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6월

새롬20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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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할아버지는  6.25가 일어나고 대략  9년이 되년 해에 돌아가셨다... 난 사진으로는 커녕

 

애기도 잘 듣지 못한 할아버지  그냥 몸이 아파 돌아가신줄로만 알았다...

 

그러다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울애기를 보러 오신 할머니랑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애길 듣게 되었다....  훤훤장부이셨다던...  체격도 좋으셔서 17살 꽃같은

 

신부 맘을 그렇게 설레이게 하셨다던 할아버지...

 

울 집은 그동네에선 알아주는 종가집이었다고 한다....  동네 논과 밭이며 과수원이다 울집

 

거엿을정도..(지금은 다 팔아 먹었음 ㅎㅎㅎ 안팔고 나뒀음  떼부자인데..)

 

울 증조할머니는 (내가 국민학교 6학년때 돌아가셨다...  아흔살 가까이 사셨다..) 는

 

양반집 고명딸로 천상 양반이신 분이라  그리도 얌전얌전하시고  깔끔하시고..경우 밝으신

 

양반이었다고 울엄마 아직도 말씀하신다  돌아가실때 까지 그리도 얌전하고 깔끔하고..

 

너무 소녀같으셨다고... 

 

그런데 증조할머니는  아이를 낳는 족족  병이다 뭐다 해서 아이를 잃으셨다고 했다...

 

그렇게 4명의 아이를 낳고  건지신 아이가 우리 할아버지....  그리고 그 밑에 할아버지

 

그리고 고모할머니 하나  아홉을 낳으셨는데  셋만 목숨을 건지신거다...

 

당시만 해도 부자집이라  울아빠만해두  (6.25가 일어나던해 태어나셨음) 자랄때 집에

 

TV있는집이 울집 하나라 온동네 사람들이 다 와서 TV보고 그랬다고 한다..

 

돈이 있어도 소용이 없고 무당을 불러 굿을 해도 소용이 없고  그렇게 애기들은

 

100을 채 채우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그러니 할머니의 슬픔과 한은 얼마나 큰지....

 

나중에 손주들  (우리아빠와 형제들 ) 키우실때  그야말로 아기들이 쌓아논 똥까지

 

찍어 먹을정도 였단다....

 

암튼 그렇게 우리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정성과 정성에  100을 넘기고 무럭무럭 자라서

 

할머니는 본인이 몸이 안좋아 그런가 동네에  비슷한 개월수의 아기를 가진 애엄마를

 

젖엄마로 데려다  키울정도 였구  그집은 워낙 가난한 집이라 그집애도 같이 데려다

 

나중에 커서는 머슴살이를 햇다고 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르고 6.25가 일어난거다....

 

그때 동네에 막  인민군들이 들어오고...  (난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부자들은 인민의 적이라고 하면서 막 잡아 갔단다...

 

무작정 쳐 들어와서 뒤주에 쌀이며 가축들이며 다 잡아 가고도..

 

증조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광같은데도 숨기고 암튼 

 

그땐 울 할아버니가 그집 가장이엇기 때문에  그 놈들에게 끌려갈까봐 숨기기도 하시고..

 

돈이며  가축이며 있는데로 뺏어가고도 마침내 그놈들이 들이 닥쳣다고  한다..

 

우리 증조할머니  거기서 갑자기  퍼뜩 들은 생각이  끌려가면 죽을거 같더란다,,,

 

그래서 거기서 자기도 순간 미친건지(나중에 할머니  그러니까 당신 며늘에게 하신말)

 

그렇게 있는정성 없는 정성  다해 간신히 건진 아들 죽겠구나 싶으니까 눈에 보이는게

 

없어...  그 젖어미에게 무릎꿇고 막 빌면서 제발  그 머슴  데신 데려가게 해달라고

 

내가 그동안 오갈데 없는 니네 식구 돌봐주고  넌 그자식 아니라두 자식이 다섯이나 되

 

는데  그 식구들 내가 앞으로도 다 건사해 줄테니  그럼서 막 빌었더랍니다...

