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과의 하룻밤..#6

스톨2008.03.03
조회7,056

헬렌켈러의 수필 중에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 있습니다.

 

삼중고를 앓았던 헬렌은, 이 수필속에서
자신의 눈이 뜨여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기적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그 사흘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어떤 것들을 시야에 채울 것인지를 들뜬 어조로
궁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실현 불가능한, 기적같은 상황에 불과합니다.

 

 

 

 

군대를 안 갈 수 있다면..

내가 감당해야 할 2년간의 구속을
없앨 수 있다면..


얼마전 까지는
'남들 다 가는데, 나라도 지키고,

그까짓 거 갔다오면 그만이지' 였었는데...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그럴 순 없는거겠죠..?

 


9.-Allnight-

 

 

 

'돈 부쳤어. 곧 있음 군대갈넘이
먼 돈타령이야'

 

'ㅇㅇ ㄳ'


'문자 똑바로 안보낼래?'


..............

'고마워 누나 싸랑해~  ~.^* '

 

 

다행스럽게도 오뎅을 다 먹기전에
누나가 돈을 부쳐줬다.

 

 

 

 

포장마차에서 계산을 끝내고 나왔다.

 

 

 

"오빠 인제 어디가?"
"겜방 갈거야. 지연이 컴퓨터 안해봤지?"


"해봤어! 나도 할줄 알거든!"

 

 

음.......-_- 안해봤을 줄 알았는데
해봤나보다. 살짝 삐진 듯하다.

 

 

 


"그래? 그럼 더 잘됐네.;;
춥다 빨리가자~!! "

 

 

 

 


아직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가까운 겜방엔 지연이 또래 초딩들도 꽤
많이 있었다.

 

 

음.. 좀 더 있다가 데려 올 걸 그랬나?

지연이가 불편해하진 않겠지?

모르는 애들일텐데..

 

 

 

 

카드 두장을 받아들고, 지연이 컴퓨터를 켜준 뒤,
자리에 앉았다.

 

 


녀석은 어디서 배웠는지, 벌써 국민게임
카드라이터를 실행시키고 있었다.

 

 

난 슷하를 켜서
'3:3 헌터에서 소히와함께'란 방에
들어가면 안돼겠지? -_-

 


나도 카드라이터를 실행시켰다.
잘 할줄은 모르지만..

 

 

지연이 아이디는

 

 

 

 

 

 

 

'천사지연eS2'.........-_-

 

 

 


음 역시 초딩은 초딩이군.

 

 


맞는 말이긴하다.

 

지연인 천사같거덩 -_-

 

 

 

 

나?


내 아이딘...............

 

 

 

 

 


'나도내차가있다'

 

 

 


 

나도 내차가 있었으면 좋겠다... -_-;;

스폴티지나 서민칠 같은거..

08년형 스폴티지도 나왔던데. -ㅠ-

 

 


원래 내 차는 초라한 연습카트지만,
겜방 전용 커다란 자동차를 골라서
지연이가 들어간 방에 같이 들어갔다.

 

 


지연이와 나는 아이템전 방에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지연이는 노템전을 즐겨했다. -_-;;
그것도 엄청난 고수 ;;

이정도로 잘 할 줄이야..

 

나는 리타를 한번도 벗어나지 못하고있었다.

 

 

 

"오빠 엄청 못한다 ㅋㅋㅋㅋㅋ"
"...........-_-;;"

 

 

 


결국, 난 지연이의 자비로,
지연이와 함께 아이템전을 했다.

 

근데 지연인 어디서 컴퓨터를 해봤을까? -_-
지연이네 어머니께서 가끔 겜방에 데려오나?;

 

 

 

"지연아. 컴터 어디서 해봤어?"
"............"

 

 

 

 

 

내가 또 못할말을 했나보다..;
한참동안 아무 대답이 없다.

 

 

 

 


"민정이네서..........."

 

 


응? 친구가 있었나?

 

 


"원래 1학년 때는 친구도 많고,
민정이네 맨날 놀러도 가고 그랬었는데..
이제 민정이도 나 괴롭혀."

