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명절 지내고.. 이혼 고려중..(후기)

힘든명절..2008.02.12
조회16,233

휴우~~ 오늘 시어머니께 다녀왔어요..

목포로 비행기 타고 가서 비행기 타고 다시 왔네요..

설날 다음날 친정에서 엄마와 큰새언니가 저를 찾아 집으로 왔더군요.

제 전화가 불통이자 신랑에게 했다가 뭐 대충 이야기를 들으신 엄마가 아침부터 큰새언니를 닥달하셔서 함께 오신거죠.. 제 이야기를 들으신 엄마.. '어쩌냐.. 우리 딸 어째..' 우선 눈물바람 먼저 하시네요. 큰새언니가 '이혼'을 할거냐고 묻기에 생각중이라고 했어요.

결혼하고 여지껏 아무 문제없이 지내다가 아기까지 낳고 설명절 지내러 갔다가 그 시누 데리고 가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니 차분히 생각을 잘 하라고, 무조건 이혼이 대수는 아니라고, 아기를 생각하라고, '이혼'을 하겠다고 결정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서방님(제 남편)과 차분히 이야기를 하라고..

큰새언니가 저를 다독이더군요. 엄마는 당신도 며느리둔 시어머니 입장이지만 결혼하고 이제 겨우 명절다운 명절 지내러 왔던 며느리가 그렇게 부르르 가버리면 많이 속상하실 것 같다며 시누이 문제는 남편과 같이 한번더 상의를 하고 우선은 시어머니께 잘못을 먼저 빌으라고 하시더군요.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큰새언니와 엄마에게 많이 서운했네요. 마치 남이야기 하듯 한다고 서운하다고 투정을 부렸네요.

친정에서나 시댁에서나 버려진 것같은 그런.. 느낌인데.. 눈물이 나서 한참을 울었어요.

오늘(12일) 아침에 지금 올라가니까 이야기 좀 하자고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더군요. 시누네는 갔냐고 물으니 토요일날 미리 갔다고 하데요..

전화를 끊고 시어머니댁에 어머니 혼자 계시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바로 출발을 했네요.

시댁으로 들어가니 어머니께서도 속상하신가 누워계시더라구요.

뭐하러 왔냐고 노기어린 목소리로 물으시는 어머니께 그렇게 가버린 건 너무 죄송했다고 거듭 사죄를 드리니 시어머님.. '그래, 니 잘못만은 아니지.. 내가 딸자식 교육을 잘못시켜서 그런거지..' 하시며 수긍하시더군요. 어머니 말씀으로 그날 제가 그렇게 가버린 뒤.. 설날 아침 차례지내러 오셧던 시작은아버지께 시누이와 남편이 무지 혼났다고 하시더군요. 시어머니도 자식들 혼내시는 시동생앞에서 많이 민망하셨다고 하시네요. 시누이에게 시작은아버지께서 다시는 명절 지낸다 핑계로 친정에 오지 말고 니네 시댁으로 가라고, 올라가는대로 찾아가서 사죄하라고 하셨다네요.

그렇게 시어머니께 사죄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남편이 아기를 데리고 집에 와있더군요.

시골집에 다녀온 이야기는 어머님과 통화를 했는지 이미 알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고맙다고, 자기 엄마한테 사죄드려줘서 고맙다고 하데요.

아무말도 안하고 공항가는 길에 준비했던 이혼서류를 내밀었어요. 이혼하자고..

시어머님께는 내가 자식된 도리를 못해서 사죄를 드렸던 거고, 내가 평생 믿고 살아야하는 남편이 손아래 동생앞에서 마누라를 개떡을 만드니 그런 남편 믿고 난 못산다 했지요. 아기도 내게 친권, 양육권 주면 내가 데려가겠지만 안주겠다면 안데려간다고 했지요.

사실 결혼하고 2년여동안 제가 이렇게 남편에게 화를 낸건 처음이예요. 남편 또한 저한테 여지껏 그리 속상하게 한 일 없었구요. 제가 강경하게 나가니 남편도 많이 당황하데요..

집에 가는 길로 옷가지 싸서 친정으로 가라고 했지? 그치만 나는 그렇게는 안간다고, 못간다고  재산 분할 명확하게 하고, 위자료 받을 만큼 받고, 특히 당신 여동생에게도 위자료 청구해 받을 거니까 나랑 이혼하고 당신 동생이 소개해준다는 여자랑 재혼해서 잘 살으라고, 아기도 내게 양육권 친권 다 넘기려면 주라고 아니면 필요없다고  했어요.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앉아있던 남편이.. 제게.. 무릎을 꿇었어요.

잘못했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두번다시 이번 같은일 벌어지게 안한다고 하데요.

버텼죠, 다 필요없다고..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다시 주워담을 수 있냐고.. 이혼하자고 버텼내요.

한참을 그리 빌던 남편이 동생, 즉 그넘의 시누에게 전화를 걸더니 '지금 당장와서 새언니한테 사과하고 빌어, 당장.. 너 때문에 내가 이혼을 해야해? 당장 와서 빌어..' 하더군요.

그 시누.. 전화끊고 30분만에 날라왔어요. 들어오자마자 저한테 사과는 커녕 악을 쓰고 덤비대요.

저도 똑같이 해줬지요. 시누의 악쓰는 소리에 우리 아기가 깨어나서 울자 신랑이 얼른 달려가 아기를 얼르고 나와선 시누에게 낮지만 엄격한 말투로 이야기 하더군요.

'당장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나 너 동생으로 생각안한다. 친정이랑 인연끊고 살고 싶지 않음 당장 니 새언니한테 사과해라'

시누는 붉으락 푸르락한 얼굴로 결혼하고 아이낳더니 이젠 동생도 나몰라라 한다고 악을 쓰고 저에게 두손 번쩍 치켜들고 달려들더군요.

남편이 그런 시누를 제지하고 따귀를 한대 때렸어요.

'이제 너는 내동생 아니다. 앞으로 우리집에 드나들지 마라. 엄마한테도 가고 싶으면 우리 없을때 너혼자 가. 길에서 만나도 내게 아는척하지 말고, 혹여라도 나없을때 집사람한테 함부로 하면 그땐 진짜 용서안한다' 이러곤 남편이 시누를 질질 끌어내다시피해서 집에서 쫒아내 버렸네요.

아기가 다시 깨는 바람에 제가 아기를 안고 거실 소파에 앉자 남편이 다시 사과를 하더군요.

다시 생각해보자고 말을 건네자.. 남편은 좋은 쪽으로 생각해달라고 하고는 침실로 들어갔어요.

그게 세시간 전 일입니다..

지금 이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사실 조금 헷갈립니다.

남편의 사과를 정말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다시 한번 시작을 해도 좋을 지..

친정의 큰새언니는 그정도로 남편이 빌었으면 한번쯤 용서해도 좋을 거라고, 진심으로 사죄한 거였을 거라고 하더군요. 엄마도 한번은 니가 참아줘라.. 하시더군요..

남편에게 사과를 받긴 했지만.. 시누를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네요..

말이 안보고 살자.. 이거지 사실 가족이고 식구인데 그게 되겠냔 말이죠..

한시간 전쯤에 시어머니께 전화가 왔어요. 제게 시어미로서 미안하다고 하시며 당신 아들을 한번만 용서해주라고 하시더군요..

힘든 하루 였네요.. 그리고..

제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