 가는건... 데?”
앞쪽을 바라보며 한 블록 뒤의 큰 건물을 가리키며..
“저기.. 검도장 인데.. 가보면 알아...”
“어... 헉... 검도장에 밥을 먹으로 간다구?? @.@”
이건 또 뭔가. -_-;;
옷 사러 당구장에 가고, 게임 하러 독서실에 간다는 얘기로 들린다. -_-;;
그럼 이 자식들은 독서실에서 그림 그리고 다니는 거 아냐? -_-;;
‘이 걸 따라 가야 해, 말아야 해...’
“ 다 왔다. 여기야...”
엘리베이터 5층에서 내리자 쾌적하고 넓은 검도장이 눈에 들어 왔다.
검도'장'이라기보다는 넓은 커피숍 같은 외벽이 되어 있는 깔끔한 느낌의 검도'센터' 였다.
“와.. 좋다..!!”
“이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덴데.. 바로 옆에 식사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그제야 난 숨을 크게 쉴 수 있었다. -,.-;;‘그르쿠나..’
도복을 입고 호구를 들고 가는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천천히 간이식당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신기해?”
“응... 평소에 이런 걸 봤어야 말이지...”
밥과 라면 등을 꺼내 놓은 상태로 테이블에 여러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남자 5명에 홍일점.
기분도 기분이지만, 내가 밥을 온전하게 먹을 수 있을까..
문득 나의 정신 안정이 걱정되었다. ㅋㅋ
이런 만찬 분위기, 공주로서는 익히 있던 일이다만 (?) 일거수 일투족이 신경이 쓰여서 원. ㅋㅋ
게다가 올이 나간 스타킹이 자꾸 신경이 쓰여서 미소만 지어줄 뿐이었다. 나
름 공주 컨셉이 살아나지 않나. ㅋㅋ
공주라고 뭐 예쁜 공주만 있는 건 아니질 않는가.
다이어트고 뭐고 오늘은 마구 먹어보기로 다짐은 해본다. -_-*
그런데.. 라면의 칼로리가 장난이 아닌데. 쩝.
마침내 라면이 다 익어서~ 밥 위에 얹어 먹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라면이 끊어지지 않아 민망하게 내쪽으로 많은 양의 라면이 덥쭉 넘어 오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하나 같이 깔깔깔 웃고 있는 게 아닌가. -0-;;
그런걸 가지고 뭘... ^^
“으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런데 갑자기 영진이가 티슈를 손에 들고 나의 옆 입술을 닦아주는 것이다.
그.. 그랬구나. 그 웃음은 내 입술의 면발을 보고 지은 것이구나.
갑자기 천하의 서으나가 소심해진다.-.,- 왕뚜껑 얼굴에 얼굴을 파묻고 서러워라 민망해 했다. -_-;;
남은 국물을 열심히 먹으면서. 내 형편에 내숭은 무슨 내숭인가.-_-;;
홀로 쓸쓸한 번뇌를 해 본다. 공주고 뭐고 오늘 신세 아주 죽음이다.
친구들은 킬킬거리면서 영진이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순간 ‘영진아. 미안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왠지.
난 무의식중에“너 무지 발랄(?)하구나!” -_-;; 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그
이외의 말을 내 인생에서 싸악~지우도록 한다. 근데 그 말도 생각나는 군.
“진짜 쟤 웃기다.-_-;;하나부터 열까지. 하핫 등등등.”
당황해서 코로 밥을 먹었는지 올이 나간 스타킹으로 먹었는지 앞이 캄캄 해졌다. -_-;;
식사 후 우르르 나오는 길에 검도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대련 시범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 왔다.
조지훈의 승무에서 나오는 ‘나빌레라’ 같이 가벼운 듯 무거워 보이는 죽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손기술을 보고 순간, -ㅜ-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릴 뻔 했다.
예술은 바로 이거구나! 사실 가벼운 사람들만 보면 넋이 나가긴 하지만...
눈이 반짝 빛나도록 문 사이를 응시 하는 나를 영진이가 보면서 활짝 웃고 있었다.
그 때 문을 확 열고 나오는 사람과 맞닥뜨렸다.
“어.. 허헉...”
도복만 입고 있던 그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어... 어.. 죄송합니다.. ㅠㅠ” 라고 말하면서 몽롱하게 쳐다보던 나, ‘진짜 죽음인데...’
방금 나온 식당 쪽으로 걸어가면서 영진이를 쳐다보던 그는
내가 아닌 영진이를 보며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일뿐이었다.
“저 사람 아는 사람인가 봐?” 영진에게 물어 보았다.
“친구야.”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비는 잦아들었다. 도로 위로 튀기던 흙탕물이 양말을 살짝 적실만큼 눅눅한 오후.
난 영진이와 헤어진 후 열람실에 올라가는 길에 총무실에서 현수가 날 보더니
죽어라 뻐큐 맞고 자지러지는 흉내를 낸다. 난 그 모습에 귀신 표정을 하면서
즐겁게 쌍빠큐를 날려보내 준다. 검도장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 들이 대략 정신없는 복수를 해준다.
책을 폈다. 만화책 넘어가듯이 책장만 잘 넘어간다.