 

그 젖어미두 그땐 설마  죽기야 하겠나 경이나 치고 말겟지 그럼 심정이엇는지..

 

옷도 바꿔 입고  울 할아버진 머슴인거 처럼 하인들이랑  쭈욱  서있고 

 

그머슴이 끌려갔다고 합니다...

 

그러다 3-4일 지나서 마침내 그 머슴이 돌아 왓는데  무슨 재판이다 뭐다 해서

 

얼마나 맞앗는지  산사람 몰골이 아니었답니다...

 

결국 3-4일을 못버티고  죽어버렸고...

 

그 모진 세월도 흘러  휴전이 되고  6.25 전쟁도 끝나 버렷지요...

 

그런데  전쟁이 2-3년이 지난 어느해 부터 

 

울할아버지  멀쩡하던 양반이  6월만 되면   무슨 귀신 씌운 사람처럼

 

눈빛도 달라지고  막  미친놈처럼 산을 헤매고....  소리지르고  밥도 안먹고....

 

그러다가도 6월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둥 아무렇지두 않고...

 

그렇게 노심초사 지낸 시간이 3-4년...

 

울 증조 할머니  밤이면 밤마다 기도에  굿에(그땐 뭐 달리 다른게 없엇는지...)

 

그렇게 6월만 잘 보내면  잘보내면 그러면서 불안한 세월이 흘럿는데..

 

돌아가시던 그해에두  또 6월이 온거죠...

 

그해에두 어김없이  미친넘 마냥 옷산을 헤집고 다니며  ( 그산으로 끌려갔엇데요

 

그 머슴이....)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중얼중얼....   사람들을 시켜 묶어 놔도

 

어디서 그런  폭팔적인 힘이 나오는지....  벌써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래 6월이 지나면 괞찮겟지...     그러다가  그날도  비가 억수처럼  오는 날이라

 

간신히 할아버지를  잡아다 놧다고 합니다..

 

방앞에서 사람도 여럿지키고...

 

그런데 새벽녁에 일어나 보니 할아버진 보이지 않고..

 

문도 열려 있고...

 

할머니는  (할아버니 부인 그당시엔 막내가 이제 갓 돌이된 새댁이었죠...)

 

가슴이 철렁 하더랍니다.... 

 

바로 그새벽으로  산으로  온 집안 식구가  찾으러 나섯더니... 

 

울 할아버지....  그 산에  마치 주무시는듯  곱게  누워계셨다네요...

 

그런데 이상한건  그렇게 비가 왓는데도  할아버지 입으신 하얀 한복저고리 바진

 

물기 하나 없이  곱더래요....

 

정말  풍채도 좋고  생김도 잘생기신 양반이  마치 빛이 나는듯 곱게 누워계시는데

 

얼굴은  웃는듯이 편해 보이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가셨답니다...

 

울 증조할머니.... 가슴을 치시며 내새끼 살리자고 남의 새끼 죽인 천벌이라고...

 

젖도 나눠먹은  나이도 같아서 비록 주인집 아들과 머슴이엇지만....

 

목숨을 내어줄만큼  두분사이도 친구같이 좋으셨답니다...

 

아직도 할머니 그산에 누워계시던 할아버지를 잊을수가 없으시답니다...

 

어찌나 환하던지.....이승의 짐 다 벗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가셨답니다...

 

산은 온통 비에 젖어 물기가 흥건한데....  할아버지는  옷이 뽀송하다는

 

느낌이 들정도 물기하나 없이 고우시더래요..

 

전 그저 막연히   할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셔 돌아가셨는지  알았는데....

 

6.25 하면 그저  막연하게만 느끼던 역사인데....

 

역사의 상처들이 바로 제옆에두 있었네요....

 

그래두 울 증조 할머니는  장수하셨어요....  손자들도 그득그득 많으셧고....

 

할아버지 돌아가실때 돌 갓지났던 그 막내딸내미  ( 울고모 )

 

젤로 효녀구요...  으~~  애기 넘 길어졋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