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 로맨스를 보셨나요?

골룸200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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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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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로맨스를 보셨나요?

트루 로맨스를 보셨나요?

<트루 로맨스> 제목부터가 땡기는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주연은 빼놓고라도 줄줄이 포진한 쟁쟁한 조연과 까메오들은 눈을 휘둥그래지게 만들어서 대체 이토록 많은 스타들이 한 영화에 출연한 까닭이 뭘까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써놓고도 감독을 맡지 못해 아쉬워했다는데, 그가 말하는 90년대식 트루 로맨스란 어떤 것일까요? - 수요 객원지기 골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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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로맨스를 보셨나요?  골룸의 한마디

 

<트루 로맨스> 제목부터가 땡기는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주연은 빼놓고라도 줄줄이 포진한 쟁쟁한 조연과 까메오들은 눈을 휘둥그래지게 만들어서 대체 이토록 많은 스타들이 한 영화에 출연한 까닭이 뭘까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써놓고도 감독을 맡지 못해 아쉬워했다는데, 그가 말하는 90년대식 트루 로맨스란 어떤 것일까요?

 

트루 로맨스를 보셨나요?  

한 청년이 있었다. 그의 직업은 보잘 것 없는 만화가게 점원.

그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사장은 그에게 콜걸을 보낸다.

만화가게 점원과 콜걸의 만남은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적어도 서로에게 진실했다. 만화가게 점원은

허름한 자신의 만화가게에 콜걸을 초대했고, 콜걸 역시 다음날 새벽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직업을 고백했다.

 

클래런스, 엘비스 프레슬리와 홍콩무협영화를 좋아하던 그는

적어도 한 가지 결심을 하고 나면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그녀를 구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그는 야반도주를 계획한다던지

하는 우회법을 택하는 이도 아니었다. 그는 바로 포주에게 달려간다.

그처럼 꺾이지 않는 신념을 가진 이에겐 때때로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우상이 나타나 조언을 하기도 한다.

 

앨러배마, 이름처럼 촌닭 같은 그 계집은 정말 멋진 여자라는걸

인정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클래런스의 행방을 물으며 린치를 가하는

악당에게 그녀는 입에 피를 가득 머금은채 중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정말 통쾌하게 웃어제낀다. 젠장, 그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다니까.

덕분에 죽지 않을 만큼 얻어터지긴 했지만 말이다.

 

<저수지의 개들> 만큼이나 얼키고 설켜 서로에게 총을 겨눈 종반 씬에서

두 사람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서로의 이름을 불러대며 울부짖는다.

심지어는 눈깔에 총을 맞고서도 말이다. 때문에 이 영화의 엔딩은 더욱

감동적이다.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가에서 그들의 아이와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은 나도 저런 행복을 담보로 한다면야 한쪽 눈 쯤이야 기꺼이

내놓을 마음마저 드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사는게 좋다고들 말한다. 하긴 굳이 내가 복잡해지려 하지

않아도 충분히 복잡한 세상이니까. 단순함이야 말로 사랑에 있어서도

최상의 미덕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겠다는 마음말고는

그 어떤 조건이나 계산도 허용치 않는 지독한 단순함, 그게 바로 진실한

사랑을 지키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트루 로맨스(True Romance)

토니 스캇 감독 / 크리스찬 슬레이터, 페트리샤 아퀘트 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