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남편의 낙서

네로요요2003.09.04
조회1,665
취중 남편의 낙서

결코 시간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결코 돈이 많아서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을 잊고 살고 싶습니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이런 용기를 갖고 떠날수 있을까요?

돈도, 시간도 없는 참치집주인이 왜 떠날 생각을 했을까요?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에 대한 자신의 보상을 받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혹자는 얘기하겠지요. 저놈의 참치놈팽이는 방배동에와서 돈도 많이 벌었나봐!

한달이란 시간을 돈도 안벌고 가게를 비울 생각을 하는걸 보니까. 돈이 많은 놈팽이 인가봐!

절대!! 온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참치집 놈팽이는 보증금 1000만에 월세 40만에 주고 부엌도 없는 원룸에서 살고있는 희망이 없는 인간입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을 모르겠지만 한달동안 지금까지 내가 느껴보지 못한 미지에 대한 희망을 느끼고 오겟습니다. 갔다와서 분명히 얘기 하겟습니다.

결코 인생은 허무하지 않을것이라고 참치매니아 여러분께 꼭 얘기하겠습니다.

 

 

이 낙서는 작년 5월 월드컵기간에 저희 부부가 한달 유럽 배낭 여행을 가기전 남편이 술이취해서 철자법도 틀리게 쓴걸 저한테 들켜서 제가 고이 갖고 있는 낙서입니다.

저흰 결혼하고 10년동안 아이가 없어서 그동안 둘이 돈을 많이 모으진 못했지만 정말 열심히 맞벌이 하면서 살아왔어요.   여행기간동안 여러가지 일들 잘때가 없어서 기차역에서 잤던일. 길거리에서 차를 얻어탄일들 아마 제평생 잊을수 없는 기억들이겟지요. 지금 전 담주면 임신6개월이구요. 하나님이 저흴 불쌍히 여기셨는지 생각지도 않게 자연임신으로 찾아온 고마운 공주님입니다.  남편은 이 너덜너덜한 낙서장을 챙피하다고 버리라고 하지만 전 나중에 우리아이가 크면 보여줄꺼예요. 요새 나오는 광고 저는 신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오자던... 그 광고처럼 아이가 10살이 넘으면 북유럽쪽으로 가족여행을 가자고 하네요.. ^^ 여행갔다온 자랑은 아니지만 이낙서 읽을때마다 가슴이 짱~해져요..

잼 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