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으로, 어떤마음으로.. 식장에 들어갔을까요..

안믿을 겁니다..2003.09.03
조회3,414

 

맨날 읽기만 했는데.. 오늘은 제얘기를 해볼랍니다.. -_-;

늦은나이에 동갑인 그사람을 만나.. 2년 연애 했습니다..

그리고 올 봄에.. 그집 사람들과 그사람에게 '외면'당했지요.. -_-;

그사람.. 참 착하고, 성실하고, 가정적이고..  맘이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너무 성실하다 못해 고지식하고.. 자기중심적이고.. 효자였습니다.. -_-;

소위 말하는.. 조건이란 것도.. 나빴지요..

넉넉치 않은 살림.. 종손에, 외아들에, 여동생 세명에, 부모님 완강하시고.. -_-; 제사 14번.. -0-;

그래도.. 눈에 콩깍지 씌었는데.. 남들의 얘기가 귀에 들어올까요..

(친한 친구가 알면 반대할거 뻔하니까.. 일부러 숨기기도 했으니까요.. -_-;)

우리집도 큰집이고.. 엄마 고생하고 사신건 봐왔지만..

그래도 난 엄마처럼 바보같이 살진 않을꺼다.. 자신 있었고..

그쪽 부모님들 아직 젊으시니(두분다 50대).. 많이 이해해 주실꺼고..

또 고생하는 만큼 얻는 지위(?)라는 것도 있을꺼고.. 

남친.. 그 성실성과 가정적인 면으로.. 나만 보고 살테니.. 그거면 됐지.. 등등..

스스로가 현실 합리화를 시키며.. 연애를 했습니다..

물론, 2년 연애하는 동안.. 남들처럼 막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가고.. 그랬지만..

그래도.. 서로 늦은나이에 만나.. 진심으로 사랑했고.. 결혼전제로 깊은(-_-;)관계였고..

둘다.. 몇번 연애는 했었어도.. 이런 진지한 연애, 사랑은 첨인지라..

나름대로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사랑과 믿음이 있었습니다..

 

중간의 기가막힌 우여곡절 들은 생략하고.. 그쪽집과 결정적으로 틀어진건 작년 가을부터 였습니다..

작년 한해는.. 저쪽집안 사정으로 결혼을 할 수 없었어요..

뭘 따져보니.. 결혼하면 가장 안좋은 해라고..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_-;

하는말이.. 새사람 들일땐 그집과 잘 맞는해가 있고 극도로 상극인 해가 있다..

어느집이나 혼사치를땐 당연히 따지는 거다.. 라면서.. 오히려 그런거 개의치 않는 저희집을..

이상하게 보더군요.. -_-; (정말.. 혼사때 이런거 따지고 합니까?)

어쨌든 작년가을.. 우리둘이 아직 아무말이 없었는데..

그댁 아버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상견례 날짜 잡았다고 통보를 받고.. 화가났습니다..

왜 뭐든 상의가 아닌 일방적 통보인지.. 그친구도 많이 미안해 했고..

그래서 일단 그날짜는 취소하고.. 다시 잡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후.. 저희집에 안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엄마가 베란다에서 넘어져 다리가 골절된거지요..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무릎때문에 반기브스만 하고.. 침대에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집에서 한달이상 먹고, 싸고.. 아빠랑 저랑 다 차려주고, 받아내고 해야 했습니다.. -_-;

이후 올해 2월 무릎수술때는.. 제가 한달동안 병원에 꼼짝없이 붙어있어야 했구요.. -_-;

(저랑 남동생 뿐인데.. 교대해줄 사람도 없고.. 할 사람이 저밖에 없었지요..)

저는.. 심신이 너무 최악이었습니다.. 남친에게 위로 받고 싶었고.. 짜증도 많이 냈죠.. -_-;

 

작년가을.. 그쪽 부모님들은.. 해넘겨 구정 지나자 마자 식올리자 하셨어여.. (손주 급하시담서.. -_-;)

그런데.. 저는 집에 이런 우환이 있는데.. 엄마 이렇게 아픈데.. 차마 그럴수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저쪽집에서도 순전히 그집사정으로 일년이나 연기했으니..

우리집 사정은 누가봐도 타당성이 있고 해서.. 몇달 연기해서.. 초가을쯤 했으면 좋겠다고 했죠..

당장 난리나더군요.. -_ -; 그러면서.. 제가 없는 자리에서 할 소리들을.. 그냥 저한테 하셨습니다.. -_-;

그쪽 부모님들.. 좋게 말해선.. 순진하고, 가식없으시고..

나쁘게 말해선 이기적이고, 직설적인 분들이신거 같더군요..

