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고 장가들면 새 식구가 들어왔으니 누구나 그러하듯 집들이야, 나들이야로 당분간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장가들고 얼마 지나지 않던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저녁상을 내려놓던 새색시, 우리 마누라가 무언가 생각이 났었는지 낮의 일을 소상히 꺼내어 놓는다. "저기 말야..혹시 칠복이라고 알아?...아니 질복이라 그랬던가?" 최 진사 댁 셋째 딸을 꼬여내던 칠복이....곰곰 생각해봐도 노래가사에나 나옴직한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내 주위에는 없었다. "무슨 일인데?" "낮에 어디선가 전화가 왔는데...칠복이란 사람을 찾잖아...혹시 자기 옛 이름이 칠복이 아닌가 하구..." "잘못 걸려왔나 보네, 뭐..." "몇 번씩이나 계속해서 왔더랬어.."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칠복이란 놈은 일곱 개 복중에서 한 개가 맞았다는 최 진사 댁 셋째 사위, 그놈으로만 밖에 생각나는 인물이 없었다. "노인네 목소리든데....경상도 사투리 할머니..." 서울 밖으로는 벗어나 본 적도 없는 시집 온 마누라가 느끼기로는 경상도 집안인 남편의 집안 어른인 듯도 싶어 조심스레 받았는데 할머니는 이치가 닿는 다른 말은 한마디 없이 그저 수화기로 계속 '칠복아?, 칠복아?'만 외쳤다 했다. 경상도 할머니라...순간 번뜩 스치고 지나간 인물이 있었지만 그는 아니라 싶었다. 우리 고모가 아무리 까막눈이라지만 사랑하는 조카 이름을 모를 리는 없는 일...그게 아니라면 고향의 또 다른 어른이 올라오신 건가????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이름 중에 한글자라도 맞아떨어져야 할 터...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노릇이었다. "잘못 걸려온 전화일 거야...아니면 다시 올테지..." 그제서야 마누라는 의문이 어느 정도 풀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마누라에게서의 당혹스런 의문은 풀렸지만 도리어 그 의문은 내게서 떠나지가 않았다. 저녁상을 물리고 한참이나 지났어도 머리에서 뱅글뱅글 맴도는 짐작 하나...아! 우리 고모!...혹시... 나는 그 당치도 않은 '칠복이'와 '질복이'..그리고 경상도 할머니를 단서로 하여 이부자리 속에서 신혼의 꿈을 마다하고 수수께끼를 짜 맞춰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힌트도 없는 퍼즐...그리고 잘못 출제된 것일지도 모를 그 허황된 퍼즐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참..드디어 깜깜하던 머릿속으로 한줄기 빛이 들어온 것이 느껴졌다. 아! 우리 고모!!!
꿈속을 헤매는 새색시를 깨워서 그 지독한 퍼즐을 풀었노라고 재고 싶었지만 나 역시도 그러한 근사한 멋진 증명을 찾아낸 달콤함이 여간 아니라 혼자서 그 성공쾌감을 느껴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집을 나서며 다 잊었으리라 했던 '칠복이 전화'에 대해 말을 건넸다. "어쩌면 오늘 고모가 오실 거 같으다.. 전화 오면 모시러 다녀와.." "고모님?" " 응...어제 그 할머니가 고모 같아."
우리 고모... '질부가?' '姪婦가?' '질부'니?' 하는 경상도 말...그걸 순 서울 새색시, 우리 마누라가 이리저리 재고 빼어낸 말, 질복이와 칠복이... 한사코 칠복이네 집이 아니라는데도 자꾸만 '질복아? 칠복아?' 그러더랜다... 아! 우리 고모의 경상도 커뮤니케이션.. 그립습니다...
까막눈 우리 고모 2
시집가고 장가들면 새 식구가 들어왔으니 누구나 그러하듯 집들이야, 나들이야로 당분간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장가들고 얼마 지나지 않던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저녁상을 내려놓던 새색시, 우리 마누라가 무언가 생각이 났었는지 낮의 일을 소상히 꺼내어 놓는다.
"저기 말야..혹시 칠복이라고 알아?...아니 질복이라 그랬던가?"
최 진사 댁 셋째 딸을 꼬여내던 칠복이....곰곰 생각해봐도 노래가사에나 나옴직한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내 주위에는 없었다.
"무슨 일인데?"
"낮에 어디선가 전화가 왔는데...칠복이란 사람을 찾잖아...혹시 자기 옛 이름이 칠복이 아닌가 하구..."
"잘못 걸려왔나 보네, 뭐..."
"몇 번씩이나 계속해서 왔더랬어.."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칠복이란 놈은 일곱 개 복중에서 한 개가 맞았다는 최 진사 댁 셋째 사위, 그놈으로만 밖에 생각나는 인물이 없었다.
"노인네 목소리든데....경상도 사투리 할머니..."
서울 밖으로는 벗어나 본 적도 없는 시집 온 마누라가 느끼기로는 경상도 집안인 남편의 집안 어른인 듯도 싶어 조심스레 받았는데 할머니는 이치가 닿는 다른 말은 한마디 없이 그저 수화기로 계속 '칠복아?, 칠복아?'만 외쳤다 했다.
경상도 할머니라...순간 번뜩 스치고 지나간 인물이 있었지만 그는 아니라 싶었다. 우리 고모가 아무리 까막눈이라지만 사랑하는 조카 이름을 모를 리는 없는 일...그게 아니라면 고향의 또 다른 어른이 올라오신 건가????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이름 중에 한글자라도 맞아떨어져야 할 터...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노릇이었다.
"잘못 걸려온 전화일 거야...아니면 다시 올테지..."
그제서야 마누라는 의문이 어느 정도 풀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마누라에게서의 당혹스런 의문은 풀렸지만 도리어 그 의문은 내게서 떠나지가 않았다. 저녁상을 물리고 한참이나 지났어도 머리에서 뱅글뱅글 맴도는 짐작 하나...아! 우리 고모!...혹시...
나는 그 당치도 않은 '칠복이'와 '질복이'..그리고 경상도 할머니를 단서로 하여 이부자리 속에서 신혼의 꿈을 마다하고 수수께끼를 짜 맞춰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힌트도 없는 퍼즐...그리고 잘못 출제된 것일지도 모를 그 허황된 퍼즐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참..드디어 깜깜하던 머릿속으로 한줄기 빛이 들어온 것이 느껴졌다. 아! 우리 고모!!!
꿈속을 헤매는 새색시를 깨워서 그 지독한 퍼즐을 풀었노라고 재고 싶었지만 나 역시도 그러한 근사한 멋진 증명을 찾아낸 달콤함이 여간 아니라 혼자서 그 성공쾌감을 느껴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집을 나서며 다 잊었으리라 했던 '칠복이 전화'에 대해 말을 건넸다.
"어쩌면 오늘 고모가 오실 거 같으다.. 전화 오면 모시러 다녀와.."
"고모님?"
" 응...어제 그 할머니가 고모 같아."
우리 고모...
'질부가?'
'姪婦가?'
'질부'니?' 하는 경상도 말...그걸 순 서울 새색시, 우리 마누라가 이리저리 재고 빼어낸 말, 질복이와 칠복이...
한사코 칠복이네 집이 아니라는데도 자꾸만 '질복아? 칠복아?' 그러더랜다...
아! 우리 고모의 경상도 커뮤니케이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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