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두번째 편지를 받고..

해병대 곰신//2008.02.02
조회881

방금.. 우연히 톡을 보게되었는데..

군대에서 온 첫 편지를 받고 좋아서 죽을 뻔?까지는 아니고..

아주 기뻤다는 분이 계시길래.. 저도 한번 써 봅니다..

 

저는 두번째 편지를 받고 너무 좋아서.. 히히 웃으면서, 엉엉 울었답니다..(뭔소린지......;;)

 

우선 저희의 시작부터 이야기를 해보면...

남자친구와 저는 고등학교 때 잠깐 만났다가, 서로 대학 진학 때문에.. 헤어졌었어요..

근데 오빠가 12월에 일병 정기휴가 나와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더라구요..

그 때까지 서로 연락 한 번 한적이 없었거든요..

아무튼.. 그때 나가서 이얘기 저얘기 듣다보니..

이 남자.. 제가 대학 들어갈 때까지 기다린겁니다.. (지금 저는 2학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입할할 때 쯤 군대를 가게되었고, 이제서야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저희가 만났던 때, 제가 고 2 였으니.. 근 2년을 기다린거죠?

너무 고마워서.. 눈물밖에 안났어요..

그때의 만남이 계속 이어져서..

저는 매일매일 편지를 쓰는 곰신이 되었고, 오빠는 귀여운 군화가 되었습니다.

 

복귀를 하던날.. 전화해주고 들어가라했었는데,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까먹었나보다.. 하고있었어요.. 그런데 12시가 넘어 자고 있는데 전화가 온거예요..

저는.. 전화를 받자마자.. 잔다고..얘기하고 끊어버렸어요.. 잠결에..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군대에서 전화하기가.. 참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죽을 죄를 진거죠?

 

그로부터 보름 뒤 첫번째 편지가 왔습니다.

봉투가 작아서.. 우편함 속에 쏙! 들어가 있던걸... 며칠동안 발견을 못해서..

엄청 기다리다가.. 지친 후에야 받아서 그런건지..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군대에서의 일상이 적혀있는 편지가.. 그저 그랬습니다..

 

그치만 일하러 가면서 지하철 안에서 계속 읽고 또 읽고.. 정신병자처럼 웃었던 기억이 있네요.. 

안에는 군용 증명사진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볼펜 똥자국이...

그리고 그냥 연습장을 주욱~ 찢어서 썼고... 뒷장은 잠이 왔는지 글씨가 점점 커져가고.....

너무 귀여웠어요..ㅋㅋ

 

그치만 이사람.. 훈련병때부터 저랑 함께하지 않아서 인지.. 많이 어색했습니다..

 

며칠전에 두번째 편지를 받았는데요..

생활하면서 찍은 사진을 넣어뒀다고 해서.. 엄청나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게 왠걸.. 편지봉투가 생각보다 두툼합니다..

열어보니 이번에는 글씨도 커지지않고.. 그 큰 종이가 3장이 빼곡합니다..

나보다 잠을 더 좋아하던 사람인데.. 그래서 예전에 날 많이도 힘들게 하던 사람인데..

새벽에 근무서고 손이 꽁꽁얼었을텐데.. 누워서 편지 쓰기 힘들었을텐데..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어서..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처음에는 사진을 안보고.. 편지부터 읽었습니다... 편지를 읽다보니.. 너무 웃긴거예요..

 

그 부대에는 저 처럼 편지를 쓰는 사람이 없나봐요.. (말로만 듣던 솔로부대?)

편지를 나눠주는날 총 6통이 왔는데..

편지나눠 주시는 분이 "이건 ☆☆꺼.. 이것도 ☆☆꺼.. 이것도 ☆☆꺼..? 야이 ㅆㅂㅅㄲ야~~!!!"

이런 상황이 연출됫다고.. 아주 리얼하게 써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미친듯이 웃고..

뒷장에 넘어갔는데 이제는 익숙한 볼펜 똥자국도 보였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군대용어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쎈쓰!!

고추가루먹다, 쇼핑, 츄라이, 다리미 등등...... 호봉제 설명까지^^ (오빠는 일병 5호봉이래요~)

그리고 제가 보낸 편지들에 대한 답장이 이어졌습니다..

이얘기 저 얘기 막 읽다보니.. 제가 무슨 얘기를 썻나.. 싶기도 하고.. 궁금했어요..

 

그리고 맨마지막//

제가 일하러 멀리까지 다니는거 싫다고, 나 힘든거 싫다고,,,

가까운데 일하러 다니거나.. 힘들면.. 하지 말랍니다..

 

그리고, 지금 다른 커플들 많이 부러워 하랍니다.

자기 전역하면.. 다시는 다른 커플 부러워 할 일 없을꺼라고...

빈말이라도.. 그렇게 말해주는 그 사람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계속 웃다가 울고.. 정말로 이런게 행복이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제 마음도 잘 못 숨기고.. 감정 같은것도 잘 숨기질 못합니다..

그래서 편지에 고스란히 그 마음들이 전해진 것 같아요..

맨날 힘들다고 징징대고.. 전화오면 오빠얘기는 들을 생각도 안하고.. 제얘기만 합니다..

그래도 오빠는 힘든 내색하나 없이.. 제 얘기 다 들어줍니다..

편지를 읽고나서..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지오기 며칠 전 부터 피곤하다는 핑계로 편지를 안쓰고 있기도 했었고..

나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편지를 썼을 그 사람을 생각하니..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앞으로는.. 피곤하다고 편지 거르지 않고.. 오빠한테 힘든 내색 하지않고..

남은 1년 2개월동안 매일매일.. 열심히.. 편지를 쓸 생각 입니다.. 아자아자!!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여성분들이 많을꺼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화이팅 합시다!!

 

일하다가.. 갑자기 주절주절.. 앞뒤 안맞고 이상해도.. 이쁘게 봐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