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압박]2팀장과의 만남

2008.02.16
조회489

(글의 맥락이 독백식의 반말체이니 양해 바랍니다.^^)

 

현지(독일)시각 저녁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뱅기가 어제 이른 아침에

한국(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8시간이란 시차를 차마 극복하지 못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냥 뻗어 잠들어 버렸다.

 

서너 시간 잠들었을까?

뻐근한 몸을 일으켜 눈을 떠 보니 대낮이더라.

일단 나와 함께 출장을 떠났던 5명의 동행들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잘 들어갔는지 확인부터 해야 했다.

 

그러고 나니 할 일이 없다.

여느 때였다면, SHE에게 전화를 걸어 맛있는 식사라도 할 텐데

이젠 그도 물 건너 가 버렸다. 씁쓸함과 허전함이 밀려 온다.

전화를 걸어 보려고 핸드폰 폴더를 열길 수십 차례 망설였지만

차마 통화 버튼을 누를 자신이 없었다. (역시 자존심인가?)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이라고는 나름 위로받고 싶어  삼공방에

귀환의 게시글을 올리는 게 전부였다. (그냥 그러고 싶었으리라.)

박대를 받을 줄 알았는데 적잖은 분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이내 사무친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였던지,

곧 두기사마에게 문자를 때렸다.

 

[저녁에 순대곱창이랑 간단한 술 한잔 하고 싶은데요.]

 

바로 문자가 올거라 생각했지만, 근무 중인지 두어 시간이 지난 후에

답신이 오더라.

[9시30분 이후라면 가능하겠는데요.]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망설였지만 가겠다고 답문을 보냈다.

그러고는 30여 분이 흘렀나?

2팀장(SHE를 소개해 준 부하직원)에게 전화가 오더라.

"○차장님, 푹 쉬셨나요? 괜찮으면 오늘 뵙으면 하는데."

"미안해요. 선약이 있어서. 월요일에 보죠."

"그래요. 할 수 없죠. 그럼 월요일에 뵈요."

 

전화를 끊자마자 온갖 망설임과 잡생각이 들었다.

두기사마를 만나느냐 vs 2팀장을 만나느냐.

결국 두기사마에게 다음으로 약속을 미루고 종각으로 나섰다.

(두기사마 이 글을 빌어 또 한번 미안하다는 말 하고 싶네요.)

 

기대감(SHE와 함께 나왔으려나)을 안고 약속장소로 나갔지만,

2팀장 혼자 서 있더라. 어색함을 감추고 싶었지만 들키고 말았다.

"SHE랑 같이 나오려고 했는데 다른 약속이 있다더라구요."

"아~ 네."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창피했다.)

 

바(Bar)를 찾아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2팀장의 일갈이 시작됐다.

"왜 그러셨어요.

 내가 아는 차장님은 적어도 배려라는 걸 

 아시는 분일 거라 생각했는데. SHE 요즘 많이 망가졌어요."

"배려? 배려라고 하셨어요?

 배려라는 것도 상대가 있어야 하는 거 아녔던 가요?

 벽보고 배려를 할까요?"

"하지만 적어도 이별을 고하려면 직접 만나서 해야잖아요."

"만나자고 몇 번을 전화도 해보고 메일도 해 보고 문자를 해도

 마냥 씹어 먹는 걸 무슨 수로 만나냐구요. 난 그 사람이 왜 이러는지

 이유조차 모르고 있어요. 일방적이라면 오히려 SHE 쪽예요."

"그 이유를 정말 모르시는 거예요?"

 

2팀장의 말은 이랬다.

태안에서 올라오면서 자꾸 집에 들어가라고 했던 때부터 문제가

시작된 거 였단다. 호텔 앞까지 와서 혼자 들어가서 쉬라고,

나(冷)는 사당의 친구네 집에서 자겠다고 해서 삐쳤더란다.

(중간 생략)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冷)는 바닥에 혼자 있더란다.

그러고는 그 다음 주말에 백령도에 봉사활동 간다고 해서

자기(SHE)가 먼저인지 봉사가 먼저인지 모르겠다는 말.

이런 남자랑 더 사귀어 봐야 결국 도토리가 될 거라더라.

 

2팀장의 전언을 듣고 나니 어이가 없었다.

 

"그럼요. SHE에게 내 말도 좀 전해 주세요.

 그런 문제라면 직접 나한테 말하라하세요. 말을 하지 않으면 난 모른다고."

 

한 참을 이런 저런 얘길 나누면서, 내가 왜 SHE가 아닌 2팀장이랑

이런 얘길 해야 하는지 짜증이 났다. 중간에 풍류화객 동생의 전화가 와서

엉뚱하게 화풀이를 하게 됐다. 정말이지 여자라는 존재를 모르겠다.

 

이젠 내 몫만 남은 것 같다. 선택하느냐 버림 받느냐의 문제가 아닌 거다.

난 SHE를 좋아한다. 하지만 어떻게 다시 다가서야 할지 그 방법을 모르겠다.

 

더하기] 이 글을 읽는 슬기로운 삼공방 여러분들 내게 지혜와 슬기를

            좀 나눠주세요. 나 SHE 이대로 놓치고 싶지 않아요. 도와 주세요.

            참?! SHE가 건네주라던 초코렛을 2팀장을 통해 받았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