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당탕! 넒은 연병장에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퍼진다. 굵은 통나무 기둥을 수직으로 세우는 훈련을 하던 중에 누군가가 손을 놓쳐 나무가 한꺼번에 땅바닥으로 쓰러져 마찰음을 낸 것이다. "어떤 놈이얏!" 크렘 왕국의 군관 양성 학교 야전 훈련 담당 교관인 브룩의 고함 소리가 찌렁찌렁하다. 브룩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한이다. 고함을 지르면서 오른 발로 자신이 서있던 연병장 한가운데 있는 지휘대를 '쾅'하고 내리 누른다. 그가 화가 많이 났을 때 하는 버릇이다. 이런 경우엔 남은 훈련이 기합으로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병장에 서 있는 300여 명의 소년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이 군관 양성 학교는 주로 평민의 자식들 중에서 가려 뽑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귀족이나 고급 군인들의 자제들이 다니는 왕립 학교와는 시설이나 처우가 엄 청나게 차이가 있었다. 의식주의 열악함은 말할 것도 없고 훈련 분위기도 욕설과 체벌이 심심찮게 난무했다. 그 중에서도 브룩 교관은 학생들을 족치는데 악명이 높았다. 연병장은 분노에 가득 찬 그의 고함 소리로 일 순간에 정적이 깔렸다. 브룩은 자신의 주먹을 꽉 움켜 쥐어 앞으로 내밀었다. 보통 남자들의 두 배는 넘는 커다란 손이다. 손등 군데 군데 나 있는 흉터가 예전 그가 군대에서 백병전을 치를 때의 무자비함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연병장의 모든 학생들은 일순간에 부동 자세로 지휘대 앞에 모여 섰다. 그들의 안색은 검은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로서는 거의 매일 반복되는 이런 고된 훈련을 견디어 내는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군관 양성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기만 하면 우수한 졸업생은 기사 바로 아랫 단계인 예비 기사의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만일 능력 미달로 중간에 퇴학 당하면 지긋지긋한 가난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군대에 사병으로 입대하는 경우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마법의 암흑을 과학의 빛이 거두어내지 못하고 있는 고대 유럽. 크렘 왕국에서 평민이 지방 영주의 착취에서 벗어나 출세하는 길은 군대 밖에는 없었다. 자신의 땅을 넓혀 그 안의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 들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강호 국가들은 국경 여러 곳에서 분쟁을 자주 일으켰다. 어차피 가만 있어도 병역으로 툭하면 군대에 끌려갈 몸. 차라리 군인으로 출세하겠다는 생각은 평민 청년들에게는 거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상급 군인이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평민 출신으로 기사가 되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한 재능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기에 학생들은 이런 고된 일과도 견디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조용히 부동자세를 취하고 서서 빨리 이 상황을 야기한 얼간이가 사태를 마무리 해 주기를 기다렸다. 브룩의 매서운 눈매가 천천히 연병장 한쪽 끝에서 반대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브룩의 시선이 뺨이 발갛게 물든 소년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소년은 미세하게 다른 소년들보다도 더 앙상한 다리를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남들에 비해 유달리 큰 눈 망울이 금새 눈물이라도 흘릴 듯이 그렁그렁해졌다. 브룩의 두꺼운 입술사이로 아까보다 더 큰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렌! 이자식, 또 너구낫. 이리 나왓!"
천국의 기사 1.
1.
우당탕!
넒은 연병장에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퍼진다.
굵은 통나무 기둥을 수직으로 세우는 훈련을 하던 중에 누군가가 손을 놓쳐 나무가 한꺼번에
땅바닥으로 쓰러져 마찰음을 낸 것이다.
"어떤 놈이얏!"
크렘 왕국의 군관 양성 학교 야전 훈련 담당 교관인 브룩의 고함 소리가 찌렁찌렁하다.
브룩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한이다. 고함을 지르면서 오른 발로 자신이 서있던
연병장 한가운데 있는 지휘대를 '쾅'하고 내리 누른다.
그가 화가 많이 났을 때 하는 버릇이다.
이런 경우엔 남은 훈련이 기합으로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병장에 서 있는 300여 명의 소년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이 군관 양성 학교는 주로 평민의 자식들 중에서 가려 뽑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귀족이나 고급 군인들의 자제들이 다니는 왕립 학교와는 시설이나 처우가 엄
청나게 차이가 있었다. 의식주의 열악함은 말할 것도 없고 훈련 분위기도 욕설과 체벌이
심심찮게 난무했다.
그 중에서도 브룩 교관은 학생들을 족치는데 악명이 높았다. 연병장은 분노에 가득 찬
그의 고함 소리로 일 순간에 정적이 깔렸다.
브룩은 자신의 주먹을 꽉 움켜 쥐어 앞으로 내밀었다. 보통 남자들의 두 배는 넘는
커다란 손이다. 손등 군데 군데 나 있는 흉터가 예전 그가 군대에서 백병전을 치를
때의 무자비함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연병장의 모든 학생들은 일순간에 부동 자세로 지휘대 앞에 모여 섰다. 그들의 안색은
검은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로서는 거의 매일 반복되는 이런 고된 훈련을 견디어 내는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군관 양성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기만 하면 우수한 졸업생은 기사 바로 아랫 단계인
예비 기사의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만일 능력 미달로 중간에 퇴학 당하면 지긋지긋한 가난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군대에 사병으로 입대하는 경우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마법의 암흑을 과학의 빛이 거두어내지 못하고 있는 고대 유럽.
크렘 왕국에서 평민이 지방 영주의 착취에서 벗어나 출세하는 길은 군대 밖에는 없었다.
자신의 땅을 넓혀 그 안의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 들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강호
국가들은 국경 여러 곳에서 분쟁을 자주 일으켰다.
어차피 가만 있어도 병역으로 툭하면 군대에 끌려갈 몸.
차라리 군인으로 출세하겠다는 생각은 평민 청년들에게는 거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상급 군인이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평민 출신으로 기사가 되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한 재능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기에 학생들은 이런 고된 일과도 견디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조용히 부동자세를
취하고 서서 빨리 이 상황을 야기한 얼간이가 사태를 마무리 해 주기를 기다렸다.
브룩의 매서운 눈매가 천천히 연병장 한쪽 끝에서 반대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브룩의 시선이 뺨이 발갛게 물든 소년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소년은 미세하게
다른 소년들보다도 더 앙상한 다리를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남들에 비해 유달리 큰 눈 망울이 금새 눈물이라도 흘릴 듯이 그렁그렁해졌다.
브룩의 두꺼운 입술사이로 아까보다 더 큰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렌! 이자식, 또 너구낫. 이리 나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