그런데 왜 이렇게 대사들이 안 외워지는 거야 -_-;;
쩝. ㅋㅋ 영진이 와의 기억이 얼핏 스쳐지나가면서 오늘 있던 비오는 날의 재회를 가슴으로 만끽하면서. 약간 두근거리는 빗속의 재회를 생각한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파서 면발 댕기는(?) 슬픈 날 ㅠ.ㅠ 영진이와의 즐거운 추억이 생각 난다.
# 자켓의 체온이 느껴져!
중3 여름, 청북 중학교.
담임이 화가 나서 갑자기 들어와서는 중간고사 이후로 미루었던
미술 실기 그림을 중간고사인 다음날 아침으로 당겨 제출하라고 종례를 하고 나갔다.
시험 기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인데 준비 하지 못한 미술도구를 그 시간에 가지고 있는 것은
더욱 무리인 일, 하지만 그림을 제출하지 않으면 실기 성적이 20점 만점 중에
10점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난 옆 반에 그림 도구를 빌리러 갈 수 밖에 없었다.
급한 상황이었다.
옆 반에서 안면만 조금 있던 친구에게 미술도구 있는 친구가 누가 있느냐고 물었다.
“영진이 있을 걸?”
“영진이가 누군데?”
“쟤!”
함초롬하게 예쁜 교정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친구. 조영진.
“영진아 나 옆에서 그림 좀 그리자!! 응?”
생판 모르는 애가 와서 갑자기 안달을 떨어 대서 황당할 그의 반응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 옆에 앉아서 그 때부터 난 스케치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당시에 나처럼 그림을 그리고 있던 친구들은 각 반에 거의 10명씩 남아 있었던 상태.
“너 영진이 알아?”라고 다들 반문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어! 오늘부터 친구 하기로 했어! 그치?”
하고 영진이란 친구에게 윙크 100개를 날려 주었다.^.~; 스스로도 멋쩍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낯짝 두께가 생각보다 두껍다는 것을 난 또 그 때 알아버렸다.
사실 그 때 나의 몸무게는 39킬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22 인치의 날렵한 허리선을 자랑하고 있던 터였다.
그때 나의 자신감이란 하늘을 찌르고 남을 만큼 도도했던 것.
사람과 가까워 지기란 여간 쉬운게 아니었드랬다. ^^
영진인 스케치를 마치고 채색을 하고 있었다.
나를 의식해서 인지 빨리 그리려고 하고 있었다.
“너 그림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네가 도와주면 나도 빨리 끝날 텐데.. 그치? ”
하고 한 술 더 떠서 친해지기로 다짐해 본다.
한 박자 늦게 시작한 그림이라서 대체 갈피를 못 잡고 있는데 그림이라
주인공들이 어째 다 따로 놀고 있던 수채화다.
그런 나의 그림을 보더니 그가 피식 웃으며 도와주기 시작했다.
.
소나무가 푸른 뒷산에 벤취,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밭 매는 정겨운 모습..-_-;;
으악 예술이다. 어헉헉. @.@
그림이 마무리되고 학교 밖을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수채화 속의 그림처럼. 쏴아아--.. 바로 오늘처럼 그렇게.
현관에서 우왕좌왕 하는 나에게 다가와 그가 교복 재킷을 벗어서 건네주었다.
“이거 쓰고 가!”
난 짐짓 거절을 하면서도. 비를 피할 도리가 없어서 어정쩡하게 그의 재킷을 받아들었다.
“..........너는?...”
“응?... 난 괜찮아.."
자켓을 던져 주고는 비오는 길을 달려가던 영진.
영진이 를 바라보며 살짝 발걸음을 떼던 나의 모습....
ZZzZzZz
난 그렇게 잠이 드는 가 했다.
몇안되는 나의 날렵한 추억 속에서.
툭...
까약...
뒤에서 자켓마이를 덮아 씌우는... 으으...헉.
“내가 누구게?히히히 ”
“헉헉.... 헉...야! 헉헉헉... ”
“누구야아~~ 이씨!!”
“나지롱~~”
이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천하의 웬수 진하?
“진하지? 너.....!!!”
자켓을 집어 던지고 쳐다보고선 섬뜩 놀란 것은 내가 아니고 바로 진하였다.
“너 지금 꼴이 왜이래. 거울좀 봐라 응.... -_-;;”
“오늘 공부를 너무 많이 했어 ㅠㅠ, 근데 넌 여기 웬 일이야~”
“왜긴. 넌 독서실에 공부하러 다니지 뭐하러 다니니. --;; ㅋㅋ”
“-_-;; 헉..ㅋㅋ”
“우리 귀여운 진우가 다니는 독서실인데 나도 다녀야지 싶어서!”
“과외 팽개치구 너 이제 진우인가 뭔가한테 개인 교습 받을라구 ?"
독서실에서 동창회도 한번 하고 오공주 서클 모임도 갖고, 참 멀티 플레이 한다는 생각이 ㅋㅋ
“야 근데, 매일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그 사람이 여기 독서실 총무더라! 너 이제 진짜로 연애 하는 구나?
깔깔깔 둘이 참 ~~ 자알~ 어울린다!! ”
“쉿 -_- 조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