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을 몰아내자 - 유경렬의 '명연기'를 보며

모포멕시칸200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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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가 있었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지만 한국 대표팀이 축구 강국들을 상대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한국 경기들의 다른 면면을 통해서는 더욱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월드컵을 통해 여전히 한국과 유럽 사이에는 수준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한국 선수들의 태도나 행동 같은 측면들은 이미 유럽 국가들을 앞서고 있다.   

지난 월드컵에서는 시뮬레이션 액션(다이빙/diving), 거짓 부상, 주심 눈속이기와 같은 행동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나는 한국 팀은 이러한 행동들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다. 한국은 페어플레이를 했다. 물론 어떤 이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은 그러지 않는데, 왜 너희들만 정직하게 플레이하는거냐?’ 라며 한국 선수들이 순진하다고 말할 지 모르지만 정직한 플레이야말로 축구장에서 해야할 올바른 행동이다.

월드컵이 끝난 후, 영국의 한 마케팅 회사는 내게 월드컵 통계자료를 보내주었다. 그 회사는 모든 월드컵 참가국들의 속임수에 대한 통계자료를 수집했었다. 그들이 보내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0번의 시뮬레이션 액션을 취했으며 단 한번만 거짓 부상을 연출했다.

한국의 플레이는 다른 팀들 보다 좋은 편이었다. 우승팀 이탈리아는 40번의 ‘다이빙’과 과 12번의 거짓 부상을 연출했고 파라과이는 단 3경기만 했음에도 불구하고14번의 시뮬레이션 액션과 12번의 거짓 부상을 선보였다. 한국보다 적게 파울을 한 팀은 3팀에 지나지 않았고 한국 선수들보다 국가를 안 부르는 선수들은 2팀, 그러니까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프랑스 선수들뿐이었다.

이런 추세가 바뀌는 중일까? 아마 그럴 것 같다. 월드컵에서 시뮬레이션 액션은 중요한 이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K리그에서도 ‘다이빙’과 속임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일요일, 유경렬이 인천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연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물론 바조가 유경렬을 살짝 건드리기는 했지만, 유경렬이 구르는 모습은 마치 저격당한 사람 같았다. 유경렬은 울산의 주장이고 경험 있는 수비수이다. 하지만 그는 속임수를 쓰려했고 자신의 그런 행동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ㅇ 편집자 링크 : 유경렬 문제의 장면 동영상 보기 (클릭)

유경렬의 시뮬레이션 액션을 보니 전 잉글랜드 럭비팀의 주장이었던 마틴 존슨의 한 마디가 떠올랐다.

“럭비 선수들은 경기 내내 다치지 않은 척 하려 애쓰지만 축구 선수들은 그 반대의 행동(다친 척)을 한다.”

유경렬의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가 내려져야 할 필요가 있다. 주심이 현장에서 그 장면을 보지 못했더라도 추후에 비디오 분석을 통해 속임수를 쓰려고 했던 선수들에게는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특히 거짓으로 넘어지는 (상대의 파울이나 카드를 유도하려는 의도의) 시뮬레이션 액션에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시뮬레이션 액션을 쓰는 선수들이 추후에 비디오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들은 아마 속임수를 쓰는 것에 대해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대전의 공오균은 최근 인천과의 경기에서 노골적인 시뮬레이션 액션을 하며 넘어졌다. 수비수와 약간의 접촉은 있었지만 공오균이 몸을 날리던 동작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을만한 것이었다.

경남의 김진용도 성남전에서 비슷한 행동을 했다. 너무 과도한 오버액션은 주심이 쉽게 옐로카드를 꺼낼 수 있도록 만든다. 얼마 전에는 FC 서울의 두두 또한 대전을 상대로 터무니없는 시뮬레이션 액션을 보여준 적이 있다.

위에 제시된 예들은 비교적 분명한 ‘다이빙’이지만 많은 선수들은 좀 더 교활한 속임수를 쓴다.

마이클 오웬은 ‘옆집 청년’과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고 그런 이미지는 그가 많은 페널티킥을 얻어 내는데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오웬이 넘어지는 동작들은 작고 가볍지만 어쨌든 그 행동은 액션이다. 그는 그렇게 해서 1998,2002월드컵에서 각각 하나씩 모두 2 개의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잉글랜드 팬들은 자국 선수들이 시뮬레이션 액션을 하지 않는 척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진짜 배우들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그들은 여전히 거짓 액션을 취한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이 문제로 악명 높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의 팀들이 이러한 속임수를 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0년 전부터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영입되며 이러한 경향이 증가되었다. 베르캄프, C.호나우도, 로벤과 같은 선수들은 리그의 수준향상에 많은 영향을 줬지만 그들도 시뮬레이션 액션을 취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남미와 유럽의 몇몇 지역에서는 (특히 남유럽) 시뮬레이션 액션이 경기의 일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긴 이것도 기술은 기술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 선수들이 이러한 기술은 개발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액션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뛰고 한국 선수들도 국제적인 경험을 쌓아감에 따라 이는 더 증가될 것이고 문제로 발전할 것 같다.

때로는 비디오 분석을 통해서도 선수가 진짜로 넘어진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실제 속도로 단 한 번밖에 그 장면을 보지 못하는 심판들이 ‘다이빙’ 여부를 판단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일인지 상상해 볼 수가 있다.

이 문제가 한국 축구의 주요 쟁점이 되기 전에 지금 이를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K리그 연맹은 앞장서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심판들이 헐리우드 액션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주어야 한다. 힘을 북돋아 주는 사실은 몇몇 K리그 심판들이 ‘다이빙’ 행위에 관해서 주저 없이 옐로카드를 꺼내 든다는 것이다. 가끔 실수로 시뮬레이션 액션을 취하지 않은 선수에게도 경고를 주게 된다면 무척이나 씁쓸한 일이겠지만 축구를 깨끗한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마저도 가치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