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황당하신..손위동서...

아랫동서..2008.02.20
조회7,934

저는 14년전 아들 둘에 딸하나인 집의 둘째아들겸 막내아들인 남자에게 시집을 왔어요.

현재 나이는 35살. 남편과 저는 동갑내기이죠.

어린나이(21살)에 서로 너무 사랑해서 속도위반으로 결혼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우리 시어머님... 너무 좋은 분이셨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철딱서니를, 그것도 사고부터 쳐서 뱃속에 아기까지 담고 온 저에게 단한번도 그흔한 '시짜'들이 한다는 잔소리 한번 안하시고 정말 저보다 두살많은 당신 따님(남편누나)과 똑같이 대해주셨어요. 언니(누나)도 '시누이짓' 한번 안하고 10년 넘게 저희랑 같이 살다가 재작년 결혼하셨지요. 정말 '시집살이'의 '시'자도 모르고 살았는데...

문제는 저보다 5년 늦게 시집온 제겐 하나뿐인 손위동서 였어요.

결혼해서 5년가까이 시댁식구들과 함께 살았어요. 시부모님, 시아주버님, 언니(누나) 모두..

그러다가 시아주버님이 결혼을 하시게 되어서 저희가 분가를 했어요. 저희 분가할대 언니(누나)도 저희랑 함께 나오셨어요.

아들만 셋(?) 키우려면 힘들다며 시어머님께서 언니랑 같이 살아라, 혹시 니신랑이 이제 집에 어른없다고 속썩이면 언니한테 말해 혼내주라고 하렴.. 하셨거든요. ㅎㅎ

그렇게 저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시어머님이셨는데..작년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답니다..

슬픈 건.. 이루 말로 다할수가 없었지요. 친정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제겐 정말 친정엄마셨는데..

암튼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신뒤.. 그저께가 첫제사였어요.

아, 먼저 설날 이야기를 좀 할게요.

설 전날 아침에 아들 셋(?) ㅋㅋ 앞세워 아버님댁으로 갔어요.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첫 명절(작년 추석)에는 언니까지도 시댁에 안가고 와서 차례준비를 했어요.

이번 설엔 언니는 시댁으로 가시고, 저희는 아들 셋(?)ㅋㅋ 앞세워 아버님댁으로 갔지요.

저도 음식을 아주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는 10년 넘게 시어머님께 배운 실력이 있지만, 저의 형님(손위동서).. 설탕이랑 소금도 구분 잘 못할만큼 음식실력... 젬뱅이 입니다.

그래도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우리나라에서 젤 크다는 농수산물센타가 있으니 장을 좀 봐다 놓으시면 전날 가서 음식은 제가 할게요... 했는데...

이 형님... 차례 장을 하나도 안봐 놓으셨더군요. 왜 나혼자 장을 봐야하느냐고, 동서오면 같이 장보려고 기다렸다.. 하시더군요.  -그래, 혼자 장보려면 힘들겠지...- 이해했어요..

늦었지만 그때부터 장을 보고 음식을 하고... 정말 엄청 바빴네요..

혼자 장보기 싫어 절 기다렸다던 형님.. 저 나물 볶는동안 전 좀 부치라고 햇더니..

'음식.. 동서 혼자 한다고 했자나..' 이럽니다.. 결국 저혼자 장구치고 북치고.. 진짜 힘들었네요.

암튼 뭐 그렇게 설 명절은 그럭저럭 지나갔는데..

그저께가 저희 시어머니 첫제사 였답니다.

이 형님.. 어디서 뭔 얘기를 들었는지.. 그래도 맏며느리라고 제사 사흘전날.. 저희 부부와 언니(남편누나)까지 불러들이더니.. 다짜고짜 언니에게 '아가씨, 이번 제사는 아가씨가 준비해요. 원래 첫제사는 딸이 준비하는 거래요..' 이럽니다. 이 형님.. 까마귀 고기를 삶아 먹었나..

작년에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맞은 어머님 생신.. 언니가 자그만치 70여만들여서 생신상 차려드린거 잊으셨나.. 그때도 '생신상은 딸이' 하는 거라며 손가락도 까닥 안하고 심지어 음식도 언니네 집에서 다 해가지고 오라고 하더니..

언니.. 화가 나서 어쩔줄을 모르셨어요. 차마 당신 엄마 제사라 하네, 못하네.. 말도 못하고..

그래서 제가 나섰죠. '형님, 제사준비.. 우리가 해야죠. 작년 생신상, 언니가 준비했잖아요'

이 형님 왈.. '그래, 동서는 시어머니 사랑 많이 받고 살았으니까 준비할 수 있겠지.. 그치만 나는 시어머니한테 사랑은 커녕 맨날 싫은 소리만 들어서 솔직히 제사도 지내고 싶지 않어.'이럽니다..

말떨어지던 순간.. 저.. 저도 모르게 언니 눈치를 살폈답니다.

참고 참던 언니.. 기어이 폭발해서..

'엄마 돌아가시고 보상금이며 보험금.. 누가 다 챙겼어? 언니네 아냐? 나나 막내나 밥 먹고 사는데 지장없으니 별 욕심 안부리고 혼자 남으신 아버지나 잘 모셔달라고 했지.. 그런데 뭐라? 제사 지내고 싶지 않어? 이런 개** 경우가 어딨어? 시어머니 사랑? 이쁨도 미움도 제 할 몫이라는 말.. 안들어봤어? 시집와서 여지껏 도대체 한게 뭐야?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2년넘게 아무도 모르게 피임약먹고, 애기 안생겨 걱정하는 부모님한테 뭐 때가 되면 생기겠죠 이런 개 뭣같은 소리나 틱틱하고, 일나가시는 엄마 아버지 아침 식사도 한번 제대로 안챙겨주고, 생신때 미역국 한번 자기손으로 끓여드린 적 없더니, 이젠 제사 지내기 싫다는 소리까지..? 제사.. 그래 지내지마. 막내네로 가서 제사 지낸다. 근데 그냥은 못지내. 엄마 보상금, 보험금 나온거 통장째 다 가져와. 가게랑 이 집도 다 팔아서 각자 상속지분만큼 나누자. 아버지 몫도 따로 챙겨드리고..'

'돈' 내놓으란 소리에 놀랐는지.. 이 형님.. 제사 지내기 싫다던 소리가 쑥~ 들어 가버렸어요.

언니는 저더러 제삿날 아침에 일찍 와서 같이 제사 준비하라고 이르시곤 화도 못삭이며 가셨죠.

우여곡절 끝에 제사를 지내고, 언니네는 언니 시어머니께서 집에 와 계시는 관계로 제사만 지내고 돌아가시고, 남은 식구들 상을 물려 식사를 하는데.. 이 형님.. 울 남편이랑 제게 이럽니다.

'이제부터 명절 차례상이랑 제사상.. 인터넷으로 전문적으로 해주는데다 주문해서 할건데요, 비용.. 반반 부담해요.' 시아버님.. '그래. 형만 자식아니니까 같이 부담해줘라' 하시더군요.

네~~ 자식된 도리로 당연히 부담해야죠. 그런데..

'인터넷 주문 제사상' 이라뇨???

물론 요즘 같이 편한 것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에 그게 뭐 이상하냐... 고 하시는 분도 있겟지만..

일년에 명절 두번, 제사 한번인데.. 그걸 꼭 그런식으로 해야할까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언니'에게 해줘야 하나요, 하지 말고 눈감아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