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고물상을 하십니다.

철없던아들2008.02.04
조회557

아버지께서는 8형제중 6째이십니다.

옛날이야 다 그랬겠지만, 남자만 8명이다보니..

첫째 큰아버지와 둘째 큰아버지 정도를 제외하곤 나머지는

다 신경을 못써주셨겠지요.

 

아버지는 어릴때부터 잘못된 길로 가셨습니다.

건달이라고하죠. 문신도 하셨었고, 어두운길로 나가셨었습니다.

 

어머니를 만나기전까지, 그렇게 쭈욱 지내오시다가

어머니를 만나시고, 두분을 사랑을 하며, 제가 세상에 나오게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저희 가족..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하시겠지만 적어도 제 주변에서는

가장 파란만장하게 산거같네요.

 

21살이 되어버린 이 아들이 기억하는건.

여지껏 이사를 10번이상 했다는것과, 아버지 직업이 그만큼 많았다는거.

제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기억나는 직업은 많지않지만

당구장도 운영하셨었고, 호텔 경비원, 포장마차, 동네순찰, 피잣집, 중국집,

등등 정말 많았던거같습니다.

 

지금 살고있는곳까지 오기전까진말이죠.

참 어렵게살았던것같아요.

아버지는 어릴때 부모님에게서 받지못한것들때문에

제가 해달라는건 왠만큼은 다 해주시려고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게해준것만큼 더 소중한 선물은 없는데도 말이죠.

철없던 저는 투정도 많이 부렸던거같습니다.

 

지금 나의 아버지는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고물상을 하고계십니다.

처음 시작하실땐, 정말 볼폼없었지요. 솔직히 부끄러웠습니다.

어릴때 저는 어른만 되면 다 적어도 이름모를 회사 직원이라도 되는지 알았거든요.

 

밑천이 부족해서, 용돈도 전혀 받지못하던 저는 항상 원망했었습니다.

 

중학교때 학년이 올라갈때마다 담임이 설문조사 같은걸 할때

부모님 직업 물으실때 뭐라고 해야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항상 '자영업' 이라고 했죠.

 

그러나, 식구들을 위해서 힘들지만 열심히 하셨고.

당신은 그 직업이 가장 맘에든다고, 자신에게 딱 맞는 직업이라고하셨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 왠만한 중소기업사장정도의 수입을 벌으시게되셨고.

돈좀있으신분이야 콧방귀 치시겠지만. 후질그레한 경차만 모셨던아버지는

체어맨이라는 국내 고급차를 타고계십니다.

 

규모가 커지다보니. 밑에 직원들도 생겨서 힘든 일도 하시지않고말이죠.

그런 당신을 보면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젊은나이에 트럭에 눈이 찌푸러질만한 물건들을 한가득..

분명 아버지도 부끄러웠겠지요. 그러나 우리를 생각해서 힘내셨던 아버지

 

지금은 당신을 세상 누구보다 존경합니다.

부끄러운 직업이란건 세상에 없습니다.

자신이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이 좋아하는일이라면 절대 욕을 해선안되는거같습니다.

 

곧 군대를 가는 이 아들이 아직까진 아버지에게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할 용기가 나질않네요. 부끄러운 아들이 아니었나 싶기에..

 

다녀와서 효도하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