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시 다니세요

레몬티 2008.02.06
조회1,028

보통 결혼 전엔 장모님, 장인어른 앞에서 결혼 허락 받을 때 이럽니다.

"아들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잘 하겠습니다"

특히나 외동딸을 둔 부모님 입장에선 딸의 결혼을 앞두고 기쁘기도 하겠지만 그 아쉬움이란 아무도 모르죠. 그래도 아들 하나 더 생겼다고 위안을 삼으며 결혼 시켰는데 아들은 둘째치고 딸이라도 행복하니 잘 살면 좋겠다라는 심정이 드는게 딸 가진 부모 마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들처럼 잘 하는 사위 많은 지 궁금하네요. 사위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며느리의 역할은 어찌나 많이 요구하는 사회인지요?

 

님이 직장을 다니다가 남편만 벌게 되면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많이 벌든 적게 벌든) 그런 상황에서 예전처럼 양가에 똑같이 용돈을 드리는 건 마음과 상관없이 현실적으로 힘들죠. 그러면 적어도 시댁과 친정 모두 적게 드리면 됩니다. (총 금액은 일정하게 나가는거죠) 그건 님이 우겨서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고 남편이 스스로 그렇게 하자고 했었어야 합니다. 사실 아이 갖으려고 직장 그만 둔 걸 아는 시댁에선 용돈을 적게 받든가 그랬어야 하는데 그것부터 문제가 있네요. 물론 명절 준비를 한다든가 특별한 경우엔 시댁에 더 많이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친정은 아예 자연스레 무시하고 지나가려고 하는 남편, 바로 일깨워줘야 겠네요. 이건 그냥 넘어가면 나중엔 아주 당연하게 그렇게 합니다. (남자는 정말 철이 없어서 하나부터 끝까지 조분조분 잘 가르쳐야 해요. 물론 사랑 가득한 심정으로 ^^)

 

문제는 말이 안 통하는 남편에게 억울한 심정으로 다투다가는 서로 감정 상하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 접근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이번 명절은 그냥 부드럽게 넘어가세요. 아니면 시댁에 더 챙겨서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오히려 옆에서 부추기세요. 어차피 남편이 돈 관리 하는 것 같으니까....

 

그리고나서, (명절 지나고) 투명한 재정관리를 위해서 가계부를 만들자고 하세요. 남편이 하고 싶으면 남편이 관리하고, 귀찮으면 님이 하겠다고 하세요. 남편이 가계부를 만들다보면 시댁과 친정에 불균등하게 보내지는 게 기록으로 남게 됩니다. (몇달간은 그냥 참으세요)

 

그리고 기분 좋을 때, 가계부를 같이 보면서 "자기야... 시댁에는 이렇게 용돈이 나가는데... 친정엔 하나도 나가지 않네? 이거 잘 보관해서 자식한테 물려주려고 하는데... 아빠가 이렇게 관리한 걸 알면 좀 실망할 것 같지 않아? 만약에 우리 딸 낳으면 용돈도 못 받겠다. 자기 같은 사위 만나면 어째? 호호호" (좀 오바했지만 약간 여우 기질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남편이 귀찮다고 하면 님이 관리를 하세요. 투명하게 시댁과 친정 균등하게 용돈 드리면 됩니다. 물론 형편에 맞게 적당히 해야지요. (조금 맘의 여유가 있으면 시댁에 조금 더 드리는 척 하면 착시효과도 좀 있습니다요 ㅎㅎ)

중요한 건, 가족의 평화를 위해선 다툼은 피하되 서로 기분좋게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절대로. 남편이 철 들어서 잘 해 줄거란 기대 마세요. 100 이면 100 잘 모릅니다) 

 

그리고 이 방법도 안되겠다 싶으면 다시 직장에 다니세요. 저도 임신이 안되어서 직장도 그만 둘 생각 많이 했었는데... 직장 그만둬도 아이가 안 생겨서 우울증에 걸린 여자들 많이 봐서 직장은 그만 두지 않았습니다만... 암튼 돈 때문이 아니라 집에 있으니까 우울증 걸릴 것 같다고 하고선 직장 다시 다니세요. (너무 스트레스 많이 받거나 어려운 일 말구..) 

 

여자도 경제력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같이 재정을 관리할 수 있는 약간의 당당함(?) 이 생기는거죠. 특히나 님 남편처럼 관리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서는요. 적어도 부당한 대우는 받지 않더라구요. ㅡㅡ;

 

사람이 돈 가지고 차별을 당하면 참 억울합니다. 그것도 부모님께 대할 때요... 남도 아니고 한 가족이어야 하는 남편이 그런다면 정말 정이 떨어지는 지름길이죠. (사실 님의 친정 부모님은 용돈보다는 님이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질 겁니다만) 그래도 더 공평한 세상과 아름다운 가족 문화를 자식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의식(?)때문에라도 지금부터 남편의 의식을 바꾸는 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명절 너무 억울해 하지 마시고 시댁에 가서 애교 많이 부리면서 즐겁게 보내시고 친정에 가셔서도 건강한 모습 보여 주세요. 그리고 좀 더 계획적으로 남편 버릇을 바꾸세요. (이거 정말 초반에 잡았어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