전에 봄에는.. 사람 앞에 앉혀놓고.. 원래 여자가 애를 잘 나으려면 23,24살이 제일 좋은데.. -0-;

우리 아들도 나이가 많으니.. 그부분은 내가 이해해야지.. 라고 하시질 않나..

가을로 연기하자는 얘기를 하자.. 그럼 그때 가을가서 맘변해 안하겠다고 하면 어쩌냐..

가을에 꼭 하겠다는 확답을 해라.. -0-;

엄마 아프다는 핑계뒤로 숨지말고.. 가,부를 확실히 하랍니다.. -0-;

그래야.. 우리도 다른 아가씨를 대던가 한다고.. -0-;

그러면서 옆에 있던 이친구한테 버럭 소리지르시길.. "이눔아~ 그러게 몇년전에 벌써 결혼했어야 했어!!"

저.. 머리뚜껑 열리기 시작하더이다.. -_-^

그런걸 어떻게 확답을 드리냐고.. 사람감정, 맘 가지고 하는일.. 장담은 못드리는거 아니냐..

(나중에.. 이걸 제가 결혼의사 없다는 걸로 해석하셨더군요.. -_-;)

그냥 요령있게 네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_-; 너무나 자존심 상해.. 그러기 싫었습니다.. -_-;

아무 말도 안하고 듣고만 있던 이친구.. 더 미웠습니다.. (이후.. 이친구에 대한 믿음은 흔들렸습니다..)

그집에서 나오자마자.. 목놓아 펑펑 울었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울어본적 처음이었죠..

 

나중에 안거지만.. 이미 그집에선.. 저 많이 반대했다는군요..

나이도 많고.. 과거에 몸이 좀 아팠던거며.. 그런주제에, 전화나 방문을 자주 하면서 애교를 떨길하나..

확답하라니까 못한다고나 하고.. 한마디로 괴씸죄에 걸린거 같더군요.. -_-;

이친구.. 중간에서 말 전달 어지간히 못해서.. 많이 오해하신 부분도 있고..

문제는.. 오해 자체를 풀 생각이 없으시답니다..

이친구.. 나한테 말은 안했지만.. 지난 몇달간 부모님 상대로 많이 싸웠다고..

자긴 할만큼 했다고.. 이젠 지쳤답니다..

몇달 시간을 갖자 하데여.. 그때가 3월말쯤 입니다..

그때 이미.. 그집에선 당신 아들 어디 가는거, 전화하는거.. 나랑 하나.. 감시(-_-;)하는 상태였고..

당신들 맘에 드는 어떤 아가씨.. 매주말 마다 불러.. 이친구에게 선보이고.. 같이 저녁먹고..

식구들과 친해지라 수시로 식구들에게 선보이고.. 그랬답니다.. -_-;

 

4월까진.. 연락이 됐습니다.. 그러나.. 5월 접어서면서.. 연락이 잘 안돼고..

가끔 하는 전화나 메신져마다.. 우린 결혼은 하지 못해.. 라고 못을 박고..

나에게 자신과 연결되는 것에 희망 갖지 말라는 내용의 말을 자주 하더군요..

죽도록 슬프던 마음이.. 화남과.. 너무나도 자존심 상함으로 변했어요..

한동안.. 연락 안했습니다.. 그친구도 많이 힘들거고.. 나도 너무 힘들었고..

6월부턴가.. 메신져는 아예 안돼고.. 전화는 차마 못하겠더군요.. -_-;

문자를 주로 보냈습니다.. 아무 반응 없더군요..

저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어요.. 술에 기대 살기도 하고.. 우는게 너무 지겨웠습니다..

그친구도.. 이렇게 힘들꺼야.. 시험 준비 한다고 회사 쉰다고 했는데..

지금쯤 공부에 매달려 괴로움을 잊고 있을까..

 

어제.. 우연한 경로로 알았습니다..

6월중순에.. 이미.. 결혼했더군요.. -_-;

그.. 아가씨겠죠.. 무슨 생각으로, 어떤마음으로.. 식장에 들어갔을까요..

여러가지 상상과 생각들이 휙휙 지나갑니다..

채 3개월도 안돼서.. 그렇게나 빨리..

과연 이게.. 자포자기로 한 결혼일꺼야 라고.. 생각해야 하는건지..

저 그렇게나 힘들때.. 그사람, 그집식구들.. 하하거리고 잔치치렀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정도 입니다..

잘살기.. 못바랍니다.. 아니, 많이 불행해졌음 좋겠어요.. 그집안도 우환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남자 안믿을 겁니다..

 

속이.. 좀 후련합니다..

잊는다는거.. 시간이란 약 말고.. 좀더 빠른 방법이 있음 좋겠어요.. -_-;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