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27 네이트닷컴 게시판지기가 드리는 주제 파악 하면서 사세요?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핵심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항상 모든 과정을 마치면 핵심을 요약,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 간추린 핵심만을 기억한다면 낭패를 당하는 일은 좀처럼 없죠. 그렇지만 간추린 핵심 치고 재미있는건 별로 없습니다. 곁가지로 시선을 돌려야만 만날 수 있는 분수대나 색연필 또는 휴지통 같은 이야기들이 훨씬 더 재미있지 않던가요? - 객원지기 골룸 (매주 수요일은 객원지기 골룸님의 한마디로 꾸며집니다. 수요일을 기대주세요) 골룸님의 한마디.. 영화에서도 그렇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주제란건 별로 중요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는 마감날짜까지 원고를 써야하는 평론가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20자평을 써서 제출할것이 아니라면 요약도 별로 필요 없습니다. 제가 영화속에서 특히나 재미를 느끼는 것은 다름아닌 디테일입니다. <와일드 카드>에서 퍽치기 일당이 편의점 앞에서 한 노신사를 공격했을때 잠시 후 주춤주춤 일어서던 노신사가 다시 쓰러지고 마는데 곁에 떨어진 성경책이 바람에 나부끼며 책장 사이에 끼워둔 헌금하려던 천원짜리 두어장이 바람에 날려가는 겁니다. 설명하려 하지 말고 보여주라고 했죠. 더 이상 뭔가를 보여줄 필요성이 느끼지나요? <살인의 추억>에서도 그렇죠. 형사짓 때려친 송강호가 아침식사를 마치고 봉고차 뒷좌석에 퍼질러 앉아서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데 그의 옆에는 다름아닌 '그린파워 녹즙기' 박스가 즐비하게 쌓여있는 겁니다. 이것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는 이제 녹즙기나 팔아먹고 사는 겁니다. 웃기지 않나요? 추억이란 것도 마찬가지인가봐요. 그렇게 죽자사자 만나던 사람도 시간이 흐르니 얼굴도 희미해지고 이젠 같이 걸었던 거리 풍경이나 함께 우산을 쓰고 걷다가 바라본 그 사람의 젖은 바지단만 생각납니다. 학교에서 배운 핵심요약이나 주제파악 따위는 대체 언제 필요한건가요?
주제파악 하면서 사세요?
2003/08/27
네이트닷컴 게시판지기가 드리는
주제 파악 하면서 사세요?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핵심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항상 모든 과정을 마치면 핵심을 요약, 정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 간추린 핵심만을 기억한다면 낭패를 당하는 일은 좀처럼 없죠. 그렇지만 간추린 핵심 치고 재미있는건 별로 없습니다. 곁가지로 시선을 돌려야만 만날 수 있는 분수대나 색연필 또는 휴지통 같은 이야기들이 훨씬 더 재미있지 않던가요? - 객원지기 골룸
(매주 수요일은 객원지기 골룸님의 한마디로 꾸며집니다. 수요일을 기대주세요)
영화에서도 그렇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주제란건 별로 중요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는 마감날짜까지 원고를 써야하는 평론가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20자평을 써서 제출할것이 아니라면 요약도 별로 필요 없습니다.
제가 영화속에서 특히나 재미를 느끼는 것은 다름아닌 디테일입니다.
<와일드 카드>에서 퍽치기 일당이 편의점 앞에서 한 노신사를 공격했을때
잠시 후 주춤주춤 일어서던 노신사가 다시 쓰러지고 마는데 곁에 떨어진
성경책이 바람에 나부끼며 책장 사이에 끼워둔 헌금하려던 천원짜리
두어장이 바람에 날려가는 겁니다. 설명하려 하지 말고 보여주라고 했죠.
더 이상 뭔가를 보여줄 필요성이 느끼지나요?
<살인의 추억>에서도 그렇죠. 형사짓 때려친 송강호가 아침식사를 마치고
봉고차 뒷좌석에 퍼질러 앉아서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데
그의 옆에는 다름아닌 '그린파워 녹즙기' 박스가 즐비하게 쌓여있는 겁니다.
이것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는 이제 녹즙기나 팔아먹고 사는 겁니다. 웃기지 않나요?
추억이란 것도 마찬가지인가봐요. 그렇게 죽자사자 만나던 사람도
시간이 흐르니 얼굴도 희미해지고 이젠 같이 걸었던 거리 풍경이나
함께 우산을 쓰고 걷다가 바라본 그 사람의 젖은 바지단만 생각납니다.
학교에서 배운 핵심요약이나 주제파악 따위는 대체 언제 필요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