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응기

결혼후유증2003.09.01
조회18,091

처음 "결혼" 이란걸 생각 했을땐

어차피 지금 혼자도 잘 살고 있는데

결혼 하면 지금의 문제없는 생활에

남자라는 것만 플러스 하면 될것 아닌가 .. 하고

나는 너무나 단순하게 생각 했던 것이다 .. 큭 ... 바버

 

하지만 나는 결혼 하면서 나름대로

많은 것을 포기했다 .. 나름대로는 ;;;;  

 

내가 이사람과 결혼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너무나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

결국 시댁에 들어가서 살아야 했고

돈이 모아질때 까지만 시댁에서 살기로 합의 하고

 

시부모님과 신랑과 나는 우리 친정부모가 결혼을 반대 할까봐

우리가 원해서 시집에 들어가 사는것이라고

속이고 결혼 했다 .. 하 .. 하하 -_ - ;;

 

우선 우리 시부모님들의

다정하고 따듯함에 홀딱 넘어갔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좋겠다고 생각해 시집에 들어 갔는데

 

지금 내가 혼자 살던 오피스텔은 비어있고

나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강아지는 시부모님이 싫어해

어디 먼곳으로 입양 가있고

내 마음은 자꾸 옛날을 그리고 있다 ...

 

왜 그렇게 섣부르게 판단하고 행동했을까 ..

지금의 신랑이 너무 좋은건 사실이지만

부모님도 너무나 잘해주시지만

 

하지만 이 집에 얹혀 산다는 이상한 기분과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

아니 몇해가 지나도 분가 하기는 힘들것 같다는

막연한 공포감에 요즘 계속 우울 했다 .. 우울 우울 ..

 

처녀 였을때와 비교해 볼때

내 생활은 너무 단조롭고 재미 없어졌다

 

처녀 였을때와 똑같은건 .. 꾸준한 직장생활

 

늘어난건 ..

집에 돌아 왔을때 그때부터 시작 되는 가사일과

뱃속의 아기때문에 생긴 무력감

 

없어진건 ..

일 끝난후 즐기는 취미생활

동호회 활동 ,  직원들과의 회식  

혼자 서도 즐거운 쇼핑과 영화 관람

우리 강아지와 산책 ..

만화책을 잔뜩 빌려서 보거나

좋아하던 컴퓨터 게임도 더이상 못한다 ..

 

물론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있으면

그런것쯤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너무나 늦게 귀가 하는 남편 .. 그리고

가끔씩 시부모님께서 생각없이 던지는 한마디에

나는 너무나 속상하고 상처 받는다 ...

 

처음엔 이 모든것이 너무 짜증스럽고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점점 적응해서

이것이 내 운명인가 ... 하고 생각하고

여기가 내 집이다 ...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긴 하지만 ...

처녀와 아줌마는 너무 다르다 ㅠ.ㅠ

 

하지만 총각과 아저씨는 하나도 안다르지 않는가 .. (? 뭔소리야;;)

난 나중에 또 태어 난다면 꼭 남자로 태어나야지 .. 꼭 ..

 

이야기가 이상한데로 새버렸네 ;;;;;;;;;

 

암튼 여자는 결혼하면 자기것을 많이 버리고

남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건 그대로 유지 하고

거기다 여자라는 존재만 더하니

여자가 훨씬 힘든것 같다 .. 물론 아닌 사람도 많겠지만

 

그런점에서 나는 남자가 여자를 많이 위로해주고

별것도 아닌 일에 상처받을수 있는 여자를

많이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 한다 ...

 

남자가 별것도 아닌일이라고 생각 하는것이

여자에겐 너무나 큰일이니까 ...

 

단적인 예로

남자와 여자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

퇴근후에  

남자는 옛날부터 좋아하던 게임을 하고

여자는 집에 와서 그때부터 밥한후

목이 터져라 밥먹으라고 부르면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은후

당연한듯 다시 남편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여자는 그때부터 상을 치우고

게임 열심히 하라고 과일도 깍아다 준다

 

우호호호호 ....

나도 게임 열나 좋아한다 ...

스타 크래프트 광이며

퀘이크 메니아다 ...

 

그렇다고 내가 집에 와서 게임을 하고

남자가 일찍 집에 왔다고 내가 먹을 밥을 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바로 남자가 별것도 아닌일과 큰일의 차이다

내가 일하고 와서 밥을 하면 별것도 아닌일

남자가 일하고 와서 밥을 하면 큰일 +_+

 

처녀때는 밥 하기 싫어서 맨날 시켜먹고

설겆이 하기 싫어 라면을 먹어도

컵라면만 끓여서 먹었는데 .. 지금은 어림도 없다  

 

그래도 같이 저녁을 먹을수 있으면

너무 행복하다 ;;;;

일찍 와서 게임이라도 하고 있으면

너무 반갑고 고맙기 까지 하다 ㅠ.ㅠ

미쳤나 부다 ;;;;;

 

왜나면 그렇지 않은 날은

시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치우고 ..

그러다 보면 혼자였을때를 그리워 하니까

그럼 외롭기 까지 하다 ..

 

그렇다고 부모님이 날 미워하거나

못살게 시집살이 시키거나 하는것도 아닌데

그냥 막연히 우울해 진다 ..

 

그러다 남편의 따듯한 말 한마디에 감동하고

그 말한마디를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고

혼자 였을때는 느끼지 못하던 사소한 것들 ..

밤에 남편이 이불을 덮어주는 손길을 느끼거나 할때는

 

모든걸 다 잊고 난 정말 시집 잘 왔어 ,, 하고 생각하고

우리 시부모님은 정말 좋으신 분이지 .. 하고 생각하고

난 참 복받은거 같아 ;;;; 하면서 혼자 베시시 웃고 ...

 

난 정말 바보인가 부다

어쩌면 눈에 콩깍지가 떨어지면

너무 우울해서 처음 결혼했을때 처럼

이틀에 한번씩 울게 될지도 모른다 ..

 

아니지 그때는 결혼 생활이 만성이 되어서

콩깍지가 떨어져도 못느낄지도 모른다

 

결혼 후유증이 어느정도 없어지려나 보다.. 다행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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