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앨범 부편집장이 되서 고생했던 일화입니다.

코코넛감자200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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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몬트리올에 사는데요. 영어 공립 고등학교 Westmount 라는 학교에서 졸업하는 학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여기 퀘백은 대학교 기초학년 이라고 CEGEP 이라는 교육기관을 따로둬서 고등학교 마치고 대학교 가기전에 2년을 더 공부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애들 별로 없죠. 고등학교 졸업학년 (11학년) 은 뭐 완전히 축제분위기 입니다. 저도 그 분위기에 파도타서 청춘이라는 햇살을 만긱하고 싶었지만, 어떤 한 아랍 여자 때문에 산산히 무너집니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10학년을 마치면서 11학년에 있던 친한 Jimmy 라는 친한 베트남 친구가 졸업을 하게 돼었는데요, 애가 당시 졸업앨범 편집장 이였습니다. 여기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졸업앨범을 제작해서 학생들한테 팝니다. 판다고 해서 학비에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 비용이라서, 금방온 유학생들은 제외하고는 따로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지요. 그녀석이 졸업식때 저를 부르더군요.

 

Jimmy: 야 너 11학년때 뭐할거냐?

나: 여기 공립학교 과학은 초등학교 수준이라서 대충 90점 이상만 맞고 신나게 놀거다

Jimmy: 나 떠나면 앨범 편집장 자리가 비는데 너 말고는 맞길 만한 사람이 없어서

나: '짜식... 내 똑똑한건 알아서'  그래 알았다 뭐 별일 있겠냐, 그래봤자 프로그램 아니야.

 

별일 있었습니다... ㅠ.ㅠ 학생회 간부? 를 하고 있던 같은 학년의 Anam 이라는 아럅 여자가 영어도 잘 못하는 한국애가 편집장 자리를 가지려고 한다고 선생들한테 일일히 가서 따지고 교장한테도 가서 다찌더군요. 결국 저는 부편집장 자리로 밀려나고 편집장은 학생회 회장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웃기는건 이 Anam 이라는 년이 자기도 편집장 자리에 껴야 한데요. 왜 낄려고 하냐고 물어보니까 졸업 앨범에 자기 사진 많이 집어넣고 싶어서 그런다고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그래서 사상 유래가 없이 졸업앨범회는 편집장 1명 (회장) 부편집장 2명 (나 그리고 Anam) 으로  불안하게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저의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이라는 낭만의 빛을 쫗고 있었죠...

그래도 저는 청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청춘의 꿈은 11학년 시작하자 마자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11학년 학교 첫날 회의를 가져서 서로 담당하는 일을 분담하는데... 대략 이랬습니다.

 

편집장: Editing (고치기)

부편집장 (Anam) : Editing(고치기) once a week (일주일에 한번) (뭐냐이건?)

부편집장 (나) : 사진찍기, 디자인, 인터뷰, 계획표짜기, 등등등.

 

이런 쓰벌넘들... 나 영어 잘 못한다고 니내들 써논거 못 읽을줄 알았냐? 정말 편집장하고 Anam 년들의 당연하다는 듯이 보고있는 얼굴 낫짝을 낫으로 밀어버린다음에 염산을 뿌려버리고 싶더군요.

 

나: What the fuck is this? (이 쓰레기는 뭐야?)

 

이것 만 말아고 그냥 회의에서 나왔습니다. 정말 화 많이났지요. 그냥 때려칠려고 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편집장하고 부편집장이 전혀! 일을 안했다는 겁니다. 오히려 직위를 이용해서 학교 땡땡이치고 놀러가고 지각하면 핑계거리로 만들었지요. 거의 3주가 넘어가는데도 전혀 만들어 진게 없었습니다. 졸업앨범 찍어내는 회사한테 대략 1달마다 20페이지씩 끝마쳐서 보내야 하는데, 그냥 배짱이더군요.

 

생각한 후에... 그냥 내가 다하자 이렇게 다짐 했습니다.

Jimmy 하고 약속했다. 졸업앨범을 책임지고 끝마치겠다고.

내가 얼마나 잘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약속을 깰만큼 한심한 남자는 아니다.

 

첫번째 데드라인 20페이지... 1페이지 마다 뭔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ㅠ.ㅠ

학교 점심시간, 수학시간, 과학시간 다 뜯어먹고, 방과후 10까지...1주일동안 일해서 20페이지 만들었습니다. 막상 완성하고 데드라인 하루전날 이 빌어먹을 편집장하고 Anam 년이 등장해서는 잘난듯이 에디팅을 시작하더군요... 근데 고친거... 딸랑 문장 4개.... 그리고는 자기들이 다 했다는거 마냥 교장한테가서 최종 승인을 받더군요. 그리고 20페이지 회사로 보냈습니다.

 

두번째 데드라인 20페이지. 지옥이였습니다.

저는 그때 수학 AP 코스를 고등학교 교육하고 동시에 뛰고 있었는데요. 말만 수학 AP 코스 지 선생님도 없고 수업도 없어요. --; 교장이 냅다 시작한 건데 제가 딱 하나있던 실험용 생쥐였습니다. 수업도 없고 가르치는 선생도 없는데 수학 AP 가르치는거는 몬트리올 공립학교 중에는 최초라며 자랑해대 더군요... 이렇게 썩은건 한국이나 캐나다나 다 똑같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공부는 틈틈히 하면서 마감 일주일전 20페이지 완성했습니다. 여기서 또 편집장과 Anam 의 등장 (니들이 벡터맨이냐?)

