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의 붕괴 오히려 잘됐다.

거북이200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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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 남대문에 불이 났다. 5시간동안 계속된 불은 결국 남대문

을 완전히 집어 삼키고 말았다. 화재가 났다고 했을 때, 설마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참 안타깝다. 신고가 늦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빨리 끄지 못했나 싶다. 정말 속상하다.

 

 하지만 나는 남대문이 불타 없어져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한다.

남대문. 대한민국 국보 제 1호. 하지만 난 예전부터 남대문을 볼 때

면 가슴이 아팠다. 도심속에서 성벽도 없이 홀로 남아서 퀘퀘한 매

연을 머금는 모습이 참 쓸쓸해 보였다. 외롭게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나만일까?

 

 그리고 언제 우리가 지금처럼 나라의 보물로서 남대문을 대접해줬

는지 묻고 싶다. 오히려 남대문이 우리나라 국보 제 1호인지 의문을

품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난 분명히 기억한다. 몇년 전 남대문이 아

닌 다른 문화재를 국보 제 1호로 하자는 논의가 있었던 것을 말이

다. 사실 나 또한 왜 남대문이 다른 것을 다 제치고, 국보 제 1호인

가 궁금해 했다. 난 그만큼 남대문에 대해 몰랐고, 무심했다.

 

 남대문은 숭고한 희생을 했다고 생각한다. 국보 제 1호 격에 맞는

희생인 듯 하다. 이번 일로 인해 남대문은 진정한 의미로서 우리나

라의 보물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

진짜 그사람을 사랑했다는 것을 깨닫듯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때서야 부모님의 은혜를 돌아보듯이, 남대문이 불타고 나서야 진

정 우리는 남대문의 소중한 가치를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제 1 보물이 사라짐으로써 우리는 나머지 보물들을 더 소중히 아끼

고 간직하게 될 것이다. 아니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미

불 남대문은 이제 어쩔 수 없다.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누굴 원망해

봐야 부질없다. 우리 모두 남대문을 소중하게 기억하며, 남겨진 보물

들을 살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