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의 세 발 자전거...

화이트팽200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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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만에...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본다.

 

잿빛의...

단조로운 색채만을 보여주던 세상은...

오렌지색 태양아래...

저마다의 그림자를 찾았다.

 

 

습기를 머금은...

남국(南國)의 바람은...

연인의 수줍은 손길이 되어...

대지를 스치듯 애무하고...

서서히 달아오른 대지가 토해내는...

가쁜 숨결은...

숨 막힐 정도로 향기롭다.

 

 

세상은...가끔 그렇게... 터무니없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엔...

꽤...높은 언덕이 있었다.

 

 

세 발 자전거를 끌고...

힘겹게 언덕 위에 오르면...

지붕이 발 아래로 보였었다.

 

 

저만치 내려다보이는 세상을 향해...

두 발을 높이 쳐들고...

(이건 매우 중요하다...속도를 줄이려고 땅에 발을 대는 녀석들을...우린 절대 용서치 않았다)

곤두박질 치듯이 내려올 때...

 

 

송글송글 땀이 맺힌 이마 위로 부딪혀오는...

상쾌했던 바람의 느낌이...

그립다.

 

 

비록...다섯살 꼬마녀석의 무릎은...

상처딱정이가 끊이질 않았었지만...

머...상처뿐인 영광이란 말도 있잖은가...지붕 위의 세 발 자전거...

.

.

.

그리고...

한 번 줄달음쳐 내려온 언덕은...

더 이상 경외의 대상이 아니다...지붕 위의 세 발 자전거...

 

바람을 가르고 내려온 후의...

그 기고만장함...

자신에게 느끼는 대견함...지붕 위의 세 발 자전거...

 

 

 

사내아이들은...그렇게 커 간다...지붕 위의 세 발 자전거...

 

지붕 위의 세 발 자전거...

                              Beatles...Here comes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