지들 얼굴나온게 마음에 안든다고 포토샵 해서 10페이지 바꾸라고 하더군요...

야 이 썅 !@%!2 씨 1@%@!%  들아!! 내가 니들 종이냐?

화가나서 그년들 얼굴 포토샵으로 그년들 사진 원본을 쌱 검게 칠해버렸습니다. <-- 중요합니다

그리고서 마지막 일주일... 그냥 거의 학교에서 지냈죠. 하루는 밤 10 이상까지 머물러 있다가 수위한테 욕도 들었구요. 데드라인 날 얼굴 검게된거 보고는 저한테 썅욕을 해대더군요. 뭐 자기 친척이 갱들인데 전화 한통이면 죽인다나 뭐라나... 하긴 그 성질 보아하니까 친척이 아니라 조상이라도 정상적인 인간은 아니겠다.

제가 얼굴 다시 원상복귀 시킨뒤에 교장한테 승인 받으러 가더군요.

그리고 지내들이 회사로 보냈습니다 <--- 이부분도 중요합니다

 

마지막 데드라인 40페이지... 냐햐햐햐햐햐햐 머리속이 하얗게 됐습니다

아침도, 점심도, 저녁도 페이지 만들면서 보냈습니다.

이 편집장하고 부편집장은 40페이지 그냥 보는것도 귀챃은지 데드라인날 출동 안하더군요.

 

졸업 학년 끝나기 3주 전에 졸업앨범이 출판돼서 나왔습니다.

막상 나오는 날에 저는 지각을 했죠. 그리고 교실에 들어가는데...

 

"야 이 ㅆ ㅃ ㄴ ㅁ 너 이게 뭐야!!!!"

나: 뭐 뭐야?

 

Anam 이라는 년이 눈에 불을키고 저한테 오른손에 졸얼앨범을 들고는 달려오더군요

기세만 보면 처녀귀신도 무서워서 도망갈 정도로...

그리고는 내 앞에서 졸업앨범을 펼치는데....

 

얼굴이 시커멓게돼서 완전히 부시맨 아니 부시우먼이 되어버린 얼굴을 1개 발견했지요...

 

시간이 멈췄습니다.

10초가 흘렸죠.....

 

나: 푸허허허하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ㅏ하키햐야햐하하하냐햐하하ㅏ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ㅏ하하하하하하캐캐캐캐캐캐캬캬캬캬캬캬ㅑㅋ 크헉 크헉.... 캭캭(숨넘어감) 푸훗..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I m sorry... 푸훗 크하해해해해하하하하. ok its enough.... 컥 컥 후우.

 

내 머리속에는 대충 어떻게 이런일 이 발생했는지 느낌이 왔지만.. 뭐 지금까지 관심도 없이 폼으로만 편집장 한 애들이 알리가 있나.

 

대략 이런겁니다.

제가 화가나서 얼굴을 검게 칠했습니다. 그리고서 마감까지는 1주일이 남았었는데, 이때 회사에서 미리 사진 오리지널을 보내라고 합니다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덜든다고요). 내가 보냈습니다. 그리고서 일주일 뒤에 편집장과 부편집장이 검은 얼굴을 발견. 내가 다시 포토샵으로 에딧 얼굴 원상복귀. 그리고 편집장과 Anam 이 사진이 첨부된 20장을  회사로 보냅니다.

 

자 그럼 여기서 앨범을 찍어내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검은 얼굴 2명 외 다른 오리지널 사진들을 저 한테서 받았습니다.

데드라인날 20장이 왔는데 사진중에 얼굴 2개가 오리지널과 다릅니다.

마지막으로 에딧한 편집장 이름을 봅니다.

평소에 올라오던 이름과 다릅니다.

그래서 익숙한 내 이름으로 올라와있는 사진을 선택합니다.

(어째서 편집장의 얼굴은 오리지널로 바뀌지 않았는지.. 이건 아직도 미스터리 입니다)

....... 이렇게 될줄 꿈에도 생각 못했지요..

 

졸업식 까지 피해다녔습니다...

그냐마 다행인거는 지들이 지들 이름으로 최종적으로 에디팅 해서 보냈으니

저한테 덮어 씌울수도 없었다는거죠. 그리고 편집장도 이때쯤 되니까 내편으로 돌아섰고

(이게 자꾸 문제화 되서 맨날 놀러다녔다는걸 들키기 싫었던 모양입니다)

 

졸업식날.

편집장은 보이던데 Anam 은 안보이더군요... 왜냐고 물어보니까.

고등학교 졸업시험 떨어졌답니다... --; 자기 일까지 다 팽개치면서 왜 날 그렇게 못살게 굴었니.

 

졸업식날.

최우수 학생상을 탔습니다... 공부도 그렇고 학교 활동도 열심히 한다고요....

받으니까 기분이 묘하더군요... 기쁘지도 않고 자랑스럽다고 할수도 없고...

 

선생님하고 수업없이 수학 AP 혼자 공부해서 A 받았습니다. 졸업식날 알려주더군요.

근데 이걸로 뭐 상주는것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게 더 자랑스럽더군요.

 

지금 Mcgill 대학 미생물/면역학 과 다니고 있구요.

지금와서 생각하면.. 좀 미얀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일이 저렇게 아름답게? 꼬일수 있는지...

혼자 웃고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