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경험담---"취사병 초보 이발병을 만나다'

박성진2003.08.23
조회2,469

좋은주말 되시길 바라며............

 

 

 

 

 

 

 

한여름, 취사병들은 점심식사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취사병짱: 별이쏟아 지는 해변으로가요, 젊음이 넘치는 해변으로가요 ~~

취사병 1: <부러운듯 취사병짱을 바라보며> 이렇게 더울때 휴가를 나가게 되셔서

정말 좋으시겠습니다.


취사병짱: <감격스런 표정으로> 작년 여름이 생각난다. 남들은 시원한 해변에서

아름다운 여성들의 몸매를 감상하며 ^^ 환상의 여름을 보냈을때

내는 닭튀김을 튀기면서 땀으로 뒤범벅된채로 체육복 걸쳐입은

너희들의 푹퍼진 몸매를 감상하며 악몽의 여름을 보냈다 ^^;


취사병 2: 휴가 계획은 다 세우셨습니까?

취사병짱: 당연하지! 올여름은 무슨일이 있어도 바닷가로 놀러가서

운동으로 다져진 이 완벽한 근육을 여성들에게 자랑할 생각이다 ^^

나:<그게 근육이냐? 물렁살이지 ^^;> 진짜 완벽하십니다. ^^


취사병 1: 그런데 말입니다. 휴가 나가시려면 중대장한테 신고도 하셔야 할텐데

머리가 너무 긴것 아닙니까?


취사병짱: <큰소리를 치며> 누가 감히 말년병장 머리에 손을 대나?

까불지들 말라고해라!!!!!

나: <하여튼 큰소리 치는데는 뭐가 있다니깐 ^^> 그래도 깍으시는 편이......

취사병짱: 내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내는 조선말기 단발령에 항거해 일본군과

투쟁하던 선비들의 정신을 본받을란다^^;


나:<우리가 선비냐? 취사병이지 ^^> ^^;


결국 취사병짱은 우리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깍지 않은채로

끝까지 버티는데.........

드디어 취사병짱의 휴가신고가 있는 다음날이 밝아왔고......


취사병 1: 취사병짱은 신고하러 가셨냐?

나: 예 30분전에 군복으로 갈아입고 신고하러 가셨습니다.

취사병 2: 아무래도 머리때문에 중대장님한테 한소리 들을것 같은데.....


바로그때 군복을 입은 취사병짱이 침울한 표정으로 등장하고........


취사병 1: 휴가신고 잘 끝내셨습니까?

취사병짱:<얼굴을 찡그리며> 결국 일이 터졌다.....^^

취사병 2: 일이 터지다녀?


취사병짱:<머리를 쓰다듬으며> 머리가 너무 길다고, 머리 깍고와서

다시 신고하란다 ^^;

취사병 1: 그래서 어떡게 하실겁니까?

취사병짱: 어떡하긴 뭘 어떡해? 머리 깍아야지 ^^;

나:<단발령이니 항거니 안깍는다고 박박우길땐 언제고 ^^> 안타깝습니다.^^

취사병짱: 막내야 내 지금 머리 깍으러 갈라고 하는데

니도 같이가자!

나:<갑자기 난 왜끌어들여> 저는 아직 머리가 짧습니다.^^

취사병짱: 신병때는 정신력 강화를 위해서도 머리는 자주 깍아주는게 좋데이 ^^;

나:<요리할때 무슨 강한정신력이 필요하다고 ^^> 저는 다음주에나 깍으려고.....

취사병짱:<내말을 씹으며 ^^> 내가 지금 가위로 여기서 머리 깍아줄까?

아니면 내하고 같이 머리 깍으러 갈래 ^^;

나: <자리에서 벌떡일어나며> 제가 이발소가서 자리잡고 있겠습니다. ^^;


결국 취사병짱의 반 협박에 못이겨 나는 취사병짱과 이발을 위해 이발소로

향했는데.........

군대 이발소에는 이발사나 미용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깍는데 재주가 있는 <간혹 재주가 전혀없는 병사도 있지만 ^^> 병사들을

몇명 뽑아서 "이발병"이란 이름으로 이발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물론 그저 긴머리를 짧은 머리로 짜르는수준 ^^;의 미용기술을 가진


병사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몇명의 이발병들은 뛰어난 이발기술을 갖고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들중에 몇명은 군대에서 제대한후 이발소나 미용실을 차리겠다는

꿈까지 갖는 경우도 있었다. ^^;


취사병짱:<이발소에 도착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아니 이발병이 너뿐이냐?

샤니장은 어디있어?

초보 이발병 : 샤니장이 누굽니까? ^^

취사병짱: 니 이발병 고참 장상병 말이야 ^^;

나:<의아한 표정으로> 아니 왜 장상병님이 샤니장입니까?

취사병짱: 걔가 우리부대에서 이발기술이 제일 뛰어나서 붙여진 별명이

헤어디자이너 샤니장이다 ^^;

나:<그럼 다림질 잘하는 병사는 앙드레 장이냐 > ^^;


초보이발병: 장상병님은 외출나가셨고, 다른 이발병들도 지금 작업중이라

저밖에 없습니다. ^^;

취사병짱: 너는 이발시작한지 얼마나됐냐?

