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소리

슈가대디2008.02.03
조회2,477

 슈가대디 고딩 1학년

 지금시간은 한밤 중인 01시 30분.

 학원 봉고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고 있는 中

 오늘은 왠지 스산하다. ...내가 사는 아파트가 아닌 것만 같다...

 

 

 지은지 꽤 된 00아파트.. 공원식으로  지어진 대단지였습니다. 공원같은 길을 따라서

 길 위와 아래로 아파트 단지가 두세개씩 이쁘게 지어진 요즘 트렌드에 맞는 그런

 아파트였습니다만.

  시아버지를 우산으로 수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한 며느리라던지,

  아무도 없는 집에서 창문을 닦다가 떨어져 죽은 새댁이라던지,

 머. 대단지다 보니 이런 흉흉한 일들이 종종 일어났었는데요..

 것보다. 오늘은 하이힐 소리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습니다.

 

  "아놔. 오늘도 늦었네. 무슨... 내일부턴 애들이랑 놀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야지"

  뚜벅뚜벅...

 아파트 단지 입구를 들어서자 양 옆으로 우거진 숲이 보인다. 밤이라 그런지..

 바람소리도 살스럽고, 하여간. 좋지 않은 기분이군.

 뚜벅뚜벅..

 101동을 지나 102동, 103동을 지나고 있다. 이 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로,

 길 아래로 지어져 길에서 아래로 내려보면 1층부터 꼭대기층 바로 밑의 복도까지

 다 내려다 보이도록 되어 있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불이 켜져 있는 집은 한두집

 뿐이고, 복도와 거리를 밝히는 오렌지색 조명만이 드문 드문 어둠을 물들이고 있다.

 불빛 아래가 너무 밝아서 그런지 저 어두운 곳으로는 발걸음을 옮기고 싶지 않은

 기분.. 왠지 이유없이 무서워져 가로등 아래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순간.

 

 또.각..또.각..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휴~" 왠지 혼자가 아니란 생각에 한결 덜 무서워졌다.

 멈춰서 있던 내 등을 밀어준 하이힐 소리의 주인공에 고마워하며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집으로 향한다.

 

 그 날 이후.. 102동을 지날 때면 몇 번 더 그 하이힐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또.각..또.각..또.각..또.각.

 

 이 누나.. 참 밤나들이 좋아하는 누나구나ㅋㅋㅋ

 한번 멀리서나마..  보고 싶어.

 

 거리에 멈추어 섰다.

 

 또.각..또.각..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는 계속 들리고 있다.

 몇층에 사는 사람인지 확인해보고 싶어 1층 복도부터 쳐다본다.

 2층. 3층.. 4층.. ......없다.  아마 젤 꼭대기 층인가 보다. 여기선 꼭대기층만

 보이지 않으니..

 집에 잘 들어가는 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혼자만의 생각이긴 해도 무서운 밤을

 함께하는 동지이니까..

 술을 많이 마셨나? 집을 잘 찾지 못하는 것 같다. 벌써 5분 넘게 걸어다니고 있으니..

 ....그런데 우리 아파트 복도가 이렇게 길었나?.. 멈추지 않고 걸었는데도 5분이 넘게

 걷고 있다니.. 한번 더 귀를 귀울려 본다..

 

 또.각..또.각..또.각..또.각.

 

 아무래도 집을 찾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벌써.. 내가 하이힐 소리를 들은 후부터

 하이힐 소리가 멈춘 적이 없으니...  혹시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찾기 쉽도록 아래가 잘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꼭대기에서 누군가를 찾아

 헤메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왠지 무서워졌다.

 그리고 하이힐 소리가 멈추지 않기를 기도하며 조용히 집으로 향한다.. 하이힐 소리가

 멈추면 왠지 찾는 사람 대신 나에게 올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쉬는 시간에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기분이 더 좋지 않다.

 "야. 정민아. 너 103동에 관해 어디서 들은 이야기 있냐?"

 "어...... 무슨 얘기?"

 

 "아니... 밤에 103동 쪽에서 하이힐 소리를 계속 들었는데... 쩜 이상해서. 이상하게

 찝찝하네.. 그게.. 하이힐 소리 첨 들었을 땐. 술 꼬란 여자가 집을 못 찾아서 헤메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몇일 동안 .. 내가 들을 때는 끊임없이 또각또각 소리가

 들리는 거야.. 중간에 집을 찾아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한번도 멈춘 적 없이 계속

 소리가 나니까.. 술먹고 집에서 쫓겨 나서 시위하나 싶기도 하고... 암튼, 머. 밤마다

 그러니깐. 찝찝한 기분 쩜 풀고 싶어서 네게 물어보는거야."

 "음.. 이거 울 엄마가 아파트 값 떨어지니깐 딴 데 가서는 말하지 말라고 한건데...

