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경험담---"취사병 식칼대신 총을 들다"

박성진2003.09.02
조회2,791

 

몇일전에 쓴 글에 올라왔던 코멘트를 봤습니다.

 

"취사병글 이젠 지겹다" 라고 말씀해주신 님의 글.....

 

맞습니다. 솔직히 저도 지겹답니다...2년전에 쓴글...게다가 책으로까지 나왔던글...

 

정말 저 조차도 그글을 왜 지겹게 올려대는지 그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런 압박감때문에 모사이트에는 연재도중 글을 중단했는지도 모릅니다...

 

네이트는 그런 부담감이 훨씬 더듭니다...왜냐면 이년전 제가 40여개의 취사병글을

 

올렸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취사병 글 지겹다고 말씀해주신분께 저는 솔직히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제글을 다 읽어주시고...애정을 갖고 좀더 새로워지길 바라는 님의 충고...정말 저에게 많은

 

자극이 됐습니다...앞으로 좀더 좋은글 올릴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지겨움을 참고 다시 읽어주시는 분들께도 다시한번 죄송함과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취사병글 앞으로 얼마 안남았는데요....처음보시는 분을 위해서라도 마무리는 짓겠습니다.

 

그럼이만....

 

 

 

 

 

 

 

 

 

군인들의 기본적인 임무는 바로 군사훈련이다.

총검술,사격,태권도,기지방어 등등 여러가지 군사훈련을 씩씩하게

받는것이 일반적인 경우인데.....

하지만 취사병들은 아침 점심 저녁, 한끼도 빠짐없이 밥을 해야 하므로 ^^;

일반적인 군사훈련에는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지만 취사병들에게도 소리없이 시련은 닥쳐오고 있었으니......

취사병짱: 헉! 막내야 니 왜 츄리닝을 안입고 전투복을 입고 왔노?


<일반 군인들은 군복을 입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취사병들에게 군복이란

결코 잘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기에 놀랄수 밖에 없다. ^^;>


나: 예 오늘 사격훈련이 있다고 해서 전투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취사병짱: 하하하!!! 자슥 니가 뭘 잘 모르나 본데

우리 취사병들은 총잘쏘는것보다 칼질 잘하는게 더 중요하다 ^^;

그러니깐 빨랑 군복 벗고 츄리닝으로 갈아입거라

나: 이번 사격훈련엔 취사병들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한답니다.

취사병짱: <열받은 표정으로> 아니 뭐라꼬? 어떤놈이 그런소릴해


나: <괜히 겁먹은 표정으로> 내무실장 김병장님께서......

취사병짱:<어깨에 힘을주며> 막내야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깐

너는 전투복 벗고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내려와라!

짜식들 취사병을 뭘로보고 사격에 참석하라는거야

까불고들 있어 ^^;

나: <믿음직스럽게 취사병짱을 바라보며>예! 알겠습니다.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취사병짱의 호언장담을 철석같이 믿고

나는 전투복을 다시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취사장에 내려왔고

취사장에선 내무실장인 김병장과 취사병짱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취사병짱: 니가 우리 막내더러 사격훈련에 참석하라고 했다며?

김병장: 예 이번엔 꼭 취사병도 참석해야 한답니다.

취사병짱: 우하하... 니가 잘 모르나본데....

다시한번 잘 알아봐라,우리 취사병들은 사격훈련 열외란

사실을 아직도 모르나?

김병장: 글쎄 이번엔 힘들다니까요, 취사병도 꼭 참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취사병짱: 아니 어떤놈이 그런소릴해? 나한테 데려와봐

김병장: 그럼 지금 대대장님 데리러 갈까요? ^^;

취사병짱: <쇼킹한 표정으로> 허거걱!!!! 대대장님이?

<풀이죽은 목소리로> 그럼 우리 취사병들 모두 사격에 참석해야 되나?

김병장: 뭐 밥할 사람만 남겨놓고 다 참석하라고 했는데......

제가 말잘해서 한명만 사격훈련에 참석해도 될겁니다.

취사병짱: <울먹이듯> 김병장아 고맙데이.....

그럼 누구를 사격훈련에 보낸다.....

고참들은 밥하는데 꼭필요하고.....

막내는 내가 사격훈련 안보낸다고 약속을 했으니...

할수없네 군생활도 제일 많이하고 나이도 많은

나같은 못난놈이 사격가야제.....^^;

나: <아예 콕찍어서 "막내야 뭐하나? 사격갈 준비해라" 이렇게 말하면

밉지나 않지>아닙니다. 사격훈련은 막내인 제가 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취사병짱: <만족스런 표정으로> 그래? 내가 이번엔 멋있게 사격솜씨좀

자랑할려고 했는데..... 막내한테 기회를 한번 줄까? 하하하

막내야 그럼 빨랑 전투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사격훈련장에 참여해라


나:<지금 전투복하고 츄리닝을 몇번째 갈아입냐, 무슨 똥개 훈련시키냐?^^;> 예



결국 우여곡절? 끝에 나는 사격훈련에 참여하게 되었고

사격훈련을 위해 죽음의 코스라고 불리우는 사격장으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사격훈련조교: 군대에서도 요즘은 구타를 하지 않지만 최소한 사격장에서 만큼은

구타가 어느정도 허용된다. 왠줄아냐? 바로 총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의 생명이 오고갈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정신똑바로 차리도록 ..... 그런의미에서 언덕아래에서

저기보이는 꼭대기 까지 모두 오리걸음으로 올라가도록 한다.

