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역 동서울터미널에서 할머니를 도와드렸는데요..

장유유서2008.03.03
조회1,168

안녕하세요??

전 전라도 순천이라는곳에서 서울로 상경해 직장을 다니는 청년입니다.

석달전쯤에 보잘것없지만 9급시험에 합격해서 서울로 발령받았을때 이야기입니다.

 

군대있을때 아버지가 택시 뺑소니  사고로 1급 중증장애인으로 3년동안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만했던 시기가있었어요. 부유하진않았지만 단란하고 행복한 저희집에 불행의 씨앗이였죠.

제대후 한달에 1천만원가까이돼는 병원비를 감당할수가없게돼서 보험회사와 3년의 기나긴 법정싸움후 아버지를 집에 모시게됐습니다. 그 후 아버지를 병간호하며 독학으로 나름대로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기왕이면 집에서 가까운곳으로 발령받기를 바랬습니다만

서울로 오게돼었습니다.

군대가기전까진 나이트 죽돌이??? (지금생각해보니 죽돌이였어요.;) 했던 시절도있었고

놀기도 좋아하고 철도없었고..ㅎㅎ;;; 부끄러운 시절도있었는데요.. 군대 다녀오고 아버지 사고때문에 집안이 크게 기울어서 정신을 바짝 차렸죠.

순천도 무지막지한 시골은 아니지만 서울에 비하면 대한민국 남도지방 시골한구석에있는 도시일뿐이죠 ^^;;

지하철도 어케 타는지 잘모르던 저였습니다.. ;; 군 제대후 버스도 타본적이없었죠;;

자가용이있었기때문에 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할일이없었죠..

어린놈이(그당시) 차를 끌고다니냐 자랑질이냐?? 욕하실지모르겠지만.. 중증 장애인인 아버지를 모시고 재활치료를 다니려면 차는 어쩔수없이 꼭 필요했습니다;;

 

뭐 본론과 별 그다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쭉 적다보니깐 길어지네욤;;

 

눈이 오던날 저녁 6시쯤 전 강남에 친척을 뵙고 경기도 구리시에있는 누나집으로 가기위해

동서울버스터미널로갔습니다. 여행용가방 두개 (무지큰거;;) 를끌고 우산을 들고 양쪽 어깨에 가방 두개 양쪽손에 여행용가방 두개를 끌고갔죠..아마 옆에 지나다니셨던분들... 많이 불편하셧을겁니다;; 죄송합니다..(__)''

예전엔 멋도 잘부리고 친구들도 많고 한때 멋쟁이로 통했던적도있지만 군제대후 뭐 예비군 아저씨가됐다는 생각이 강했고 쓸데없이 돈을쓸수가없었죠.. 제대한 다음날부터 막노동을 다녔으니깐요.. 그래서 좀 옷이랑 신발이 좀 촌티가 났습니다;;ㅎㅎㅎㅎ

 

버스를 기다리며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있는데.. 버스가 들어오는곳아시죠??

버스 앞쪽 바퀴가 서는곳에 계단같이 해놓은곳이있죠. 거기 앞바퀴가 멈춰서면서 기사님들이

차를 주차하는곳이기도하구요.

아뭏튼 그 계단같이 돼어있는곳쪽으로 어떤 백발이 성성하신 할머니께서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걸어가시더라구요.. 제가볼땐 그 할머니께서 아마 약간 치매끼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족히 85세는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셨죠. 그런데 그 할머니께서 지팡이도없이 걸어가시다가

그 계단에서 발이 걸려서 앞으로 그냥 콱 넘어지셨어요.

전 엄청 놀랬습니다..;;; 순간적으로 가방이고 뭐고 다 던지고 정말 번개같이 뛰어갔죠.

할머니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면서 할머니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 누구좀 도와주세요!!

라고 소리치는데 아무도 ;;;; 안도와주더군요..

제옆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여학생들이 4명?? 정도앉아있었고 동서울 터미널 사람들

바글 바글하자나요... 그런데 그 학생들을 딱 쳐다봤습니다. 그래도 학생이니깐 도와줄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껌을 씹으면서 그냥 재밌다는듯이 쳐다보는거 아니겠습니까..;;;

 

전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면서 정신차려보시라고했죠...

젊은사람들이더라도 앞으로 넘어지면 정말 크게 다치는데 80세가 넘어보이시는 할머니께서

넘어지셨으니 정말 큰일이겠다 싶었죠... 그런데 눈을뜨시면서 머라 머라하시길래

아 눈뜨셧네.. 이러고있는데 뒤에 자녀분들인지 30대 40대로 보이시는분들이 막 오시는겁니다. 그래서 전 할머니가 넘어지셨다고 말씀드릴려고하는데 그 큰아들뻘로 보이시는분...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셨습니다..

당신뭐냐고?? 저를 무슨 범죄자같이 쳐다보는것이였습니다;;

순간 당황해서...예???? 라고 말씀드렸죠... 당신뭐냐고 !!!! 이러는거 아니겠습니까??

전 당황해서 말도 안나오더군요..

" 예?? 아 저기 할머니가 좀전에 저기 계단에서 넘어...."

어이가 없어서 누군가 해명해줄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전 순간 멍했죠..;;;;;;

그러고 멍하니 서있는데.. 그 사람들이 할머니를 모시고 가더군요...

근데 그 할머니가 우산을 갖고계셨었는데 놓고 가시는거보고...

바보같이...

 

" 저 ..기요... 저 여기 우산..."

 

그냥 받아서 휙 가더군요....

 

근데 그 순간...할머니께서..

 

" 고마워요.."

 

이러시더군요...

 

순간 억울해서 눈물도 나올뻔했지만...

 

고향에계신 아버지생각도 나고.. 우리 부모님이라면 .. 우리부모님같아서 마음보다

몸이 먼저 나간건데.......

 

앞으로.. 이런일이 또다시 제게 생긴다면... 전 아마 모른척할지도 모르겠다는생각이듭니다.

사람들의 그 시선이 너무 무섭네요...ㅠ

 

긴글 읽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