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이야기*** 아직 못 다 삭힌 그리움이 있었나보다. 아직 못 다 푼 울분이 있었나보다. 서쪽 하늘이 새까맣게 몰려오더니 뇌성벽력이 치고 분수가 바람결 따라 공중제비를 한다. 수양버들 아래에 이제 편안함 밖에는 남지 않은 두 여인은 남편의 새 유택을 위한 의견에 도란도란 이야기가 끝일 새 없으나, 막 화장장으로 들어선 장의차에는 배웅하는 이의 마지막 오열이 딸꾹거리고, 벌써부터 마중 나온 까마귀는 계면쩍고 무료하여 몸보다 큰 플라타너스 잎에 몸뚱이 감추며 졸고 있다. 묘원에는 바람조차 조심을 하나보다 싶을 때 키 작은 노부인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체 두 여인 속에 끼어들자, 딸같은 새댁이 생글거리며 묻는다. "할머니! 뭐가 그리 서러워?" 오십대의 중년부인이 살짝 꼬집으며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조심스레 묻는다. "돌아가신 지가 얼마 안 되었나봐요?" 눈물방울이 야무지게 똑.똑. 떨어진다. 육개월 되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낚시 다니던 곳에 가지 않으면 이곳에 와서 영감 봉분(封墳)이라도 만져보아야 잠을 잘 수 있겠단다. 사십대의 그녀는 어제 같은 날, 생떼 같은 청춘을 땅에 묻으며 설움은 세월에 묻고 눈물은 자식에 묻었으므로 그는 대명천지 하늘에 뜬 하얀 달이 되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흐느낌의 여운을 "아멘"속에 묻어 버린 오십대의 여인은 합장하고 묵념하며 염주대신 묵주 쥐고 남편의 저승 삶을 기원하고, 수 십 년을 해로하고도 울먹이는 칠십대 할머니의 사랑은 손아귀에 쥔 꼬깃꼬깃한 가제 손수건만큼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세월이 나이를 말해 주지는 않는다. 눈물이 그리움을 말해 주지는 않는다. 단지, 살아서 기억할 뿐이며 단지, 죽어서 잊혀질 뿐이다. 글/이희숙
***세 여자이야기***
***세 여자이야기***
아직 못 다 삭힌 그리움이 있었나보다.
아직 못 다 푼 울분이 있었나보다.
서쪽 하늘이 새까맣게 몰려오더니
뇌성벽력이 치고
분수가 바람결 따라 공중제비를 한다.
수양버들 아래에 이제 편안함 밖에는 남지 않은
두 여인은 남편의 새 유택을 위한 의견에 도란도란
이야기가 끝일 새 없으나,
막 화장장으로 들어선 장의차에는
배웅하는 이의 마지막 오열이 딸꾹거리고,
벌써부터 마중 나온 까마귀는
계면쩍고 무료하여 몸보다 큰 플라타너스 잎에
몸뚱이 감추며 졸고 있다.
묘원에는 바람조차 조심을 하나보다 싶을 때
키 작은 노부인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체 두 여인 속에
끼어들자, 딸같은 새댁이 생글거리며 묻는다.
"할머니! 뭐가 그리 서러워?"
오십대의 중년부인이 살짝 꼬집으며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며
조심스레 묻는다.
"돌아가신 지가 얼마 안 되었나봐요?"
눈물방울이 야무지게 똑.똑. 떨어진다.
육개월 되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낚시 다니던 곳에 가지 않으면 이곳에 와서
영감 봉분(封墳)이라도 만져보아야
잠을 잘 수 있겠단다.
사십대의 그녀는 어제 같은 날,
생떼 같은 청춘을 땅에 묻으며
설움은 세월에 묻고
눈물은 자식에 묻었으므로
그는 대명천지 하늘에 뜬 하얀 달이 되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흐느낌의 여운을
"아멘"속에 묻어 버린 오십대의 여인은
합장하고 묵념하며 염주대신 묵주 쥐고
남편의 저승 삶을 기원하고,
수 십 년을 해로하고도 울먹이는 칠십대 할머니의 사랑은
손아귀에 쥔 꼬깃꼬깃한 가제 손수건만큼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세월이 나이를 말해 주지는 않는다.
눈물이 그리움을 말해 주지는 않는다.
단지, 살아서 기억할 뿐이며
단지, 죽어서 잊혀질 뿐이다.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