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동거경험...

...2003.08.30
조회6,588

혼자가 외로워서 동거를 생각했었다.

상대를 만나고 이런저런 결론끝에 동거를 하기로 하고 상대남이 내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내가 집이 있는 관계로 남자가 들어오기로 했었다)

하지만 동거라는게 쉽지 않았고 혼자10년 이상을 살아온 나로서는 낯선이가 있다는게 너무나 불편했다.

그래서 결국은 동거가 아닌 친구로서 만나기로 했는데...

중간의 모든 이야기는 생략하기로 하고 동거의 결론은 이렇다...

그 남자 처음에 집에 왔을때 모든 살림이 갖춰진 상태에서 몸만 들어오게 된것이 미안하다고 하더니 결국엔 내 집의 열쇠를 복사해서 내가 없는 사이 현금이며 금붙이며 카메라에 심지어 돼지 저금통까지 싹싹 털어서 가버렸다.

처음엔 다니지도 않는 직장을 다닌다고 거짓말 한게 들통이 나더니 그래도 인간적으로 생각해서 배려도 해줬는데 이 넘은 열쇠복사한걸로 내가 없을때 마다 하나씩 훔쳐간거였다.

전에 그넘이 우리집에 왔을때 내가 책에서 돈을 꺼내는걸 봤는데(버릇이긴 한데 난 지갑보다 책에 돈을 넣어 두는걸 좋아한다) 역시나 책에 있는 돈까지 다 꺼내갔고...

근데 더 웃긴건 내가 그 사실을 모를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니 도둑이 든건 알았다고 해도 내가 자신을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가끔씩 내게 전화를 하는데 난 물론 받지 않는다.

그 넘은 자신감 있게 도둑질을 했겠지만 그날 내 집에 들어와서 흘리고 간 물건이 있었다.

그 넘은 아직도 그걸 어디다 빠뜨렸는지 모르고 있을거다.

이 넘에 대해서 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은건 우리집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까지 꺼내 먹으면서 대담하게 범행(?)에 착수 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우리집엔 사나운 강아지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건 그 넘의 인생이 불쌍해서이다.

잃은것을 값으로 환산하면 200만원(현금만 75만원)이 넘지만 동거의 경험으로 지불한 대가라고 생각하며 잊기로 했다...

혹자는 행복한 동거를 하고 있는데 쪽빡깨는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으니까...

기왕에 시작한 동거라면 많이 사랑하며 잘 살길 동거하는 모든분께 바란다.

처음에 그넘이 했던말이 생각난다. "이렇게 잘 갖춰진 집에, 이쁜 여자에 올해는 내 사주가 좋은가봐..." ㅎㅎㅎ...

그래 넌 운수가 좋고 난 나빠서 너는 얻고 난 잃고 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