 네가 상태가 쩜 많이 안 좋아질 것 같으니까 특별히 얘기해줄께. .... ...

   한.. 7년 전 쯤인가? 103동 꼭대기층에 꽤 부잣집 사람들이 살았데. 남편은 잘

 나가는 사업가고. 부인도 꽤 잘나가는 사업가라 집에 살림할 사람이 필요해서

 입주 가정부를 들였대.. 근데 거기 아줌마 성격이 워낙 지랄같아서 잘 버티고 있던

 사람이 없었는데.. 그렇게 될 운명이었던건지.. 촌에서 올라온 20살도 안 된 여자애가

 일하러 들어가게 된거지. 근데 걔는 거의 소녀가장이나 마찬가지의 처지라서 온갖

 괴롬힘 구박을 당해도 그 집을 안 나갔대. 오히려 지금까지 들어왔던 어떤 가정부보다도

 일을 잘해서 나름.. 아줌마가 인정하고. 딸은 아니더라도. 사람정도로는 취급해 주는 중

 이었대.. 근데. 일이 꼬일려고 그랬던지. 마마보이던 외아들이 이 여자애한테 반해서

 이여자 아니면 죽는다고 난리를 편던거야. 그 외아들은 학벌도 괜찮고, 집안도 괜찮은

 약혼녀가 있었거든.. "

 

 "-_-;"

 "이거 TV, 영화에 디게 나오는 뻔한 내용이지만, 머 나는 들은 대로 얘기하는 거니깐,

 날 그렇게 보지말고, 암튼, 울고불고, 난리가 난거야.. 여자애는 솔직히 무슨 꿍꿍이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걔도 처음 남자를 만나는 거였을 거라 생각한데.. 왜.. 보통

 사기치고, 남자 등골 뽑아 먹으려는 애들이 동반자살 같은 거는 안 하잖냐?."

 

 "동반자살?"

 "그래. 경찰에서 조사한 바로는 남자가 어머니를 도저기 못 이기니깐. 같이 죽자고

 먼저 그랬데. 아파트 옥상에서 둘이 손잡고 농약을 원샷하기로 한거지.. 위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뒤에 조사한 바로는 먼저 여자애가

 원샷. 그 담에 남자애가 그 장소를 뒷정리하고 원샷하는 걸로 했대. 어머니께 죽고

 나서 추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나?.. 약한 남자의 전형이라고 엄마가 얘기하던데..."

 

 "그래서 그 여자애가 귀신이 되었다고??., 그 남자 어머니가 너무 원망스러우서?"

 "아니. 여자애가 농약을 먹은 후.. 정말 고통스럽게 죽어갔대.. 그래서 그 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그 여자애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난 무서워서 못 죽겠어.. 라고

 이야기를 하고 농약병을 부숴버렸대.. 그 때 그 여자애가 고통에 몸부림을 치면서도

 그 남자를 죽일듯이 쳐다보고 입으로 머라고 중얼거렸다는데... 거의 머 신음 수준이라

 유언은 듣지를 못했는데.. 머. 좋은 내용은 아니었을 것 같으니까... 근데. 그 죽을 때.

 신발을 벗어 놓잖아.. 오른 손에 빨간 하이힐이 부숴질 정도로 움켜쥐고 죽어있었대..

 그게 그 무능력한 남자가 사준 유일한 선물이었다나 머라나....

 암튼, 그 이후로 그 아파트 꼭대기 층 주민들은 한번씩 네가 들은 하이힐 소리를 들었대..

 그리고 머라고머라고 웅얼거리고 있었대.. 그게 무슨 말인지는 아무도 못 알아들었다고

 하는데.. 그 소릴 들으면 왠지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네.. 그리고. 그 소동 때문에..

 그리고 그 하이힐 소리 때문에 ,, 그 가족은 이사를 갔는데... 이사를 간 다음 날 아침에

 그 집 현관문을 보니,,, 무언가.. 뾰족한 걸로 수십, 수백번 그어놓은 자국이 났었다

 그러더나.. 그날 밤은 조용했는데 말이야.."

 

 

 

 

 그날 이후 한동안 아파트 단지 정문으로는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번 다시 그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요즈음. 여자애들 하이힐 소리를 들으면 참 마음이 훈훈해지는데... 그때

 는 그게 정말 초자연적인 무엇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확인 안 해 본 것이 더 좋았다

 는 생각이 드네요. 길게 써서 죄송합니다...  반이상은 스크롤 쭉~ ? ㅋㅋ

 저는 한번에 길게 있는 것이 넘 좋아서.. 일요일에도 나와서 일하니깐. 넘 즐거워서. 한번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알흠다운 밤 보내쎄여하이힐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