초보이발병: 지금 딱 일주일째입니다. ^^;

취사병짱: <불안한 표정으로 잠시 잔머리를 굴리더니....> 막내야!

나: 예?

취사병짱: 니가 먼저 머리 깍아라!

나: 제가 어떻게 먼저 깍습니까? 기다리기 지루하실텐데 먼저 깍으십시오!!!


취사병짱: 아니다, 내는 천천히 깍아도 된다 니먼저 깍아라!

결국 취사병짱의 강한 권유에 의해 나는 머리를 깍게 되었고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취사병짱이 나한테 머리를 먼저 깍으라는 이유를

알지못했는데.......


초보이발병: 그럼 머리깍겠습니다.

나: <나보다 계급이 아래였으므로> 멋있게좀 깍아봐라 ^^;

초보이발병:<커트기계로 뒷머리를 미는데> 윙!!!!!!!!!

나:<기계에 머리카락이 끼어 고통에 몸부림치며 ^^> 으악!!!

야! 기계에 머리카락이 끼었어 ^^;

초보이발병:< 당황하며> 죄송합니다. 제가 커트기계 다뤄본게 두번밖에

안돼서 ^^;

나:<두려움에 온몸을 떨며> 허걱 ^^;

초보이발병: 이제 기계는 다끝났고 가위로 커트만 하면 됍니다.

나: 어쨋든, 살아서만 나가게 해다오 ^^;


초보이발병: <가위질을 하다가 갑자기 소리를지르며> 헉!!!!!!


나:갑자기 왜그래?


초보이발병: 방금전 가위질하다가 박일병님 귀를 자를뻔했습니다. ^^;


나: 이런씨이....지금 공포영화 찍냐? -_-




불안했던 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고 있었고

그런식으로 15분정도 지난후........

머리깍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것 같아 이상한 생각에 눈을 뜬

그순간.....


나:<눈을 떠 거울을 보며> 으악!!!! 야 임마!


머리가 왜이지경이야 ^^;

초보이발병:<당황한표정으로> 머리 양쪽에 균형이 안맞아보여서

계속 짜르다 보니까 ..... ^^;


나: 나 일주일 있으면 외박나가는데 이런 추한모습으로

어떻게 나가냐? 이거 완전히 영구머리 아냐? ^^;


그때 잠시 나가있떤 취사병짱이 이발소로 들어오는데.........


취사병짱: <내머리를 바라보며> 허거걱!!!

이게 어찌됀일이고? 우리막내가 완전히 영구됐네 하하하!


나:<지금 불난집에 부채질하냐> ^^;

취사병짱: <뭔가 안심하는 표정으로> 내가 이럴줄 진작에 알았데이

뭔가 예감이 이상해서 너보고 먼저 머리 깍으라고 했더니

이런 쇼킹한 상황이 연출되나? ^^;

나:<그럼 그렇지 왠일로 나한테 먼저 머리깍으라고 양보하나 했더만> ^^;

취사병짱: 막내야 내가 충고한마디 하는데......

영구머리 보다는 차라리 해병대 머리가 나은기라!

아예 머리를 팍 밀어라 ^^;

초보이발병:<난처한 표정으로> 머리 어떻게 해드립니까?

나:<울먹이며> 어떡하긴 뭘 어떡해 임마, 빨랑 다 밀어버려 ^^;


결국 나의 그한마디와 함께 나의 금쪽같은 머리카락은 모두 기계에의해

잘려졌고 결국 나는 공군부대에서 유일한 해병대 머리스타일을 갖은

군인이 되었다.

다음날 취사병짱은 아침일찍 우리부대 최고의 헤어디자이너 ^^; 샤니장 상병에게서

머리를 깍은채 휴가신고를 무사히 마쳤고


휴가를 가면서 나에게 한마디를 남기는데.............


취사병짱: 막내야! 니를 두고 휴가를 떠날라니 가슴이 아프데이.....

나: <가슴아프다는 인간이 나를 머리깍기 실험용으로 이용했냐 ^^;> 예

취사병짱: 내가 집에가서 사진기 하나 가져올꺼구만.....


취사병 1: 사진기는 왜 말입니까?

취사병짱: 지금 우리 막내 머리스타일이 해병대 스타일 아니가?

지금 사진한장 찍어두면 평생 동안 공군취사병 출신이 아니라

해병대 출신이라고 속여먹을수 있지 않겠노 ^^;

나: <해병대가 추리닝입고 삽들고 훈련받냐> ^^;



오늘은 전국에 있는 이발병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제발 이발방법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이발병들한테 머리깍게 하지

마세요 ^^; 저처럼 공군취사병을 해병대 머리로 만들거나

영구머리로 만들면 그 정신적 상처와 충격은 두세달이 넘게 갑니다. ^^;


ps..... 앞에서 우습게만 묘사했는데요...... 휴일에도 병사들 머리를

정성스럽게 깍아줬던 이발병 친구들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하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씩 이발병들 생각날때가 있는데요......

지금 시내이발료가 한 8천원정도 하는데 우리 이발병은 디스담배

한갑이면 정말 최상의 서비스로 멋진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줬었거든요..

4천원 정도에 제 전속이발사좀 해주실 이발병들 evrc001 앞으로 메모좀

보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