알겠나?

병사들: 어이구!!!!!


병사들은 모두 오리걸음으로 높은 언덕을 올랐고

취사병생활로 다져진? 펑퍼짐한 아줌마 몸매를 갖고 있던 나는

거의 바닥에 기어가다시피 하며 간신히 언덕까지 올라갈수 있었다. ^^;

하지만 진짜위기는 지금부터 있었으니........


사격훈련조교: 탄알이 들어있는 탄알집을 모두 받았으면 이제 순서에 따라

사격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사수와 부사수는 각자자리에 위치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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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군대에 안다녀오신 분들을 위한 설명 ^^

위에 밑줄친 <사수>라는 단어는 사격수란 뜻으로 사격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고 <부사수>는 사수 옆에서 사수가 쏜

총탄탄피<총탄껍데기>를 받아줄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수는 엎드려서 총을쏘고 부사수는 앉아서 탄피를

받는다.>



결국 다른 병사들의 차례가 무사히 지나가고 드디어 내가 총을쏠 차례가

되었고, 나는 사격할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는데.......


사격훈련조교: 만약에 자신이 쏘게될 총에 이상이 있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말고 엎드린 상태에서 한쪽발만 들어서 흔들기 바란다.

알았나?

사격수들: 예!!!!!



솔직히 나는 훈련소에 있을때 총을 한번 쏴본 이후 무려 5개월 동안

총이라곤 거의 만져본적도 없었기 때문에 ^^; 너무나 떨리고 긴장된

상태여서 사격 훈련조교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상태였으니......


사격훈련조교:모두 준비되었으면 <사수> 엎드려!!!!!!


조교의 명령에 따라 총을 쏘게될 병사들이 모두 엎드렸고 나도 같이 엎드렸다.


사격훈련조교: 그럼 총알을 장전 하도록 한다. 모두 실시!!!!!!!


나: <헉 총이 이상하네 왜 작동을 안하지....>


사격훈련조교: 총알이 장전됐으면 모두 사격 개시!!!!!!!


결국 옆에 있는 병사들의 총에서는 총알이 발사되기 시작됐지만

총에 문제가 있는지 나의 총은 발사되지가 않았다.

정상적인 경우같아선 한쪽발을 들어올려 흔들기만 하면 되지만

내글을 보신 여러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어찌 내가 정상적인 행동만

하는 사람이던가 ^^;


나:<마치 람보처럼 총을 번쩍들어 흔들며> 총이 이상한것 같습니다.

총알이 안나갑니다.

사격훈련조교: <몸을 부르르떨며> 야 이자식아 너 미쳤어 빨랑 총치워!!!

나: <전혀 사태를 파악못한채 총을 조교에게 흔들어 대며> 예? 총달라고요?^^;


사격훈련조교: 위험해!!!모두 엎드려!!!!! -_-


결국 조교의 명령에 따라 내 주위에 있던 병사들은 모두 바닥에 엎드려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때서여 나는 내가 뭔가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격훈련조교: <나에게 달려와 총을 빼앗으며> 너 사람들 죽이려고 환장했냐?

왜 총알이 든 총을 흔들어대고 난리야!!!!!!

나: <당황하며> 총...총...총알이 안나가서.....

사격훈련조교: 그러면 조용히 한쪽발만 들어서 흔들면 되잖아!!!

어이구 넌 총도 한번 안쏴봤냐? 니가 군인이야?


나:<똥개가 오줌싸는것도 아니고 왜 한쪽발을 들어서 흔들어?^^;>

딱한번 쏴봤는데요 -_-


결국 나로 인해 사격훈련장은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 탕 ^^ 으로 변해버렸고

나는 그런 엽기적인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죄로 가혹한 구타?와 훈련을 받아야

햇다.그리고 사격훈련이 끝난뒤 들려오는 한마디.......


사격훈련조교: 어휴!!!! 앞으로 무사하게 오래살려면 취사병들은 사격훈련

데려오지 말아야겠다. 끔찍하다 끔찍해 ^^;



몇시간후 사격훈련을 마치고 취사장에 돌아와보니

모든 고참들은 저녁밥을 끝내놓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 사격훈련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필승!

취사병짱: 하하 막내왔구나! 총은 잘쐈나?

나: <얼굴빛이 누래지며> 잘쏘려고는 했는데 ^^;

취사병짱: 됐다. 잘쏘려고 하면 된거지 머, 하하!!!

조교들이 너 총쏘는 거 보고 뭐라카더노?

나: <입술을 부르르 떨며> 앞으로 취사병들은 왠만하면 사격훈련 하러

오지말라고 한것 같습니다. ^^;

취사병짱: 푸하하하, 막내가 오늘 백발백중 총을 잘쐇나보네?

얼마나 잘쐇으면 앞으로 훈련도 받으러 오지 말라카노? ^^;

나:<당신도 생명이 아까우면 나하고 사격훈련안하는게 좋을껄^^;>

아주 확실히 쐈습니다. -_-



결국 내가 저지른 "사격장 엽기사건" 이후

부대에서 사격훈련을 하게 되더라도 결코 취사병들을 부르러 오는

일은 없었다.^^;

전국에 있는 취사병 후배여러분........

아무리 사격하기 싫더라도 저같이 사격장에서 몰매맞아 죽을 엽기적인

행동은 하지 마세요......

생명은 단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