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문자

그립습니다2008.02.25
조회188

저희 가족은 단촐하게 셋입니다. 엄마와 저 그리고 오빠.

워낙 무뚝뚝한 엄마와 오빠덕에 저도 그리 여성스럽지는 않은^^;;

아버지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후 어떻게 지내왔는지도 모릅니다.

빚을 내서라도 대학은 가야한다며 그런 엄마로 인해 전 대학교를 다니고 있구요.

오빠는 대학 다니다 말고 월세방에 힘들게 생활하며 월급생활을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 전 집에 내려가 있었죠. 동네에서 알바자릴 구해서 새벽까지 일하고 또 새벽까지 가게를 하시는 엄마와 저는 일끝나고 집에 가면 엄마와 저 항상 둘이었어요.

워낙 친하지(?) 않은 터라 서로 말도 잘 없고 딱 필요한 말만 하곤 합니다.

그거뿐이면 다행이게요. 엄마는 엄마대로 저는 저대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니 하루라도 안다툴 날이 없을 정도로 매일 싸웠어요. 나이가 들다보니 이젠 대들기보단 엄마가 말씀하시면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할 말이 없으니까요. 엄마와 제 생각은 많이 다른가 봅니다. 어려서부터 대화가 없던 터라 제가 대화 좀 할려고 얘기를 꺼내도 엄마는 별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엄마 탓을 했어요. '도대체 엄마는 나한테 관심이 있기나 한거야?' 이런말만 하면서..

그러니 더더욱 대화가 없는 듯... 그러다 말하게 되면 또 싸우게 되고..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러고나선 항상 뒤돌아 후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너무 바보인거죠.

애초에 잘하면 되는게 뒤늦게 후회를 합니다. 이 나이 먹고도^^;;

이제 생각해보니 사는게 너무 버거워 잘 웃으시지도 말도 않으셨던 겁니다. 어린 마음에 전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했죠.

알바를 갑작스럽게 그만두고 난 후 전 학교에서 잠깐 일자리가 생겨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시 내려왔습니다.(학교가 지방이라;;)

 엄마와 저 둘이 있을 땐 그렇게 싸웠는데 가기 며칠 전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으휴, 우리 딸 가면 엄마 이제 쓸쓸해서 어떡하냐.."

그 며칠간 얼마나 마음이 돌덩이 같았는지.. 고작 3개월 떨어져 있는건데도 엄마는 제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셨나 봅니다.

가는 날 저는 여유가 있는 반면에 엄마는 장사를 하시면서도 이것저것 다 싸주셨어요. 그렇게 다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근데 막상 가는 날 엄마는 그냥 별 말이 없으시더라구요. 저도 아무렇지 않게 내려와서 힘들게 다 짐을 풀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하루가 가고 그 다음날.

오후 두시쯤 문자가 왔어요. '우리 딸, 너 시집 못보내겠다 엄마가 어제 저녁 너 없으니 많이 쓸쓸하더라 시집가도 한집 살아야겠다^^'

생각지도 못한 문자가 와서 많이 놀랐어요. 읽고 또 읽고... 눈물이 얼마나 흐르던지..

화장실가서 숨죽여 몰래 울었어요. 곁에 있는 자식이라곤 딸 하나가 그렇게 속을 썩이니 얼마나 속상했을까 라는 생각에 내 자신이 너무 미운거 있죠. 서투른 손으로 쓴 모습까지도 생각하니 지금도 눈물이 나오네요.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조차 지금까지 하지도 못했는데..

엄마를 꼭 껴안고 말하고 싶네요. 비록 멀리 있지만 나중에 가면 꼭 시도해봐야겠어요^^

조금 어색하겠지만요.

 

여러분들, 가끔 문자 하나가 부모님에게 큰 힘을 줄 수도 있네요.

지금까지 글 읽어주신 분 감사드리구요.

부모님께 문자 한번 보내보세요^^

이 기회에 어색함을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