 

 

 

.............그래...
지연이도 처음 입학했을 땐

친구가 있었겠지..

 

아마 그 민정이라는 애도 주변에서
친구들이 괴롭히다 보니까, 자기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연이랑 계속 놀면 자기도 당할테니까.

 

애들인데 많은걸 바랄 순 없겠지..

 

 

 

 


"지연이한텐 오빠가 있잖아!! ㅋㅋ"

 

 

지연이는 살짝 미소지었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하는 게임이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우울해서인지..

지연이는 게임에만 집중했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 게임만 하다가.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괜스레 벨을 눌렀다.

 

 

 

"네 손님"

"여기 재떨이좀 갖다줘요^ㅡ^"

"-_-........"

 

 

 


'지가 좀 갖다쓰지..
애도 있는데 담배를.. ㅉㅉㅉ' 란 표정이었지만,
별다른 말 없이 카운터 쪽으로 다시 간다.

 

 

"아! 올 때 바나나우유 두개도 같이요~"

 

 

 

..........

알바생 뒤통수에
힘줄이 돋은것 같다고
느끼는건 나뿐인가?

 

 


"여깄습니다."
"네~ 제 번호로 달아주세요~"

 

 


빨대도 두개 같이가져왔다.
알바생이 센스쟁이인듯 하다.

 

 

 

 

"힘들지? 한대 펴봐."

 

 

난 지연이에게 담배를
권했......을리가 없다.;;

 

 

 

 

 


난 비흡연자다.
재떨이도 그냥 심심해서
가져다 달라 한것이다.


바나나우유 두개랑 재떨이를
어떻게 들고오나 궁금해서.


품에 안아서 갖고오더라고.

 

 

 

"자, 지연아. 마셔"
"응 고마워. 근데 오빠 담배펴?"


"아니"
"근데 그거는 왜?"


"그냥"
"그냥 왜?"


"심심했어"
"-_-.....??"


"게임하자 지연아!! ^ㅡ^;;"
"응...."

 

 

 

 


난 아이템전에서 조차도..
리타이어님을 자주 만났다. -_-

 


지연이는 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아이템 팀플전을 제안했지만,

거듭되는 나의 팀킬에 지쳤는지

삐져버렸다.

 

 

 


"오빠랑 안해!!"


이러고선 혼자서 게임했다. -_-;;


알투비트도 할줄 알드라.

난 이런 리듬감 요하는거 영 꽝이라서 -_-..

 

 

 


"오빠 나 졸려."


음... 벌써 11시 반이네.


"그래? 그럼 오빠랑 찜질방 가자~"
"응!"

 

이녀석 찜질방도 가봤나.. -_-?

 

 

 

 

 


여기는 찜질방 입구.

표는 끊었지만, 들어가진 못하고
안절부절 서있었다.

 

 


지연인 여아였다. -_-
난? 신체건장한 21세 남성.

 


10살짜리 여자앨 데리고
남탕을 갈 순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여탕에
갈수도 없자나 (__*)

 

 

"오빠 나 혼자서 할 수 있어!"

"-_-........."

 

 


그렇다고 애를 혼자서
탕에 보낼수도 없고.. 혹시모르는데..

 

 

 

 

 

 

..................................

 

 

가만히 서있는다고 해결책이
나오는것도 아니어서, 결국은
똘똘한 지연이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지연아, 그러면 들어가자마자
옷갈아입고 찜질방으로 와! 알았지?"

 


"응. 알았어 오빠!"

 

 

 


난 들어가자마자 정말 옷만 갈아입고
바로 찜질방으로 향했고,

지연이가 안나타나서 초조한 마음에..

찜질방 내 여탕입구앞에서 얼쩡거렸다.

 

 

 

'뭐야 저사람 변탠가봐'
'어우 밥맛이야'

 

 

이런 시선들이 내게 꽂혔지만,
싹~ 무시했다.

 

잠시후, 지연이가 들어왔다.

