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테러하기 위해 커피숍으로 향했습니다.

뿡뿡이200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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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몇주전,

혼자서 일본 여행을 하고 있을때의 일입니다.

도쿄에서 한달간을 보내기 위해 혼자서 자유여행을 하다보니 한국에서 사온 도쿄여행책자의 대부분을 2주일정도만에 다 돌게 되었더군요.

남은 2~3주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며 이책 저책을 뒤지던중에 마침 `배모모`씨의 `도쿄놀이`라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까페 하나를 발견했어요.

평소에 커피를 즐겨마시는 편이지만 적은돈으로 시작한 해외여행이다보니 커피한잔 살돈이 왠지 아까워서 미루고 미뤘었는데 그렇게 쓰지않고 모인돈이 계획한 예산보다 많이 남았더라구요.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 크진 않아서 조금은 좁아보이는 작은 공간에 빽빽히 들어선  느낌의 인테리어가 왠지 포근하게 느껴지더군요.

금연석으로 자리를 잡고 커피를 시켰습니다. 제옆에서는 일본 여자 두분이서 즐겁게 수다를 떨고 계시더라구요.

전 이런저런 앞으로의 계획들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제법 시간이 지났을까? 왜 그런거 있죠? 외국의 음식이 맞지 않으면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는거!

음식을 가리는 체질은 아니지만 항상 먹던 찌개나 반찬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오랫동안 먹다보니 속에 맞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항상 속이 거북했었거든요

그날도 그런 기운이 없지는 않았는데 마침 오랜만에 달달한 커피가 들어가다보니 속이 더 안좋아졌나봐요.

화장실기운이 슬며시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서서 화장실을 찾았어요. 멀지 않은 곳에 있더군요.

가게가 그리 크지 않다보니 화장실도 크지는 않더라구요.

화장실의 구조를 잠깐 설명드리자면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면대가 보이구요 그 옆에 좌변기가 두대가 있습니다. 물론 문이 있구요. 한곳은 여성 전용이라고 되어있고, 한곳은 남성/여성 공용이였네요. 마침 공용이 비어있길래 들어가서 문을 닫고 볼일을 보기위해 좌변기에 살포시 앉았습니다.

속이 좋지 않다보니 뭔가가 폭발할듯한 기세로 나올 분위기더군요!!!

바로 그때!!! 바깥쪽의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젠장`  저 조금은 소심한 성격이라서 공용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밖에 있으면 일보기가 조금은 부끄러운 사람이거든요

그것도 무려 일본인!!! 여자일지도 모를 사람이 밖에 있으니 더더 부끄러워지는겁니다;

`일단 조금만 참자! 조금만 지나면 나갈꺼야... 나가면 싸자!`

이런생각으로 괄약근 움켜쥐고 대기중입니다.

조금뒤 밖의 그분 볼일보고 나가시더군요. 이제 한번 풀어볼까 하는 생각에 긴장을 놓을려던 순간!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샹` 이번엔 둘입니다. 어느 나라던 여자둘이서 화장실 가는 습관이 있는 모양입니다.

오붓히 수다를 떨면서 화장을 고치시는듯 하더군요;

그사이 한분 들어오셔서 좌변기에 앉습니다.

`아악! 이러다가 언제 볼일 보냐고!! 화장실에 갇히는거 아니야!?`

중간중간 그냥 미친듯 터트려버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나가버릴까!? 원래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건 당연한거잖아!! 부끄러울것 없어!! 이런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하지만! 국가의 이미지를 위해서!! 조금만 참자. 열씨미 쪼으고 있었습니다.

10분쯤 사람들의 화장실 릴레이가 오간뒤..

저의 청각은 이미 안드로메다를 달려 소리만으로 사물을 보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마지막인듯한 분의 볼일 보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물내리는 소리! 그리고 옷 입는 소리, 가장 기다렸던 바깥문으로 나가는 소리를 확인한뒤 저는 아주 잠시동안 바깥의 어떤 인기척을 느끼기 위해 집중을 했습니다.

조용~하기만 한 화장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화장실에 드디어 혼자 남게 된듯하였습니다. `설마 누가 있지는 않겠지!?`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또 누군가가 들어올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무 소리도 없음을 확인한 저는 무려 10분간 봉인해 두었던 괄역근을 풀고 터져 나오는 그 무엇인가에 몸을 맡겼습니다.

-쿠르륵 푸득 푸드득 뿌직 폭%*&^*&)

시원하더군요!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를 얻으면 그 기쁨이 두배,세배가 된다죠?

저의 바램은 `볼일`이였나봅니다. 일본온 이후 가장 시원한 화장실이였던것 같아요.

잠시 앉아 한숨 돌린후 풀린 다리를 추스리고 뒷정리를 했습니다.

그다지 냄새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옆에 마침 방향제도 있기에 한번 화사하게 뿌려주시고~

아무 의심 없이 좌변실 문을 열었습니다.

그 . 순 . 간

보고 말았습니다. 마치 이제 막 진흙샤워를 마친 슈렉을 쳐다보는듯한 경멸 가득한 눈빛을 보내던 제 옆자리에서 수다떨던 그 여자분의 얼굴을......

그 뒤로 고개를 떨군채 숨을 참는듯한 표정을 짓고 계신 두 여자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볼일을 보고 나오기만을;;; 그것도 조용히... 아주 조용히......

역시 일본은 닌자의 나라였던 것입니다. 생활 자체가 닌자화 되어서 인기척 없이 서있는일 따위야 까페 드나드는 여자분들조차도 쉽게 구사할수 있는 하급 기술이였나보더군요.

`후라질` 미친듯 얼굴이 빨개지더군요.

파리 안잡는다고 파리채로 싸대기 맞았던 그날의 기억은 그저 비비크림 바른 귀여운 아이로 기억될 정도로, 필요이상으로 빨개지더군요;;

좁은 복도를 빨리 지나가기 위해서 여자분들의 옆을 지나칠때 벽으로 파고들듯 밀착 하시던 그분들의 몸짓과 표정을 기억합니다.

짧은 순간이였지만 제가 나온 좌변기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제일 앞의 여자분의 근심가득한 표정을 아직 기억합니다.

`피식`하던 그 뒷자리 여자분의 빌어먹을 비웃음도 저에겐 생생합니다.

그 추웠던 겨울날 자켓 입을 겨를도 없이 옷과 가방을 들고 뭔가에 쫓기듯 뛰쳐나와야 했던 그 일본의 까페를... 영원히 잊을수 없을꺼에요.

 

저 죽어버릴까요 그냥 ㅠㅅ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