 

 

"지연아, 왜이렇게 늦게왔어! 걱정했잖아."

"옷만 갈아입고 온건데..."

 


"휴........"

"..........?"

 

 

 

 

 

 

 

오바했나..-_-?;;

 

 


"지연아 계란먹을래?"
"응!"

 

"저기 매점있다! 가자!"

 

 


"아줌마~! 식혜주세요! 계란 여섯개랑!"
"네~ 옆에 동생이예요?
애가 참 귀엽게 생겼네~
오빠랑 안닮아서 다행이네요. 호호"

 

 

 

아니 이 아줌마가 -_-!!

 


"여자친구예요"
"네?"


"제 애인이라구요"
".............-_-;;??"

 

"농담이예요 농담. -_-ㅋㅋㅋ"
".............-_-"

 


"........아줌마 농담이라니까요!"
"..............-_-"

 

 

 

"-_-;;; 아줌마 식혜 주세요. 돈 여깄어요."
"..-_- 여기요. 맛있게 드세요."

 

 

 

 

.....................
아줌마는 끝까지
'-_-'이 표정을 풀지 않으셨다.

 

흠.. 다음부턴 이런 농담은 하면 안되겠다.

 

 

 

 


식혜와 계란을 사서
따땃한 바닥에 앉으니
천국이 따로없었다.


내옆엔 천사도 있고. 으헤헤헤

 

"오빠 아~ 해바"
"응?"


"아~ 해바 빨리~"
"응..;; 아~  -O -;;"

 

우리 지연이.. 귀엽고 이쁘고..

게다가 이런 애교까지!! 
지연이가 한 다섯살만 더 많았더라면..
오빠동생 하자고 안 했을 것 같다. *-_-*;;

 

 


지연인 그 큰 계란을
내 입에다 한번에 다 넣어버렸다.

 

 

켁 목막혀. 내 생각을 읽은건 아니겠지? -_-;;

 

 


"맛있어?"
"응! 맛있어!;; 자, 지연이도 아~"

"아~"

 

 

 

 

 


"오빠.... 오늘 고마웠어"
"응?"


"헤~...^ㅡ^"
"고맙긴 뭐가 고마워 임마!
오빠가 동생한테 이정도 쯤이야!"

 


"그래도... 히~"

 

녀석... 오빠를 감동먹일줄도 알고 ㅠ.ㅠ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있으면 다~ 말해!
오빠가 다 해줄게!"
"진짜?? 음.............."


녀석.. 고민하는걸 보니 뭔가 하고싶은게
있긴 있었나보다.

 

 

이녀석... 설마 부담갖는건가?

아무래도 내가 나서줘야겠다.

 

 

 

 

"지연아, 우리 놀이공원 갈까?"


"정말? 나 진짜 가고싶어!"


"그럼! 정말이지! 

지연아, 너 아틀란티스라고 알어?"

 


"그게 뭐야?"
"응 엄청 무서운거 있어!
너 그거 타면 질질 ㅆ......-_-..ㅉㅡ아"


"응?"
"아니야 엄청 무섭다고 -_-;;;"

 

 

갑자기 친구녀석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가는데, 돈이없어서 못갔었던...

 


지연인.. 학년마다 소풍같은걸 가봤을까?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학교에서 지원해주나?

 

 

 

지연이한테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이번에 놀이공원 한번 데려가서,
질릴때까지 타게 해줘야겠다.

 

 

"오빠! 근데 언제가?"
"음~~ 3일 뒤에!"


"진짜 가는거야?"
"응! 오빠만 믿어!"

 

" 고마워 오빠! "

"에이! 그런말 안해두 된대두!"

"히~^ㅡ^"

 

 


지금 놀이공원 가면 꽤 추울텐데..
지연이 따땃~한 옷이라도 하나 사줘야겠다.

 

 

그나저나..

 

 

 

 

 

 


돈은 어디서 구하지?..;;

 

 

-------------------------------------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사정이 있다보니 ......

다음편은 오늘 저녁에 마저 올리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